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워킹] 흥미로운 설정 세가지와 아쉬운 포인트 (스포)

코메박에서 카오스 워킹 보고온 스포 후기입니다. 
개인적으로 SF판타지+모험물 좋아해서 전 꽤 재미나게 봤습니다.
불호후기 덕에 기대치를 내려놨더니 뭐랄까... 7부작 시즌1 드라마의 1~2화 정도로 생각하면 딱 좋은 영화같네요.

세계관 독특하고, 군데군데 여러 떡밥들 널어놓은걸 굳이 회수하지 않은 채, 흥미만 유발하다 두둥! 하고 끝맺는...^^;;

한편의 영화로는 좀 불완전하지만, 시리즈가 계속되어 2탄이 나온다면 전 보게될 것 같습니다.
발전될 여지가 많은 이야기 같거든요. ㅎㅎ 

 
흥미로운 설정은 세가지인데요.
#1. 생각이 둥실둥실 밖으로 노출된다.
#2. 여자들에게는 그런 노이즈가 없다.
#3. 살만한 행성을 찾아 우주선에서 1차, 2차 내려와 정착한다.

문제는 이 설정을 한편의 영화 안에 효과적으로 녹여내질 못한 것 같습니다.
첫번째로 생각이 밖으로 드러날때 연기처럼 둥실둥실 피어오르면서 소리와 형상이 나타나는데... 
말(사운드)로 전달되기도 하고,

기억 속의 형상을 재생시키기도 하고,

상상이 실체화돼서 구현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노이즈의 이 세가지 포인트에 집중해서 효과적으로 보여줬으면 좋았겠지만...
아임 그루트마냥 시도때도 없이 "아임 토드 휴잇!"을 외쳐대니 그부분만 인상에 남아버렸습니다.  
키스씬은 빵터졌으나 그것도 한두번이지... 톰을 너무 찐따로 만든게 아닌지...^^;;

 
두번째로 여자들에게는 노이즈가 없다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남성이 유전병이나 면역체계에서 여성보다 더 취약하다던데...
이 부분이 세계관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군요.
아마도 허세 작렬하는 남자일수록 자신의 본모습을 들키는 게 두려울테니, 

대빵(시장)을 비롯한 남자들이 여자들 앞에서 불안해하며 이들을 적대시한다는 점은 개연성이 있으나...
왜 죄다 죽일 정도까지의 상황이 벌어졌는지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프렌티스타운에 떨어진 바이올라야 그렇다쳐도
파브렌치에서는 서로 공존하고 있더만...

시끄러워서 잠을 따로 잔다는 것 말고도 노이즈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함께 있으면...

어떤 갈등을 유발하는지 단서들을 좀더 보여줬음 좋았겠네요. 

세번째로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정착한다는 부분입니다.  
제작비가 부족했는지 자연환경은 지구랑 너무 똑같던데... ^^;; 

에일리언, 아니 원주민 스패클은 정말 떡밥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ㅋㅋㅋㅋㅋ
(CG 비용을 우주선에만 쓰고 로케로 다 처리한듯...)

게다가 4000명을 태운 우주선은 뭘믿고 내려 왔을까요?
바이올라는 여기 진입하면 남자들 다 감염된다는 거 제대로 전달하긴 한건지;;;

여튼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왠지 1차 정착민과 2차 정착민, 원주민들 간의 이야기가 주가 될거 같은데...

1편에서는 일단 이 세계관의 전체 구조를 다루는 것을 과감히? 포기한 거 같습니다.  

후속편이 있다는 큰 그림에서 보면 꽤 나쁘진 않습니다만...
너무 완결성이 떨어지기에 영화라기 보단 드라마 1화 정도의 느낌입니다.
한편으론 영화이기 때문에 목사와 시장을 너무 급하게 처리해버렸네요.
이렇게 소비할거면 목사는 왜 계속 "천사 어쩌구" 하고, 시장은 "원(서클)이 어쩌구"하고 댕겼는지... ㅡㅡ
게다가 목사란 냥반이 대체 개는 왜?!!!!

중간에 "진실함이란 노이즈의 선물인가?"란 화두가 있었지만...
좋은 설정의 소재를 멋드러지게 다루기에는 쓸데없이 쫑알거리는 노이즈(잡소리)가 너무 많아서;;;
영화가 한껏 가벼워져버린 느낌입니다. 아직까지는 마구 펼쳐놓은 카오스 상태로군요 ^^;;
그럼에도 전 톰 홀랜드+데이지 리들리 조합의 2탄을 기대해봅니다.

부디 좀더 잘짜여진 세계관으로 돌아왔음 좋겠네요.
(근데 후속편이 나올수 있긴 할까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