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유-리뷰(스포 최소)
아이씨유.
트위스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왓위민원트 등으로 한국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헬렌 헌트의 신작입니다.
한국에서도 한 해를 종합해 보면 아마도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영화 장르가 스릴러일 겁니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플롯 자체에서 오는 쫓고 쫓기는 긴박감으로 인해 드라마가 생겨납니다. 이렇게 생겨난 드라마는 영화적 장치로는 더없이 좋습니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기능을 하는 드라마 덕에 스릴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각광 받는 장르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쉽게 덤벼들고 가볍게 창작한 스릴러가 관객에게 환영받을 리는 없습니다. 팩폭 같지만, 변별력이 떨어지고 식상해져서 런닝타임조차 참아내기 힘든 영화가 한둘이 아닙니다. 보는 내내 하품을 하게 만드는 스릴러도 많고요.
그런 까닭인지, 이제 스릴러도 공포영화처럼 상당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기 시작했지요. 물론 이 내용을 적으면서도 그야말로 전통적인 플롯에다 자분자분 이야기를 진행시켰던 <인비져블 게스트> 같은 영화도 떠오르네요. 아마도 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가장 고전적인 추리 기법을 잘 활용한 영화였다는 사실에 공감하시리라 생각되네요.
어쨌든 스릴러 영화는 그 작법을 많이 알면 알수록 좋은 스릴러를 만들기가 쉽습니다. 스릴러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좋은 스릴러가 탄생한다고 하겠죠. 반면 아무것도 모르고 덤벼들면, 아주 섣부르고 조악한 스릴러를 탄생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이 영화 아이씨유는 어떨까요?
먼저 결론하면 아이씨유는, 고전적인 스릴러 기법을 활용하되 아이디어를 덧붙인 영화였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한 줄 평은, 이거였어요.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
네. 이렇게 적은 이유는 고속도로에서 잠이 올 때쯤 휴게소에 들렀는데 이때부터 운전하거나 여행하는 재미가 시작되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 영화는 제가 표현한, 플롯의 가변지점인, 휴게소에 들렀을 때부터 새로운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런 까닭에 전통적인 스릴러 기법을 활용하되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라고 적었습니다.
물론 참신하다거나, 엄청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건 아닙니다. 워낙에 휴게소를 가고 싶을 그즈음에 휴게소를 등장시켜준 때문에 저절로 맛집이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해되시려나요?
소거법이나 가추법을 잘 활용해야 했던 과거 추리나 서스펜스와 달리, 스릴러는 이 쫓고 쫓기는 상황을 잘 활용하면 상당한 "스릴"이 생겨나기에 영화 아이씨유가 중간에 삽입한 소 플롯은 그래서 영리했습니다. 단번에 이야기가 달라지며 몰입감이 생겨나기도 했어요. 뻔한 스릴러를 격상시키는 역할도 했고요.
반면 삽입한 소 플롯을 이해시키기 위한 친절함은 신의 한수라기보다는 신의 하수아니었을까 싶었답니다.(이렇게 쓰고 보니 단어의 어감 때문에 뭔가 좀 죄송한...)
제 얘기가 스포일러를 최소화하려니 어사무사하게 쓴 것처럼 생각되겠다 싶어요. 그래서 이때쯤 제가 늘 쓰는 말 하나를 덧붙여야죠. 영화 꼭 보십시오. 영화는 보고 판단하는 거지, 미리 이렇다 저렇다 하는 평으로 지레짐작하는 건, 무의미하다!!!
이 영화는 분명 작은 스릴러입니다. 그걸 뒤집으며 충분히 재미를 주는 지점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재미를 위해 희생된 다른 재미도 분명하다는 사실 말씀드리고 싶네요.
분명한 사실은, 집에서 팝콘 먹으며 보기 정말 좋은 스릴러입니다. 특히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있다면, 바로 재생입니다. 오랜만에 헬렌 헌트 만나서 좋았습니다.
영화 흥행하시기 바란다는 말씀은 요즘 시국에 오히려 죄송한 말씀이네요. 그래도 좋은 성과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영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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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헬렌 헌트도 나이가 많이..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