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고의 작품 하나였던 <시카고 7> 다시 보고 왔습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작년 10월에 넷플릭스 공개되기 조금 전에 극장 개봉을 했었는데, 저는 그 때 어영부영하다가 관람 기회를 놓쳤습니다.
공개된지 한참 지난 12월이 되어서야 이 영화를 넷플릭스를 통해 본 순간, 엄청난 황홀함에 감격하면서도 이런걸 극장에서 못 보다니 피눈물을 흘렸죠.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모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 중 가장 재미있었거든요
언제쯤 재상영을 해줄지 모르겠지만 극장에 걸리기만 하면 무조건 가서 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몇달 만에 일찍 찾아왔네요 ㅎㅎ CGV에서 고맙게도 골든글로브 기획전을 하길래 어제 보고 왔습니다.
사실 시놉시스만 보면 아주 흥미로워지긴 힘든 소재와 이야기 같은데, 역시 각본 쓰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물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진리를 확인했습니다.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초반부터 다짜고짜 나와서 한바탕 말보따리를 풀어놓는데도 머릿속에 콕콕 박히는 맛깔나는 대사와 정교한 편집 덕에 좀처럼 혼선이 없습니다. 영화 전체가 자유분방하면서도 강렬한, 하나의 리듬 아래 촘촘히 짜여진 느낌이 들어요. 애런 소킨의 영화들을 전부 재미있게 봤지만, <소셜 네트워크>를 제외하면 이만큼 리듬감이 뛰어난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을 보면, 재판 중인 현재와 사건이 벌어진 과거를 빠르게 오가는 극적인 구성으로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리죠. 몰아칠 때는 자비없이 몰아치지만, 특유의 냉소적이고 경쾌한 유머도 곳곳에 듬뿍 뿌려져 있어서 완급 조절에도 탁월합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많은 고발 영화들처럼 보고 있으면 지치고 힘든 영화가 아니라, 그대로 빨려들어가서 두시간이 날아가버리는 영화라는 거죠.
A급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두말할 것 없이 탁월했어요. 에디 레드메인, 사샤 바론 코헨, 야히아 압둘 마틴, 조셉 고든 레빗, 프랭크 란젤라 등 많은 분량을 가져가는 주연급 배우들 모두 기대 이상의 훌륭한 연기를 펼쳤지만, 저는 개성 넘치는 모두를 러닝타임 내내 안정감 있게 조율한 마크 라이런스를 영화의 대표 선수로 꼽겠습니다.
영화의 명장면을 하나만 고르자면... 많은 분들이 영화의 엔딩에 대해 얘기하시지만, 제가 정말 인상적으로 본건 오프닝이었어요. 몇명의 주연 캐릭터들이 이어달리기를 하듯, 각각의 성격과 가치관을 간결하면서 깔끔하고 재치있게 선보이는 장면이죠. '리드미컬한 편집'이라는 표현이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장면이었고, 시작하자마자 완전히 압도되고 황홀해지는 오프닝이었어요 ㅋㅋ
혹시라도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영화관 관람을 강추합니다. 넷플릭스에서 봐도 물론 끝내주게 재미있지만, 이렇게 재미있는건 영화관에서 놓치기 아까워요 ㅎㅎ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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