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기획전) <더 파더> 후기 - 짙고 어둑한 안개를 선명히 채우는 안소니 홉킨스의 얼굴

익무 골든글로브 기획전 이벤트 당첨으로 <더 파더> 미리 보고 왔습니다.

감독 플로리안 젤러가 연출한 동명의 연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사전에 영화와 연극의 각본가가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 버전에선 어떤 점을 차별화했는지 중점적으로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 처음엔 그런 식으로 영화를 보려고 했었다는 것을 잊게 됩니다.

그러면서 극에 깊이 스며들게 되고

카메라가 응시하는 안소니 홉킨스의 얼굴에만 집중하게 되었어요.

사실 이 영화엔 특별한 이야기랄 것이 없고,

그냥 안소니 홉킨스가 서사 그 자체입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연기란 바로 이런 것일 거예요.

영화의 플롯이 다소 혼란스러운 구조라

명료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관객은 갸우뚱할테지만

그런 관객이든, 그렇지 않은 관객이든 모두 끝에 가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수렴할 것입니다.

단지 두 주연 배우가 좋아서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연기 이상의 인상을 남기는 영화였어요.

영화 속 안소니 홉킨스의 모습도 정말 불후의 걸작이었네요.

15분의 전설적인 순간으로 오랫동안 기억되던 배우였는데

그동안 수십년을 얼굴에 담아오며

커리어의 끝자락을 이 영화로 훌륭히 장식합니다.

짙고 어둑한 안개 같은 영화안에서도 안소니 홉킨스의 얼굴은 선명하고, 그의 기백은 언제나 압도적입니다.

개봉하면 꼭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