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남의 엑스맨 시리즈 평가

시리즈 영화에 대해서 개인적인 사담과 함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걸 하는 이유는 요즘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뭘 써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서
사실 지금 여러 주제들을 가지고 장문의 글을 쓸까 생각해봤는데
중간 지점에 막히는 경우가 많아서 머리도 풀릴 겸 지금까지 나왔던 시리즈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다만 몇편은 본지가 좀 오래되어서 완전한 평가는 아니니 그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ㅡ.ㅡ
첫번째 시리즈는 '엑스맨'입니다.
개인적으로 <엑스맨> 시리즈는 <캡틴 아메리카> 3부작, <어벤져스> 4부작,
<다크 나이트> 트롤로지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 시리즈입니다.
사실 액션이나 스펙타클은 기존 히어로 영화들보다 다소 떨어지는 건 사실이나
드라마면에서는 확실히 <엑스맨>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를 지탱하는 주제가 바로 소수자 이야기이며 실제로 성소수자인 브라이언 싱어가 시리즈를 멋지게 세워놨죠.
특히 <엑스맨 2>는 히어로 영화로써도, 소수자 드라마로써도 멋지게 배합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엑스맨> 시리즈의 정체성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MCU가 번듯하게 만들어진 모범적인 히어로 영화라면
<엑스맨>은 반항기가 있지만 친구들과 잘 아우르는 친구 같은 느낌을 주죠.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 할 <엑스맨> 시리즈를 기다리며
MCU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하면서 기대하게 합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첫 영화이다.
지금의 히어로물에 익숙한 현재의 관객이라면 사실 <엑스맨 1>은 큰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스케일도 크지 않고 인상적인 액션씬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기점으로 <스파이더맨 2>, <다크 나이트> 등
슈퍼 히어로물들이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서사를 갖추게 되었다.
여러 면에서 1편을 업그레이드 시킨 속편
히어로 영화로써도, 사회 드라마로써도 모두 훌륭히 해낸 브라이언 싱어
아이스맨에게 부모가 하는 대사가 <엑스맨> 시리즈의 정체성과
소수자와 그 외의 사람들 간의 관계를 관통하면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초반에 몸 속 철분을 꺼내 죽이는 매그니토의 탈옥 장면이 압권
<슈퍼맨 리턴즈>로 떠난 브라이언 싱어가 없는 첫 엑스맨 영화
엑스맨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다크 피닉스 사가를 가지고 만들었으나
시리즈의 정체성과 1, 2편의 장점을 모두 지워버리고 <엑스맨> 시리즈가 8년 간 방황하게 만든 영화
초중반까지는 그럭저럭 괜찮게 흘러갔고 전편들보다 액션이나 스케일을 키웠지만
후반에 제대로 정리가 잘 안되니 전개는 막무가내로 나아가고
결국 제대로 수습되지도 못한채 막을 내린 영화였다.
8년 후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아예 없었던 이야기가 되어 버려서 그나마 다행이다.
<엑스맨>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의 첫번째 영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캐릭터나 액션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영화였다.
데드풀의 캐릭터를 완전히 바꿔 버린 것이야 나같이 원작을 안 본 사람은 별 상관 없지만
제작비를 다 써버린 것인지 후반부 데드풀과 울버린의 대결 액션씬은 싼티 그 자체
멋없는 액션과 처참한 CG의 환장상적인 콜라보를 보고 있자면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는지 의아해진다.
초반에 형과 함께 전쟁에 참전한 울버린만 인상적이었을 뿐...
망가졌던 <엑스맨>을 다시 살린 매튜 본 감독
냉전의 시대를 돌연변이라는 주제와 잘 접목시키며
클래식하고 시리즈의 품격을 살리며 오락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은 영화
무엇보다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니콜라스 홀트 등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잘 설계된 캐릭터로 브라이언 싱어 없이도
<엑스맨>을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하였다.
매그니토가 잠수함을 들어 올리는 씬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 장면
지금까지 본 모든 히어로 영화들을 통틀어
<다크 나이트> 다음으로 좋아하는 영화
브라이언 싱어가 11년 만에 <엑스맨> 시리즈로 돌아와
정리가 잘 안된 시리즈를 단 한방으로 해결시켜버렸다.
이것으로 기존 오리지널 엑스맨을 존중히 떠나보낼 수 있었고
새롭게 설계되는 엑스맨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영리한 영화였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서로의 이념이 부딪히는 돌연변이들과
그들을 처치하려는 인간들의 군상이 인상적이었으며
초반에 센티넬이 피도 눈물도 없이 돌연변이들을 모두 죽이는 장면에서
관객들에게도 그 공포가 여실히 전달되는 연출도 좋았다.
여러모로 1편과 2편의 장점을 가져와 업그레이드 시키고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발상을 가져온 영화였다고 할 수 있다.
반(反)히어로적인 성격을 가진 히어로(?) 영화
(복수와 자기의 여친을 구하기 위한 길이었지만 어쨌든 악행을 자행했던 놈들을 처단하므로)
<엑스맨 탄생:울버린>의 아쉬움을 깨끗히 잊어버린채
데드풀 특유의 유머와 라이언 레이놀즈의 입담이 잘 어울러지며
스케일 큰 액션이 없다고 해도 꽤나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제 4의 벽을 넘나드는 연출과 대사가 인상적이었으며
제작진과 배우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전편에서 멋지게 부활한 시리즈를 제대로 이어갔어야 했던 속편
그만큼 <엑스맨:아포칼립스>는 생각보다 막중한 역할을 가지고 있던 영화였지만
감독의 욕심인건지, 작가의 능력부족인건지 많은 것을 넣으려고 하다가
결국 중요하게 다뤄야할 것들의 힘이 빠지면서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던 영화였다.
일단 리부트를 한만큼 새로운 뮤턴트도 소개해야 하고, 기존 캐릭터들의 드라마로 보여줘야 하고,
빌런인 아포칼립스도 비중있게 다뤄야 하고, 엑스맨과 빌런들의 대결까지 보여줘야 하니
결국 캐릭터들 소개하는데만 중반부까지 소비되고 매그니토의 가슴아픈 사연은 그저 그렇게 소비되고
후반부 전투 장면은 기존에 본적 없던 스케일과 액션을 갖다 부었지만 정작 중요한 빌런이 허무하게 소비되어서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지만서도 참으로 아쉬운 속편이었다.
이때부터 사이먼 킨버그의 능력에 의심이 갔었는데 20세기 폭스는 왜 진작에 막아서지 못했나...
그럼에도 후반부의 스펙타클과 퀵 실버의 액션씬은 꽤나 볼만했다.
한 캐릭터를 이토록 장중하게 떠나 보낼 수 있는 영화가 몇이나 될까 생각해보면
(어벤져스:엔드게임, 혹성탈출:종의 전쟁,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정도가 떠오른다.)
<로건>은 누구도 쉽게 하기 힘든 영화를 멋지게 만들었다.
기존 엑스맨 세계관과는 동떨어져 있는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기억하는 울버린과 프로페서 X를 눈물을 짓게 하며 떠나보낼 수 있었다.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과 프로페스X를 연기한 패트릭 스튜어트
그리고 <더 울버린>의 우려를 뒤로하고 멋진 마무리를 짓게 한 제임스 맨골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영화
1편과 마찬가지로 데드풀의 유머와 입담은 그대로 우리를 웃기게 해주고
대중문화와 패러디를 적절히 차용하여 즐거움을 유발하며
우리가 <데드풀> 1편을 보고 나서 느꼈던 즐거움을 다시 재발시켰다.
다만 유머가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고 은근 슬쩍 느껴지는 가족주의로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약간 못미친 속편이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쿠키 장면만으로도 기다림이 아쉽지 않았던 영화
<엑스맨> 시리즈를 좋아하지만서도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는
감독이 사이먼 킨버그였기 때문이다.
첫 데뷔작이라 연출력은 증명을 하기 어려웠던데다가
<엑스맨:아포칼립스>가 아쉬웠던 이유가 허술한 각본이었기 때문에
잘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는데도 이 영화는 그 이하을 보여준 영화였다.
캐릭터는 처참하게 망가지고 시리즈의 마무리로써 해서는 안 될 짓을 이 영화는 그걸 골라서 한다.
명배우들의 연기마저도 무색해지고 CG도 2억 달러에 걸맞지 않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다.
매그니토의 기차 액션씬만 볼만했고 그 이외는 인상에 남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엑스맨> 시리즈는 꼭 다크 피닉스가 들어가면 영화가 이렇게 처참히 망가지냐...
사실상 기존 엑스맨 세계관이 폐기 처분이 되고 나온 이 영화는
차라리 그래서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기존 엑스맨 세계관이 계속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한 비판을 받았을 영화다.
개별적인 완성도를 놓고 보면 <엑스맨> 시리즈 중에서 가장 최악이다.
CG는 처참하고 액션은 거의 없는데다가 좋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컸다.
안야 테일러 조이와 메이지 윌리암스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였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매력이란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솔직히 이 캐릭터들을 가지고 속편이 나온다면 전혀 기대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저의 사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엑스맨> 시리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영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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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는 제게 인생 시리즈입니다. 실제로 게이인 제게 소수자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 시리즈 였습니다. 양성애자인 브라이언 싱어가 만든 오리지널 1편, 2편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 돌아와서 만든 데오퓨에서 완전히 압도 당했습니다. 아 역시 엑스맨은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브라이언 싱어가 만드러야 걸작이 나오는구나 하고 그때 느꼈습니다. 그뒤 아포칼립스 나오면서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감과 배신감도 더 컸구요 ㅋ 아포칼립스도 별로였지만 이후에 나온 엑스맨 시리즈에 대해선 마음이 많이 처참합니다. 내가 애정하는 인생 시리즈가 사실상 붕괴된것 같은... 다시 부활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ㅠㅠ

