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려보는 스포없는 자산어보 후기

이미 2회차 했는데 후기는 이제야 쓰네요ㅎㅎ

먼저 이 영화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흑백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라! 입니다.

이미 같은 감독의 전작 <동주>로 흑백필름에 대한 선입견은 한번 벗어냈지만 이젠 흑백이면 타율 높겠다는 확신으로까지 이어지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흑백이라 답답할거 같다? 잔잔할거 같다? 둘다 노노입니다.

영화 중간중간 바다와 하늘로 가득차는 흰 여백과 집-돌-사람 등의 형체가 그리는 어두운 부분들의 밸런스가 조화로워 답답하긴 커녕 시원했고, 전개 또한 묵직하면서도 계속 웃음 터지게 하는 위트가 있습니다. 마치 먹과 여백으로 그러내는 수묵화 처럼요. 여백으로 남겨둘부분은 남기고 강조될 사물은 진하게 그리는 수묵화의 조화로움이 이 영화의 화면, 인물들을 그리는데에도 사용됩니다. 

약전-창대 두 주연은 물론이고 조우진,이정은,도희 등 조연 및 특출 배우들의 대사나 어조는 또 어찌나 맛깔나던지, 배우들의 대사처리만으로도 영화 재미가 한단계 끌어올려지는구나 싶었습니다.

단순 유명감독의 영화라서, 마이너한 흑백이라서, 역사속 실존인물을 그리고 있어서 등과 같은 의의 때문에 감싸주는 포장질이 아니라 <자산어보>는 그냥 그 자체로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흥행기록이 조금 아쉬운데 많은 분들이 넓은 스크린에서 보셨으면 좋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