•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2
  • 쓰기
  • 검색

더 랍스터 후기...집단의 규율과 계층 논리에 대한 블랙코미디(스포있음)

이란성쌍둥이자리
1024 21 12

작품이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네요. 설정에 흥미로운 부분이 많으며, 사회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여러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하나하나 따라가고 이해하기가 벅차고, 해석하기 나름인 부분도 있어 머리가 아픈 작품입니다.

 

1. 랍스터

영화 제목이 왜 더 랍스터인지에 대해서는 데이비드가 되기를 바라는 동물이기 때문인데, 사실 그건 중요한게 아닙니다. 랍스터라는 동물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라고 보는게 더 그럴 듯합니다.

 

랍스터는 미국과 유럽에서 정반대의 취급을 받던 동물입니다. 미국에서는 너무나도 흔해 빠졌지만 맛은 없는 최하급 빈민층이나 먹던 식자재입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즐기는 최고급 식자재로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조리법의 차이 때문이었는데, 초창기 미국에서는 랍스터를 삶는 방식으로 먹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 랍스터의 맛이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초창기 미국 이민자들이 어느 나라에서 갔는지 아시지요? 영국입니다. 영국 음식은 맛있는 랍스터 요리도 맛없게 만들었지요. 이후 유럽의 조리법이 미국으로 전파되어 현재의 고급 식자재의 위치로 굳어지게 됩니다.

 

즉 랍스터는 동일한 시대로 보면 속한 집단이 다르면 가치가 달라지는 존재이고, 동일한 집단으로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존재입니다. 호텔에서의 데이비드는 미국에서의 랍스터와 같습니다. 인기없는, 가치없는 존재이지요. 숲에서의 데이비드는 근시 여자에게 인기있는, 가치있는 존재가 됩니다. 유럽에서의 랍스터와 같습니다. 또한 랍스터는 현재 가치는 바닥이지만 미래는 가치가 상승한 커플이 되고자하는 호텔의 솔로를 상징하는 존재로 볼 수도 있습니다.

 

2. 계층과 집단의 규율

이 작품에서 커플이 가장 상위 계층,  중간이 솔로, 동물이 가장 하위 계층입니다. 이 중 솔로는 커플이 되지 않으면 바로 동물로 전락하게 되는 일시적인 계층이죠. 한번 하위계층으로 떨어지면 다시는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이러니 호텔에서 커플이 되려는 것도 사랑하는 배우자를 얻으려는 목적보다는 하위 계층인 동물로 전락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커플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동질성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절름발이와 데이비드는 거짓과 기만으로 커플이 됩니다. 일단 상위 계층의 유지에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이죠.

 

호델에서는 상위 계층으로 올라갔을 때 어떠한 점이 좋은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상위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항목을 정해두고, 그 항목을 어겼을 경우 무자비한 탄압을 합니다. 

 

계급 제도가 폐지된 국가에서도 말로는 사람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계층이 존재합니다.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또는 하위 계층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현실 세계에서 부리는 온갖 거짓과 기만을 호텔 내에서 보여줍니다. 또한 상위 계층을 열망하도록 만드는 여러 요인들도 제시하며, 하위 계층에서 상위 계층이 누리는 혜택을 가지려할 경우 보여주는 탄압도 보여줍니다.

 

냉정한 여자에게 거짓과 기만을 들킨 데이비드는 하위 계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어찌 운좋게 냉정한 여자를 처리하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방법은 사라졌습니다. 이대로 이 집단에 있으면 하위 계층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데이비드는 집단으로부터의 이탈을 선택합니다.