<다크 피닉스>는 아예 없었고..

다크 피닉스는 정말 할많하않...

엑스맨은 정말 기념비적이었고 ㅠㅠ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도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감상 직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다크 나이트>이후 정말 압도당한 히어로 영화였어요.
그런데 역시 <다크피닉스>는 소문대로 최악이었어요 ㅠㅠ
<뉴 뮤턴트>는 차마 못보겠더군요 ㅠ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리뷰네요. ㅎ ^^
전 다크피닉스 보고나오면서 친구한테 바로 전화걸었습니다. 절대 보지말라고... 네 추억 다망가뜨리고 ptsd 걸릴거라구요 ^^;;
아직까지 제친구는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마지막 기억을 로건으로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데드풀은 칭구녀석이 온갖 피규어 다모을 정도로 환장하니 고건 별도... ^^)
(판타스틱포 3편은 빼셧네요..이해는 가지만)
가슴 한켠이 아리달까요..이제는 디즈니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될 기념비적인 시리즈 중 하나죠.
전 솔직히 위의 평가가 안좋은 영화들과 그 악명높은 판포(2015)도 몇가지 점들은 마음에 들정도로 애정한 시리즈라..속편은 보완되서 나와주기를 바랬습니다.
언젠가 많은 분들이 폭스맨을 그리워하고 재평가 할 때가 반드시 올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안타깝네요.(컴캐스트가 인수를 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