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명 백화점을 소유한 노부부 이야기
여러분은 뉴욕(New York)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뉴욕 배경의 영화 한편을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ㅎㅎ
뉴욕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세트장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영화들이 촬영된 곳입니다.
영화팬들에게 친숙한 풍경과 건물이 즐비한 도시,
오늘은 맨하탄 중심에 위치한 메이시스(Macy's)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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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스는 브로드웨이와 34번가가 교차하는 헤럴드 광장(Herald Sq.)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입니다.
이곳은 오랜 기간 세계 최대의 백화점 타이틀을 갖고 있었지만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선 뒤 1위 자리를 내준 이력이 있습니다.
인근에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한인타운이 있어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지역입니다.
또한, 뉴욕의 대표 명소인 만큼 여러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기도 합니다.
34번가의 기적 (1947)
감독 : 조지 시튼
모던 밀리 (1967)
감독 : 조지 로이 힐
스위트 채리티 (1969)
감독 : 밥 포시
킹콩 (2005)
감독 : 피터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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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스의 시작은 1858년 롤랜드 메이시라는 사업가의 작은 상점에서 비롯됐습니다.
어느 날, 사업에 한창이던 롤랜드에게 한 유대계 독일인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이시도어 스트라우스로 이민자 출신의 사업가였습니다.
이시도어는 롤랜드를 설득해 메이시스에서 그릇과 도자기 등의 집기류를 팔기 시작합니다.
하원의원을 지내기도 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1895년, 동생과 메이시스의 소유권을 사들이게 됩니다.
이후 규모를 확장시켜 메이시스는 화려하고 거대한 쇼핑센터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시도어에게는 아이다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그녀 역시 독일 출신의 이민자였습니다.
부부는 금슬이 아주 좋았는데 둘은 심지어 생일까지 똑같았습니다.
결혼 40주년인 1911년, 부부는 유럽에서 겨울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부부의 배편에 문제가 생깁니다.
영국 석탄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타려던 배의 석탄이 다른 배에 실리게 됩니다.
하는 수 없이 바꿔 탄 부부의 배는 첫 출항을 앞둔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 호였습니다.
1912년 4월10일 출항한 타이타닉호는 나흘만인 4월14일 밤 11시40분, 바다에 떠 있는 빙산과 충돌하게 됩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부부는 사고 당시 하녀(생존)와 함께 구명보트 근처에서 목격됩니다.
친구인 아치보어 대령은 담당 승무원에게 부부가 함께 구명보트에 탈 것을 요청하지만, 이시도어는 여성과 아이들이 먼저라며 탑승을 거절합니다.
이에 부인인 아이다 역시 남편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승선을 거부합니다.
그렇게 2시간40분 만인 4월15일 오전 2시20분, 타이타닉호는 바다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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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1997)의 삭제씬입니다.
대체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작업한 영화답게 해당 장면 역시 스트라우스 부부를 목격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목격담은 갑판 위에서 서로 팔짱을 낀 모습이었지만, 영화에선 침대에 누워 마지막을 함께하는 부부의 모습으로 대신했습니다.
타이타닉 사고가 세상 밖에 알려지면서 스트라우스 부부의 헌신과 사랑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게 됩니다.
현재 메이시스 백화점 내부에는 부부를 기리는 명판이 설치돼 있고,
생전 부부가 살았던 어퍼웨스트사이드 지역 인근에는 '스트라우스 파크'라는 이름의 작은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이시도어의 시신은 찾았으나 아이다의 시신은 찾지 못해 유족들은 난파된 곳의 물을 담아 이를 대신하게 했습니다.
부부의 묘는 뉴욕 브롱크스 '우드론 묘지'에 있으며 비문에는
"많은 물로 사랑을 끌 수 없고, 이를 잠기게 할 수도 없다."는 성경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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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타이타닉 비하인드 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일화이지만 시의성을 고려해 소개해보았습니다.
혹시나 영화를 안 보신 분들껜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KiaOra
추천인 47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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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진 말이네요. 좋은 명언 알아갑니다.^^
"많은 물도 이 사랑을 끄지 못하겠고 홍수라도 삼키지 못하나니" 이렇게 번역돼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부부의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부디 평안하길.
극장에서 보면서 눈물 났던 장면이었습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고의 순간에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