 

집단에서 이탈한 무리들이 이룬 또다른 집단이 숲에 있습니다. 이들은 이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의 규율을 거부했기 때문에 그와 정반대의 규율을 정합니다. 이 숲의 집단은 반정부세력입니다. 따라서 호텔의 솔로들은 이 반정부세력을 사냥이라는 제도로 탄압을 할 정당성을 가집니다. 이 반정부세력 탄압의 공로로 솔로로 체류가능한 기간을 늘려줍니다. 호텔의 솔로는 숲의 솔로보다 상위 계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로서 호텔의 솔로의 선택은 5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상위 계층이 되기 위해 거짓과 기만을 일삼거나, 현재 계층을 유지하기 위해 더 하위 계층을 탄압하거나, 규율대로 하위 계층으로 전락하거나, 하위 계층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어느 쪽도 못해먹겠으니 그런 규율을 정한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입니다.

 

숲의 솔로는 호텔의 솔로의 사냥을 피해 도망다닙니다. 그러면서도 복수를 꾸미고, 결국 성공합니다. 그런데 복수의 방식이 상위 계층의 거짓과 기만을 폭로하는 것입니다. 데이비드가 절름발이의 거짓을 폭로하는 것이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 리더가 보여준 방식은 좀 더 간접적입니다. 상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물어보고, 자신이 살기 위해 그 상대를 총으로 쏴서 죽이게 하는 것이죠. 상대를 매우 사랑한다고 했지만 둘 중 하나를 살려준다고 했을 때 상대를 죽이고 자신을 살려달라고 하는 모습, 자신이 살기 위해 직접 총을 쏘아 상대를 죽이려는 시도는 상대를 사랑한다는 말 자체가 거짓과 기만임을 암시합니다. 그런데, 총에 총알이 없습니다. 거짓과 기만으로 상위 계층을 차지한 자들에게 거짓과 기만이라는 동일한 방식으로 복수를 합니다. 니네 원래 그런 족속들이잖아. 니들이 하던 방식대로 당하니까 어때?

 

숲에서는 철저히 커플은 배제됩니다. 데이비드와 근시 여인의 연애를 알아차린 리더는 근시 여인은 아얘 장님으로 만들면서 둘 사이의 동질성을 깨뜨립니다. 사회의 규율을 어긴 사유로 호텔의 솔로들에게 사냥당하는 숲의 솔로도 숲의 규율은 어긴 사람에게는 동일하게 가혹하게 제재를 가합니다. 어느 집단이든 사람에게 자유라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 집단의 규율과 통제만이 있을 뿐이고, 가혹한 탄압만이 있을 뿐입니다.

 

상위 계층에게 복수를 했던 리더는 데이비드에게 복수를 당합니다. 데이비드는 근시 여인을 데리고 다시 집단을 이탈합니다. 시력을 아얘 잃어버린 근시 여인과의 동질성을 다시 회복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장님이 되려고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지만 오랜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나지요.

 

어느 집단이든 자유를 억압한 집단은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과도한 규율과 통제의 부작용, 중간을 인정하지 않는 흑백논리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3. 결말에 대한 해석

열린 결말이라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데이비드가 눈을 찔러 장님이 되었을지를 생각하면 회의적입니다. 데이비드 역시 상위 계층으로의 상승을 꿈꾸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호텔에서 이탈하면서 상위 계층으로의 신분 상승은 막혀있는 상태입니다. 숲에서도 이탈하면서 더 이상 갈 수 있는 집단도 없습니다. 드디어 자유를 얻었지만 어느 집단에도 속해있지 않기에 어느 집단으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탄압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평생 도망다녀야할 신세인데, 둘 다 눈이 안보이게 되면 도망다니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눈을 찌르는 선택을 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언제까지 도망다닐 수 있을까요? 결국은 둘 다 잡히게 되었을 것이고, 동물로 전락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영화 첫 장면의 두 당나귀는 데이비드와 근시 여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숲의 집단의 복수로 총에 맞아 죽는 것이 데이비드가 아닐까 합니다.

