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왕] 체인지
일본 집권 민정당의 총재로 총리대신에 오른 무토 다이잔은 국회 답변 도중, 같은 시간 클럽에서 놀고 있던 아들 쇼와 영혼이 맞바뀐다.
황당과 당황의 시간도 오래 끌 여유가 없다. 총리 아버지와 취준 대학생 아들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수행하며 영혼이 바뀐 흑막을 파헤치기로 하지만, 한자도 못 읽는 아들 쇼의 국회 답변으로 다이잔은 바보 총리로 웃음거리가 되고, 면접에서 정치인 특유의 일장연설을 늘어 놓은 다이잔 때문에 쇼의 취업전선은 먹구름이다.
설상가상, 영혼이 바뀐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다이잔의 정치적 맹우이자 경제산업장관인 쓰루타 요스케, 라이벌 헌정당의 총재 구라모토 역시 각각 아들 와타루, 딸 에리카와 영혼 체인징 당한 것.
그러니까 전대미문, 미증유의 테러 발생! 총리 아버지와 바보 아들은 테러의 흑막을 파헤쳐 국가 대위기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민왕 民王>은 일본 대중문학의 정점 이케이도 준다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컨셉의 블랙 코미디 소설이다.
칩 이식의 뇌파 조작을 통해 영혼을 바꾼다(심지어 이것은 도난 당한 미국 CIA의 연구 결과 ㅎ)는 얼토당토 않은 컨셉을 태연스럽게 밀어부쳐 황당한 서사를 전개시키지만 어쨌든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당연하게도, 매 페이지 스릴만점의 긴장이 넘쳐나...기는 커녕 폭소 지뢰밭이다.
깊이는 없다. 하지만, 분명 재밌다.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다이잔은 틈만 나면 젋은 여자에게 수작질이고, 그의 정치적 동지들과 나누는 이야기 대부분이 한가롭게도 부적절한 관계의 여자다. 도덕성을 강조하며 정치인에게 독설을 퍼붓는 정치평론가 역시 알고 보면 내로남불의 정치인과 똑같은 부류.
멍청하고 부도덕한 정치인은 당리당략만이 우선이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자본권력은 못 할 짓이 없다. 멍청한 정치인을 대신한다는 엘리트 관료 체계는 보신제일주의 속에서 자신들의 잇속을 확대하기에 급급하다. 그 어디에도 진정한 민의와 공익은 없다.
일본 사회 전반에 대한 통렬한 풍자인데, 어랏! 전혀 낯설지가 않네. <민왕> 속 캐릭터 포함 고유명사들만 한국식으로 바꾸면 여기/이곳의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것 같다.
일단 온갖 실언과 망언의 정치인, 내로남불의 위선자들이 여의도 돔 형태 건물에도 얼마나 많은가.
어쩐지 많이 배우고 많이 가졌다는 엘리트 정치인들이 어찌 그리 한심한 짓들을 밥 먹듯이 하는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네. 필시 그들도 테러를 당해 어디 누군가의 영혼과 바꿔치기를 당한게지!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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