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로 파괴력이 컸던 뜻밖의 관크(장문 주의)
안녕하세요. 며칠 전 개봉일에 맞춰 CGV에서 <나소흑전기>를 관람했었는데요,
이 날 처음으로 겪는 관크가 있었습니다.
화가 난다기보단 당황스러웠던 일이라, 이런 일도 있구나 혹은 말 한마디가 이렇게 데미지가 클 수도 있구나~ 하고 읽어주셨음 합니다.
사실 관객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어서 ‘관’크는 아니지만ㅋㅋ 편의상 이렇게 쓰겠습니다.
영화가 거의 다 끝나갈 때 즈음 일어난 일입니다.
본편의 마지막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영화 끝난 거 아니야? 영화 끝났지?”
이런 말이 들리는 거예요.
놀라서 속으로 ‘스크린을 보고 있으면 알 텐데 왜 저러지? 아직 안 끝났는데?’라고 생각했죠.
나이 드신 분들 목소리라서 관객 중에 노인분들이 계셨던가? 하며 의아해했는데...
영화가 끝이 나고 불이 들어오면서 관크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 퇴장로에서 올라오시는 미화 담당(청소 용역 업체) 직원 두 분...
엔딩 크레딧 시작할 때 이미 좌석 쪽으로 올라오시더라구요.
영화가 끝나기 전 상영관에 들어오셔서 대기를 하고 계시다가(어쩐지 문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흘러나오는 도중에 말소리를 내시고, 끝나자마자 올라오신 거죠.
해당 상영관은 퇴장로가 스크린과 관객석 사이에 위치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관객석 맨 앞줄보다도 앞쪽에서 말소리가 난 거였는데, 관객석 중간보다 뒤에 위치한 제 좌석에도 똑똑히 들렸습니다.
결코 작은 소리가 아니었고, 상영관이 작아서 아마 모든 좌석에 다 들렸을 것 같네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ㅋㅋ
<나소흑전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엔딩크레딧에 일러스트+말풍선+말풍선을 번역한 자막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좌석에서 일어나지 않고 그걸 계속 보고 있었는데, 미화 담당 직원 한 분이 제 좌석에!! 오셔서!!
제 시야를 가리며 청소를 하시더군요.
몇 줄 앞에서 스크린 일부를 가리신 것도 아니고, 제 좌석으로 오셔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청소를 하시더라도, 관객이 스크린을 아직 보고 있으면
방해되지 않게 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렇게만 해주셨다면 저도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갔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 분 어깨 너머로 이리저리 몸을 기울이거나 목을 빼며 봐야하니 불편했고, 그나마도 별로 못 봐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납니다.
그 분 유니폼에 있던 업체이름만 똑똑히 머리에 남아있네요.
영화가 끝나기 전에 들어와 말소리를 내신 건 명백히 담당 직원들의 잘못이라 생각했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청소를 하신 것도 매우 불편했기에 해당 지점에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충 들으면 ‘영화 상영 중 말소리가 한 번 난 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청소한 일’로
너무 평범한(?) 사고가 되는 느낌이잖아요. 저에겐 최악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계속 제가 예민한 건지, 또 그런 관객으로 취급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워서 좀 조심스럽게 건의를 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도중에 말소리가 들린 게 처음이 아닌데, 왜 그렇게 파괴력이 컸을까... 집에 와서 가만 생각해봤는데요.
일단은 타이밍. 감동의 클라이맥스 순간에 그런 말이 나오니 정말 머리에 찬물 맞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확실하진 않은데, 아마 마지막 대사도 나오기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페이드아웃도 아니고, 뒤가 약간 남았다 싶은 때인 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들려온 말의 내용도 문제였던 것 같아요. 영화가 허구이긴 하지만, 보고 있으면 실감이 나서 거기에 몰입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푹 빠져서 보고 있는데, 영화가 끝 어쩌고 하는 말을 들어버리니...
마치 주인공이 “난 정해진 대사를 말할 뿐이고 이건 다 가짜다”라고 메타발언을 하며 쫓아내기라도 한 기분이었습니다.
담당직원 분들은 몇 분 일찍 업무를 마치셨을지 몰라도, 전 한 시간 반 넘게 본 영화의 감상이 엉망이 된 일이었습니다.
진짜 ‘관’크는 빳빳한 비닐봉지 소리를 내며 뭔가를 계속 드시던 분... 이 계셨는데
미화 담당 직원분들의 관크가 너무 강력했기에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네요.ㅋㅋㅋ
자리를 앞쪽으로 옮긴 다음 음식을 드시던데... 계속 소리가 좀 나긴 했지만 관객들을 배려하신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
건의 결과 해당 지점의 담당자분(매니저?)께서 귀 기울여 들어주셨고,
온라인으로도 주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극장보다는 청소 용역 업체의 잘못이지만... 씨집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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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혹시 어느지점인가요?
전 최근 용산에서 청소관련 사건을 3번이나 겪어서 신고했었는데...
두번은 꽤 심각한 관크와 사고?여서 매니저님께서 따로 전화까지 주셨다는...
최근에 청소업체 말이 계속 나왔는지 문제가 좀 있단걸 알고계신거 같았어요.
멍쪼가리 정도에 병원갈 일도 아니고 2~3일이면 나을거라 귀찮아서 걍 보상같은건 안받았다는...
엔딩크레딧때 미리 청소를 하더라도 상영관내 관객이 있으면 청소하지 않는게 CGV측 규정입니다
고객센터에 문의글 남겨도 이건 100% 영화관측 잘못이라고 나옵니다
제가 경험한것만 4~5번정도 되는것같은데 여긴 아예 청소등까지 켜고 청소를 했던지라
처음 한번은 막회차였기에 넘겼습니다만 이후엔 증거 사진 찍어서 고객센터 or 현장 매니저급 직원 호출해서 문제있는부분 직접 말씀드렸습니다
최근엔 가본적이 없어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민원 계속 넣으면 어떻게든 조치를 하긴 하더라구요
엔크 노래도 좋던데... 몰입 방해 너무 싫어요 ㅠㅠㅠ
저는 어제 타영화관에서 엔크 때 제가 남아있는 걸 못 봤는지 직원분이 퇴장문 닫고 청소하려고 하시더라구요😂 나중에서야 절 발견하고는 직원분이 퇴장문 다시 열고 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죄송하다고 사과도 하는데 오히려 소수 관객까지 챙겨주는 배려에 제가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은 배려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건데... 안타깝습니다 ㅠㅠㅠ
저도 한창 여운느끼고 있는데 청소하시는분들 오셔서
청소등켜서 청소하더라구요...
여운진짜 다 깨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