이란성쌍둥이..
1 Lv. 747/860P

영화를 봅시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1


  • peacherry
  • 율독
    율독

  • 쉬는날영화보기
  • 세상의모든계절
    세상의모든계절
  • 얼죽아
    얼죽아

  • 쎄라토
  • 홀리저스
    홀리저스
  • 제르다
    제르다
  • 필름러버
    필름러버
  • 박엔스터
    박엔스터
  • 자유
    자유
  • 물흐르듯
    물흐르듯
  • 타오르는뱃지의분노
    타오르는뱃지의분노

  • 뿡야뿡요
  • 영화좋아요
    영화좋아요

  • 로또1등되게해줘
  • 영원
    영원

  • 영죽아
  • 이름없는자
    이름없는자
  • 송씨네
    송씨네

  • 맛좋은수박

댓글 12

댓글 쓰기
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1등
와 후기 아주 잘 읽었습니다! 결말해석 마지막 부분에 극 초반에 나오는 까만 당나귀(저는 소로 봤었는데 당나귀였나보군요!)가 데이비드와 근시여인이라 하신 말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는 그 동물을 죽인 게 소시오패스 여인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번 더 봐봐야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댓글
01:06
21.05.04.
3등
더 랍스터 작년에 집에서 혼자 봤는데 우중충한 배경하고 배우 몇명만 기억에 남고 넘 어려웠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다시 볼까봐요...
댓글
01:13
21.05.04.
결국 호텔이든 숲속 사람들이든 중간을 허락안하고 양쪽극단에만 서있는 사람들은 행복할수없다라는걸 보여주는것같아서 속시원한면도 없지않아있었어요
댓글
01:15
21.05.04.
profile image
영화가 난해해서 좀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한번 더 장면장면들을 생각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댓글
01:15
21.05.04.
profile image
오호 계층화까지!!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블랙코미디 작품입니다 ㅎㅎㅎ
댓글
01:18
21.05.04.
profile image
진짜 잘쓰셨네요. 옛날에 봐서 가물가물하길래 다시볼까 고민도 했는데 이 글읽으니 기억이 다 되살아나는듯 했습니다. 필력이 참 부럽네요..
댓글
01:21
21.05.04.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영화 초반의 당나귀와 주인공들을 완전히 다른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군요
댓글
07:32
21.05.04.
사랑 공산주의 같더라고요 세뇌 수준의 교육이며 계급으로 차별화하는 점이며..
댓글
08:48
21.05.04.
랍스터에 대한 설명 재밌게 읽었습니다 덕분에 이해가 잘 되네요
댓글
12:35
21.05.04.
영화 보고 나서 영어 게시판들 좀 뒤져봤는데
영화 시작 당나귀에 대한 위와 같은 해석은 처음 보네요. 재미있는데요?
댓글
18:35
21.05.0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곧마감]'아이들은 즐겁다' 한줄평/리뷰 이벤트 48 익무노예 익무노예 21.05.04.21:30 5692
HOT 극장과 공연장의 인상적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들... 6 Hyoun Hyoun 4시간 전23:14 1281
HOT 5월 16일 박스오피스 (귀멸의 칼날 200만 돌파!) 24 paulhan paulhan 4시간 전00:00 1761
HOT 오늘의 마지막 영화+신카이 마코토 전작 결산(?) 6 판다소라 판다소라 4시간 전23:14 618
HOT 코메박에서 영화보고 나왔더니 멋진걸 바닥에 깔고있네요 30 김라티 김라티 5시간 전22:56 2756
HOT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200만 달성 가능했던이유 28 reo 5시간 전22:17 2540
HOT 아빠 표정 따라하는 미스터 빈(로완앳킨스) 딸... 18 온새미로 온새미로 7시간 전20:58 1683
HOT The Rider - Chloe Zhao 8 네버랜드 네버랜드 6시간 전22:01 882
