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간단리뷰(약스포)와 이동진 라톡 간단후기
21년 4월 13일 압구정 1관
저의 이 작품의 예고편을 봤을때 첫인상은 'Into the wild'나 'Wild'가 생각났었는데요. 포커싱이 조금 다른 영화였네요.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새로운 영화였습니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일단 2008년도 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파산했는지에 대해 알면 좋은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이니까 국가가 부도가 안 났지 엄청난 사태였고 그 후폭풍으로서 노매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 외에 많이 파산하는 부분은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파산합니다. 미국의 살인적인 의료비와 의료보험이 없으면 그냥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오죽하면 마리화나를 의료용으로 합법화했을까요. 그나마도 하지 못해서 아직도 불법 마리화나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의료적인 현실은 마이클 무어의 <식코>(2007)을 보는 것도 괜찮지만 다큐가 취향이 아닌 분들은 덴젤 워싱턴의 <존 큐>(2002)를 보시면 미국의 현실도 하나 배우고 재밌는 영화도 볼 수 있을 거예요.
펀의 스토리는 도시 자체가 망하기도 했지만 집을 잃는 데에는 남편의 병이 컸을 거예요. 해고되고 나면 의료보험이 끊기죠. 물론 그 뒤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졌지만 정규직만이 의료보험이 나와요. 이런 스토리를 알고 미국 작품들을 보면 면접에서 의료보험을 제안한다는 것은 이 회사가 그만큼 그 사람을 원한다는 제스처란 뜻이기도 해요. 우리나라도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경제적으로 무너지긴 하지만 홈리스가 될 때까지 가진 않으니까요. 저는 펀이 하우스리스라고 하는 건 나름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녀의 밴은 주거용 트레일러도 될 수 없는 차였죠.
저는 이 작품이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에서 펀이 어떤 상황이던 항상 당당하게 서있을 수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그리고 항상 사람 간의 거리를 적당히 둠으로서 노매드가 몰린 사람이 아닌 선택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존엄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상 실제 노매드의 실상이 어떻든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노매드는 그런 상황이 된 사람이라기보단 선택한 사람들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의 모습이었던 거죠. 언니나 데이브와의 일이 그런 내용들이고요.
다만 아쉬운 건 이 작품이 노매드의 밝은 부분만 조명한 거 같아요. 원작에선 어두운 이야기도 있긴 하겠죠.
미국의 광활한 아름다운 풍경과 정말 많이 나오는 노을 씬을 보면서 국내 아이맥스 개봉이 불발된 게 참 아쉬웠네요. 2.39:1보단 1.9:1이 더 어울리는 영화 같은데 나중에 IMAX 비율로 서비스되길 기대해봅니다.
이동진 GV (with 이다혜 씨네 21 기자)
개인적으로 요새 후기를 많이 쓰고 있어서 그런지 기자님이 영화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 질문하셨을 때 깊이 영화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라는 이야기는 당연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새삼 와닿았던 거 같네요.
전반적으로 원작과 비교를 많이 했고, 펀과 데이브가 원작에 없는 창조된 인물로서 논픽션이었던 원작이 영화화되면서 바뀐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실제 노매드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이 직접 연기자로 참여하면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얼마나 작품에 잘 녹아있었고 그들의 연기를 잘 이끌어준 연출과 배우의 힘이 있던 작품이란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덤으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이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클로이 자오를 픽업했다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고요.
개인적이 아쉬움은 이다혜 기자님 지분이 좀 많았던 것인데 사실 이번 라이브톡이 100회 특집으로서 이동진씨 본인이 자화자찬하기엔 조금 민망하셨을 테니 축하사절의 느낌이 강했는데요. 그런 부분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원작과의 비교와 얼마나 영상화가 잘 된 각색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런 건 실상 작품의 외적 상황이 작품 자체의 내적 성과를 어떻게 끌어준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고 사실 저는 그것보다는 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이 작품은 단독으로 이 작품이 가진 장점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었던 아쉬움이 있었네요. 그래서 이 작품을 첫 관람한 입장으로서 작품 그 자체를 보고 작품을 느낀 시간이 너무 적었고 바로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해 이런 수작을 만들어낸 것에 대한 찬사를 먼저 들어버리니 작품 그 자체로서 이 작품의 장점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너무 적었던 거 같아요. 사실 작법 자체는 그렇게 새롭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그럭저럭 봤는데 작품의 제작 과정을 들으니 그런 제작 방식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게 좀 놀라웠거든요.
추천인 14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간단 후기라면서요? ;;;
농담이고, 정리해주신 거 잘 봤습니다. 중계관에서나마 참석했지만 활자로 다시 보니 더 새겨지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땅도 크고 모순도 너무 큰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