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매] (스포)지만 스포를 밟고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뒤늦은 익무시사 후기입니다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많았는데 정리가 잘안돼서 미루다 결국 개봉일 아침에 쓰네요ㅠㅠ
포스터, 출연진, 세자매 이야기 정도의 사전 정보만 갖고 보러갔었어요.
포스터만 보고 각자의 삶을 사느라 데면데면하고 투닥거리지만 결국은 가족애로 똘똘 뭉치는 그런 하하호호꽁냥꽁냥한 영화이지않을까 싶었는데
오프닝에서 야밤에 내복차림에 맨발로 손 꼭 잡고 뛰는 아이들을 보고 '아...무겁겠네' 하면서 주섬주섬 뒤늦게나마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결국은 똘똘 뭉친 자매들인건 맞는데.. 커다란 상처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묻고 살아가는 자매들이라 보면서 힘들더라구요😥
연기를 또 워낙들 잘하시니까 더더욱 힘들었어요....
편하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관람을 추천드리고 싶은게 연기가 정말 어마어마해서요. 사실 그 굉장한 연기들 덕분에 그렇게나 몰입되어서 기가 쭉쭉 빨릴 수 있었던거죠.
그렇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러 가셨으면 좋겠고 혹시나 트라우마 있으신 분들이 모르고 보게 될까 걱정돼서 스포를 밟고 보러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모든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니 괜찮다며 꾹꾹 누르고 사는 첫째, 보호자가 있지만 보호는 없는 환경에서 자신과 동생을 지키기 위해 언니 이상의 존재가 돼버린 대장 둘째, 그런 언니의 보호 아래에서 전형적인 막내딸처럼 마냥 해맑게 자란 듯 보이지만 술만 먹으면 드러나는 폭력적인 모습이나 쉽게 자신을 비하하는 모습, 언니에게모르는 척 어릴 적 이야기를 흘리거나 아버지 생일에 가고싶지않다는 말 등으로 사실은 기억하고 있음을 내비치는 셋째까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왜저래ㅠㅠ 싶은 캐릭터인 건 같은데 그 이유도 같아요 가정폭력.
특히 둘째가 종교에 집착하는 부분이 저를 굉장히 지치게 했는데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부분에서 아버지의 변화를 얼마나 바라왔을지, 또 얼마나 좌절해왔을지 느껴져서 안쓰러웠고 저래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구원해 줄 절대적인 존재에 매달리게 됐나보다 싶었어요.
위장으로라도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도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주고싶은 걸로 보여서 안타까웠고요ㅠㅠ
끝까지 사과는 안하고 '그래 내가 죽을 죄를 지었다 됐냐?'로 보였던 자해라는 또다른 폭력적인 모습의 아버지에 또한번 화가 나면서 변치않은 모습으로 엔딩을 맞는게 만족스럽기도 했어요.
그럴싸하게 꾸며둔 아버지의 생일 잔치상은 엉망이 되고
엉망으로 보이는 버려진 식당에서 화목한 세 자매의 대비가 인상적이었어요.
보고나서 곱씹을 거리가 많은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가 그래요. 그래서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영화 익무 덕에 미리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