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 박훈정의 진화 (약스포)
개인적으로 박훈정은 <VIP>이후 손절하는 감독이었는데 정확히 기억하는 게 18년 6월 28일 날 CGV 상반기 쿠폰이 남았는데 당시에 안본 영화가 <마녀>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성 주인공을 썼다고 해서 감독이 딱히 여성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전작에서 워낙 그런 평이 많다 보니 본인 자신의 패러다임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색을 유지하는 감독이 있는 반면 변화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는 좋게 봤습니다. 하지만 <마녀>에서 오디션 보는 내용의 분량이 너무 크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지루해서 솔직히 저한테는 그냥 2편이 궁금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후에 <낙원의 밤>은 딱히 기대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매달 구독료를 통으로 내고 있는 것이 이런 자체 배급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고, 전여빈 캐릭터에 대한 호평이 보이길래 감독의 변화가 궁금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역시나 강렬한 초반으로 시작하는데 희생자 때문에 역시나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잔혹에 포커싱 맞추지 않은 연출 방식에 조금 더 지켜보게 되었고 어떻게 섭외했지 싶은 명배우들의 연기 열전 만으로도 별 내용 없어 보이는 초반이 사실상 이 작품에서 가장 볼만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감독의 일반 드라마 찍는 능력은 당최 늘지 않고 아직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에너지는 부족한 두 주연들은 작품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보는 시청자들은 빨리 서울 분량만을 원하게 될 테고, 중국집 시퀀스는 이 작품의 백미가 됩니다. 적어도 이 부분까진 보시고 계속 관람할지를 결정하시길 바라요. 후반부는 차승원과 전여빈의 영화가 되고요.
액션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극중 전여빈 캐릭터는 사격을 잘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현실감 있는 색감을 추구한 만큼 좀 더 전문적인 사격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차승원은 이 작품으로 인생캐가 하나 나왔어요. 잦은 예능 출연이 관객으로서 극중 캐릭터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순간도 요리하는 차줌마가 떠오르지 않은 오로지 마이사만 보이는 카리스마를 보여줬어요. 자기 이미지가 고착화돼서 연기 변신을 못한다고 하는 배우들은 차승원의 이 연기를 보고 반성해야 할 지경이에요.
근래 R등급 액션 영화들이 개봉을 했는데, 조금씩 다 아쉬웠는데 이 작품의 액션 하나는 성인용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무엇보다도 집에서 보는 한국 영화 담배씬에 모자이크가 없으니까 속 시원하네요. 여러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속 피칠갑 액션이란 조합이 새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마녀 2>에선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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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은 정말 감탄스럽더라고요. 말씀하신 중국집 장면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