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봉하는 '남산의 부장들' 현지 기자들 단평
일본 영화 사이트 '시네마투데이'의 기자, 필자들의 <남산의 부장들> 단평입니다.
일본에서 이번주 금요일 개봉이네요.
평균 별점은 5점 만점에 4입니다.
https://www.cinematoday.jp/movie/T0025684
이병헌의 침착한 듯 꾸민 표정, 일본의 정치가와도 겹쳐져서 무섭다.
픽션인 부분도 많다고는 하지만, 한국 대통령이 측근인 정보부 부장에게 암살당한 실제 사건의 충격도가 영화 전체를 불길하게 감싸고 있다. 중앙정보부=KCIA의 해외에서의 암약은 기이한 불안감을 주는 가운데, 때때로 냉혹하기 그지없는 수단도 나오는 것이 스파이 영화의 묘미. 대통령의 대사에 일본어가 섞여 있거나, 일본 잡지가 나오는 등, 일본의 관여를 상상시키는 묘사가 아무렇지 않게 숨겨져 있어서,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사건이 가까이에서 일어난 듯 느껴지게 하는 스릴도 갖췄다.
이병헌은 시종일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만큼, 하이라이트 장면에서의 폭발력이 대단하다. 여러 국가의 정치가나 측근이 절대 자신의 본심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다는 ‘상식’은, 지금의 코로나 사태에서 봤을 때 더욱 무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사이토 히로아키
권력 투쟁은 궁중 시대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일종의 전통?
박정희 암살 사건의 주범인 김재규의 시점에서 다루고 있어서 사실에 충실한 것처럼 느껴진다. 코리아게이트 사건 수습을 명목으로 암살 등을 실행한 주인공이 시커먼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모습에 리얼리티가 있다. 연기자 이병헌은 미남 배우로서의 아우라를 지워버리고 권력의 망자가 된 대통령을 정신 차리게 하려고 마지막 수단을 쓰는 남산의 부장으로 열연했다. 또 부하에게 충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당근과 채찍으로 조종하는 섬뜩한 대통령을 이성민이 능숙하게 연기하는데, 정말 밉살스럽다! 궁중을 무대로 한 한국 사극으로도 익숙한 권력 투쟁과 심모원려가 현대에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놀랍다. ★★★★★
야마가타 미도리
<대부>를 참고해 한국 느와르에
블랙 코미디 요소가 강한 <그때 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소재로 했지만, 이 영화는 진지하고 무겁다. 프랑스, 미국 로케이션 촬영도 했음에도 생각했던 것보다 화려하진 않은 것 같지만, 거기에 묘사돼 있는 것은 조직에 대한 섬뜩한 충성심, 동료와의 우정, 그리고 배신, 그야말로 한국 느와르라고 할만한 요소들이다. <내부자들>에 이어 이병헌과 짝을 이룬 우민호 감독이 <대부>를 참고한 것도 납득이 되는데, 곽도원이 연기한 전 중앙정보부장 캐릭터가 악센트가 되어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시종일관 고뇌, 갈등을 하며 <콜래트럴>의 톰 크루즈처럼 나동그라지는 이병헌에게 압도당할 따름이다. ★★★★
쿠레이 히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