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크> 듣던 대로 어렵긴 한데 지루하진 않았네요.
데이빗 핀처의 <맹크>가 익무에서 화제가 된지 한참 지난 오늘에야 Cgv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챙겨봤습니다.
정말 어렵고 따라가기 힘들다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어서, 관람 전 이런저런 관련 글을 많이 챙겨본게 다행이었어요 ㅎㅎ
<시민 케인>을 오마주한 장면들도 군데군데 있어서 반갑지만 그런 요소들은 자잘한 재미 이상은 주지 못하고, 영화 내용을 더 잘 파악하고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선 1930년대 할리우드의 정치적 성향과 특히 '1934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대한 지식을 대강 익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솔버그, 셸리 멧캐프, 셀즈닉 등 맹크 주변을 오고가는 많은 영화인들의 낯선 이름에는 끝내 적응하지 못했네요 ㅋㅋ 배역의 얼굴-이름을 매치하는 난이도가 최상급인 영화 같습니다. 가뜩이나 흑백인데다 차려입은 것도 거진 비슷비슷하고 일부를 제외하면 유명 배우들도 아니라서...
그럼에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게, 오히려 꽤 흥미진진하게 봤던 건 핀처의 맛있는 각본과 게리 올드만의 경이로운 대사 소화력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종반부 저녁 깽판? 씬에서의 매서운 장광설은 그 에너지에 넋을 놓고 보게 되더라고요 ㅎㅎ
1930년대 할리우드가 제게 특별히 의미있거나 관심이 가던 시공간은 아니기에 관람을 어영부영 미루다 오늘까지 왔지만, 다행히 꽤 좋았던 관람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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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뭐랄까,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별 생각없이 던진 비아냥이 생각도 못한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을 보고 이걸 막기 위해 스튜디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맹크의 모습이나,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돈 키호테처럼 풍차에 돌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저려오더라구요. 자신의 힘이 미약하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모습이 감탄스럽기도 했구요. 한편으론 진정한 영화광보다는 언론과 정치에 놀아나는 영화계의 모습을 다루는 걸 보면 감독의 냉소적인 시선도 분명 존재했죠.
안타까운게 <시민 케인>이나 시대상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진입장벽을 느끼는데다 내용 따라가느라 정신없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집중하면 무엇을 얘기하고싶은건지 알게된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무조건 시민 케인은 보고 가야한다고 하셨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그 당시 시대상을 알고 보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영화였죠. 원어할처럼 영화계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져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