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눈물이 나는 영화가 명작일까? (스포)
주말에 노매드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온 저는 참 이상했습니다
분명 슬픈 영화는 아닙니다
그런데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그때서야 눈물이 흘러 내리더라구요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야 영화를 하루내내 곱씹다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최근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보다가 공감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자 여기서 우시면 됩니다~로 대변대는 한국식의 신파영화들...
꼭 슬픈 장면이 있어야만 눈물이 나야 하는걸까? 억지로 울리는 영화가 과연 좋은 영화일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몸이 우는 영화가 아닌 마음이 우는 영화...그게 진정한 신파 영화라고...그리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노매드랜드로 돌아와서
노매드랜드는 한 여성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의 영화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경제위기에 가족도 남편도 직장도 집도 전부 사라진 그녀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회복하는 영화라고 알고 갔지만
실상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전혀 그런 영화가 아니었더라구요
결국 그녀는 회복에 실패합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남들이 생각하는 회복이라는 것에 실패합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만든 회복을 선택합니다
많이 쓰이는 말로 "지난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잊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녀는 처음엔 자신에게 찾아온 외로움 공허감을 사람들을 만나며 채워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깨닳게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이 너무나 힘들어 하루하루 먹기도 힘들어 RTR 이라는 단체에 갔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던거죠
많은 경험을 한 그녀는 그제서야 알게 된거죠...그녀를 위로 해줄 수 있는건 결국 낡고 불편하지만 자신의 뱅가드 뿐이라는 것을 말이죠
자신이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에게 그녀는 홈리스와 노매드의 차이를 말해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자신의 집을 장소가 아닌 마음의 쉼터로 설명합니다
제가 영화를 다보고 나서 눈물을 흘린 까닭
아마도 저는 펀과 비슷한 심정이지 않을까 생각 되더라구요
나름 인생을 살면서 직장이나 친구들사이에서도 그렇게 나쁜 감정이 오고가는것 없이 잘 살아오고 그러고 있다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되돌아보니 무척 허무한 마음이 느껴지더군요
펀이 마지막 데이브에게 느꼈던 벽처럼 어느순간 저도 사람들의 관계에서 벽이 느껴지더라구요
주변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나는 분명 나름 평범하게 잘 살아온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니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더라구요
저는 그냥 자신의 만족을 위해 그런 삶을 연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사실 저에게 펀의 뱅가드처럼 마음의 위로를 주는 녀석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는 것 같습니다
펀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데이브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
평범해지는 것 마저도 어럽지만. 평범해지기를 원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이러니.
이번 주말이 참 오래가고 여운이 오래 남네요
평점 4.5/5점
'남의 눈치를 안보는 삶이 존재는 할 수 있을까?'
추천인 2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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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목표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요 ㅋㅋ
남의 눈치만 보다 평생 살면 멘탈 나갑니다 ㅋㅋㅋ
늘 주변인의 삶이죠
꼬집어서 눈물 찔끔 나오게 만드는 걸 우리는 '신파'라고 부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