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웰> 상영관에서 비닐봉지를 뜯은 관객에 직접 대응했던 (사소한) 일화
CGV 명동 3관에서 <페어웰>을 관람할 때였어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발을 뻗을 수 있는 D열 중간에 자리 잡은 제 양 옆으로 거리두기 한 칸 너머에 관객들이 앉았었지요.
왼편 관객은 텀블러를 가져왔었고 오른편 관객은 특별히 스낵을 가져오진 않은 듯했어요. 오늘도 조용한 관람이 가능하겠구나 맘을 느긋하게 가지고 광고를 지켜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본편이 시작하기 전, 느닷없이 비닐봉지 뜯는 소리가 오른편에서 들렸어요. 놀라 쳐다보니 마스크를 한껏 내린 젊은 남자 관객이 바스락 거리며 과자를 하나씩 꺼내 먹고 있더라구요.
갑자기 욱하는 맘이 들었어요. 고개를 그 관객에게 돌리고 목소리를 일부러 크게 해서 "물만 마실 수있는 것 아시죠!"라고 말했어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저를 쳐다 본 그 관객이 당황한건지 어이가 없는건지 살짝 뜸을 들이다 "아니요, 모르겠는데요"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같은 톤으로 "상영관에서 물만 마실 수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그제사 그 관객은 비닐봉지를 주섬주섬 가방에 집어넣고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열심히 만지작거리더군요. 솔직히 이때 살짝 혹시 모를 상황이 벌어질까 긴장도 되고 혹시 내가 잘못 알고있나 싶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극장에 온 터라 규제가 바뀌었을 수도 있잖아요.
다행히 본편이 시작되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그 관객은 더 이상 부스럭거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스크를 내린채 빨대를 꽂은 음료수팩을 쪼오옥 쪼옥 마시더군요. 하지만 그나마 방해가 되진 않고 음료라 일단 물러섰습니다.
그런데 영화 보는 내내 어느 정도 신경이 쓰이더군요. 혹시나 영화가 끝나고 밖에서 씩씩대며 나를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또 살짝 긴장했었어요.
다행히 상황은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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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 와장창 깨지는 지속적인 코골이 관크... 이건 참 뭐라 할 수도 없고 ㅜ.ㅜ 고생하셨습니다...
"상영관내 음식물 섭취는 방역 수칙 위반이라 하시면 안됩니다" 라고 법적인 부분을 들먹여서 임팩트있게 말하면 대부분 말을 잘 듣더라구요. 여기서 뭐 드시면 안돼요 같은 말보다 효과 있어요. 가까이에 있으면 직접 말이라도 하는데 멀리서 그러면 진짜 곤란하고 찝찝하더라구요. ㅜㅜ
저도 그 관에 뭐 부스럭 까드시던 분 제지했는데 제 앞까지 와서 뭐라 그러시더니(욕?) 그냥 나가시더라구요;; 굉징히 미안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왔는지 즉각 대응을 하면서 한편으로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 당당했었어요!
제가 못하였던것을 하신 님 제 속이 시원해지네요.. 저는 소심해서 여리여리한 여성관객의 취식..도 소심하여 아무말 못한답니다..^ ^
진짜 제대로 규칙지키는 우리들이 피해를 입어야 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