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싱 영 우먼> 후기 - 전도유망한 감독의 발견. 전도유망했던 배우의 재발견.
<프라미싱 영 우먼> 보고 왔습니다.
감독 에메랄드 페넬은 얼마전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해서 '배우'로 먼저 알고 있던 사람입니다.
연기를 참 잘했는데...그녀가 '연출'한 이번 작품을 보니, 그냥 예술가적 재능이 전방위적으로 뛰어난 것 같아요.
사실 평범하다면 평범한 플롯이고, 극의 많은 부분이 예상가능한 지점에 놓여있는데
이를 잘 빚어내어 정말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간단한 컷 전환과 음악 등으로 극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는 솜씨가 매우 뛰어나요.
그래서 어떻게 흘러갈지 눈에 뻔히 보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야기 자체와 주인공의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참으로 '전도유망한 젊은 여성' 감독의 발견입니다.
캐리 멀리건의 팬으로서도 정말 반가운 영화입니다.
<언 에듀케이션>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언제나 전도유망했고 그 기대만큼이나 멋진 커리어를 쌓아왔는데요.
하지만 상복은 없어서 다소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오스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워낙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데다 이미 <셰임>에서 한번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예상가능하게' 멋진 연기를 보여줄 것 같았는데
이 어마어마한 배우는 그 예상을 비틀고 색다른 방향으로 걸출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감독의 연출과 굉장히 궁합이 잘 맞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감독이 뭘 표현하려고 했는지 이 배우의 연기를 통해 정확히 납득이 갔습니다.
버라이어티 지의 한 평론가가 영화 공개 당시 '캐리 멀리건은 이 역할을 맡기에 섹시하지 않다'라고 했었나...
그 인간은 영화를 졸면서 본 것이 분명하네요.
누구라도 멀리건의 연기에 매혹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몇년전 미투 운동도 그렇고, 최근에도 소위 '폭투' 운동으로 사회가 많이 시끄럽죠.
그러나 도리어 '잘못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냐', '(가해자인) 나도 피해자다', '기억이 안나니까 난 잘못이 없다' 등과 같은 말들로
실제 가해를 한 것이 드러난 자들에게 엄중히 죄를 물어야할 순간이 진흙탕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는 다소 키치한 느낌의 톤으로 연출했지만, 그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거의 CGV 단독 개봉이라 상영을 많이 안하긴하지만 ;(
시간내서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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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누군가 꼭 해야하는 이야기를 정말 감각적으로 풀어낸 에메랄드 페넬감독에게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