HOT 특전 수령 관련 이야기(CGV, 메가박스) 9 기억제거기 기억제거기 6시간 전21:29 2318
HOT 배우 하정우, 그림 4점 아트부산서 완판 8 friend93 6시간 전21:21 1983
HOT 구찌 화보 엄청 예쁘게 찍은 대한민국 여자배우의 위엄 10 제임스카메라 제임스카메라 6시간 전21:06 3064
HOT 마블 '샹치' 중국서 망할 수도 있겠네요. 32 golgo golgo 7시간 전20:52 4708
HOT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오랜만에... 14 강톨 강톨 8시간 전19:27 2179
HOT 두가지 이유로 극장관람이 훨씬 더 좋은 아트 영화들 5 sirscott sirscott 8시간 전20:00 1843
HOT 스튜디오 카라 "안노 히데아키 감독 차기작에 대한 소식은 사실무근" 2 하이브치즈NX 하이브치즈NX 8시간 전19:59 545
HOT 반지의 제왕 재개봉 굿즈들 떼샷 16 반지의제왕 반지의제왕 8시간 전19:54 2418
HOT 20년도랑 너무 대비되는 21년도.. 14 천둥의호흡 천둥의호흡 8시간 전19:46 2759
HOT 빅 피쉬 패키지,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월타 패키지 + 명씨네 아트패키지 6 지그재구리 지그재구리 8시간 전19:42 1384
HOT 귀멸의 칼날 n차-오늘 52회차 했습니다. 50 inflames inflames 9시간 전19:01 2014
HOT sm 걸그룹이 분노의질주 ost로 컴백하네요...ㅋㅋ 15 너그나 9시간 전18:45 4263
HOT 이제훈 청보리밭 앞에서 5 e260 e260 9시간 전18:13 1471
HOT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신파 예상했으나 의외로 괜찮았어요 1 테리어 테리어 10시간 전17:35 488
HOT 귀멸 200만 돌파! 19 단밤 단밤 10시간 전17:50 2729
HOT 영화 자체보다 영상미가 더 기억에 남는 영화 있으신가요? 38 가미 가미 10시간 전17:10 2214
48897
normal
ReMemBerMe ReMemBerMe 3시간 전00:36 152
48896
image
레몬에이드라면 레몬에이드라면 3시간 전00:33 213
48895
image
네버랜드 네버랜드 6시간 전22:01 882
48894
image
츄야 츄야 7시간 전20:19 195
48893
normal
가미 가미 7시간 전20:07 551
48892
image
히치맨 9시간 전19:00 231
48891
normal
오기 9시간 전18:37 215
48890
image
R.. R.. 9시간 전18:31 532
48889
image
브리즈번 브리즈번 10시간 전17:17 262
48888
image
R.. R.. 13시간 전15:00 819
48887
image
화이트라뗴 13시간 전14:46 321
48886
normal
데헤아 데헤아 18시간 전09:18 181
48885
image
히치맨 1일 전02:48 470
48884
image
양파파 1일 전01:25 448
48883
normal
소울메이트 소울메이트 1일 전00:31 591
48882
image
stanly stanly 1일 전00:18 940
48881
normal
인생은아름다워 인생은아름다워 1일 전22:37 228
48880
image
reckoner reckoner 1일 전22:33 1280
48879
image
입찢어진남자 입찢어진남자 1일 전20:46 635
48878
image
등불 등불 1일 전19:07 1275
48877
normal
고슴도 고슴도 1일 전18:30 524
48876
image
등불 등불 1일 전18:13 524
48875
image
히치맨 1일 전17:52 340
48874
image
R.. R.. 1일 전15:22 1613
48873
normal
255percent 1일 전14:08 356
48872
image
입찢어진남자 입찢어진남자 1일 전12:42 1176
48871
normal
데이비인 1일 전08:49 357
48870
image
히치맨 2일 전22:59 357
48869
image
영원 영원 2일 전22:27 942
48868
image
솜사탕지갑 솜사탕지갑 2일 전22:12 916
48867
normal
슈하님 슈하님 2일 전22:05 773
48866
image
KimMin KimMin 2일 전21:08 1189
48865
image
입찢어진남자 입찢어진남자 2일 전20:27 571
48864
image
입찢어진남자 입찢어진남자 2일 전20:25 1394
48863
image
A열중앙관객 A열중앙관객 2일 전19:40 1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