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숨겨진 수작
영화 제목이 낯익다 했더니 2015년 개봉작이었네요. 당시엔 재미가 없어보여 스킵했었는데 지금 보니 감독이 미아 한센 러브!
<다가오는 것들>(2016)을 좋게 봤어서 이번 것도 이왕이면 극장에서 보자 해서 봤는데 결과적으로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당시 주워왔던 전단과 cd형 엽서도 영화를 보고 나오니 감각적이고 예쁘네요.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까지 EDM음악 DJ 폴의 인생을 다룬 작품입니다.
1부 파라다이스 개러지에서는 폴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DJ로서의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내용을 다뤘다면 2부 에덴:로스트 인 뮤직에서는 인지도를 올리지 못하고 다시 파리로 돌아와 음악에서 손을 놓게되는 폴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일단 이 영화는 EDM이 주요 소재라 쉴틈없이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그 부분에서 극장에서 보길 참 잘했다 싶은 게 EDM 음악 특성 때문인지 은근 발이 리듬을 타게 되더라고요. 음악도 하나하나 다 좋았어서 다 찾아보고 싶네요.
폴이 크게 낙담하게 되는 큰 사건 하나를 제외하면 사실상 큰 고난도 환희도 없는 내용이긴 합니다. 그 부분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각자 갈릴만하긴 한데요.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쩔 수 없이 꿈을 접고 다시 일상의 삶으로 되돌아오기 까지의 여정을 과장없이 잘 그려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영화 초반 왜 EDM음악을 하냐고 묻는 사람의 말에 "일렉트로닉 음악의 기계적 사운드가 가진 차가움과 인간의 온기로 나타나는 따뜻함의 조화가 좋아서"라고 폴은 답합니다.
하지만 영화 말미 직업인으로서의 뮤지션을 포기하고 비정한 현실 속에 내동댕이쳐진 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삶은 그가 동경했던 EDM 음악같은 이상향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씁쓸해지기만 합니다.
열정같은 따뜻함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차디찬 껍데기 소리만 남아있는 게 바로 인생인 것이죠.
그 씁쓸함을 극대화시킨 엔딩도 너무 맘에 들었어요. 음악영화라 음악으로 끝맺을 줄 알았는데 시(poem)라니!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신작이 얼른 나왔음 좋겠네요.
사실 이미 개봉했던 작품이라 vod로도 볼 수 있었는데 좋은 극장 관람 기회주신 익무 감사합니다! 은근(?) 극장용 작품이었어서 집에선 이런 느낌이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ㅠㅠ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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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게시판에 로버트 크릴리의 시를 옮겨 놓았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