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지옥 가다 - 마지막 금요일
1993년 아담 마커스 감독작품.
[13일의 금요일]은 숀 S 커닝햄이 제작한 인디영화였습니다. [할로윈]이 대박을 냈던 사례가 있어서 메이저 영화사들이 배급권 입찰에 나섰고 미국내 배급권을 파라마운트, 해외 배급권을 워너가 가져갔습니다. 영화가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하자 2편부터는 파라마운트가 시리즈를 관리하게 되었죠.
그렇게 파라마운트는 꽤 오랫동안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로 꿀빨고 있었는데 너무 오래하니까 단물이 빠질수밖에 없죠. 8편이 망하고나자(망할만한 영화여서 망한건데...) 파라마운트는 속편제작 권리를 뉴라인에 팔아버렸습니다. 그치만 시리즈를 포기한 건 아니고,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판권은 여전히 가지고 있으면서 제이슨에 대한 권리만 넘겼어요. 어차피 시리즈의 핵심이 제이슨이고, 제이슨 없이 신작을 만들수는 없으니 자기들이 더이상 신작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거였죠.
그래서 뉴라인에서 만든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첫 작품이 [제이슨 지옥가다]입니다. 파라마운트에서 넘긴건 제이슨 캐릭터 뿐이었기 때문에 뉴라인은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제목을 사용할 수가 없었어요. 이건 리부트되기 이전에 나온 모든 후속작들의 공통점입니다.(워너, 파라마운트, 뉴라인 이렇게 3사가 엮여있다보니 예전에는 13일의 금요일 프랜차이즈 전체를 묶어서 박스로 내는데 난항이 좀 있기도 했었죠)
근데 어쩌면 뉴라인도 이미 단물 빠진 이 시리즈에 크게 열정은 없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기껏 돈주고 권리 사와서 만들어낸 첫 작품에 바로 '마지막'을 붙여서 시리즈를 접어버리는 내용으로 만들지는 않았겠죠. 뉴라인의 진짜 목적은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계속하는 게 아니라 제이슨 캐릭터를 자기네가 활용하는 거였을 겁니다.
시리즈의 창조자인 숀 S 커닝햄은 일찌감치부터 80년대 호러영화 캐릭터의 대표주자 둘, 제이슨과 프레디를 한데 모은다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치만 회사가 달라서 오래도록 실현은 못하고 있었는데 제이슨이 프레디의 소속사인 뉴라인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드디어 가능성이 보이게됩니다.
그렇다고 세계관이 너무 다른 둘을 갑작스럽게 엮을수는 없으니까 중간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래서 만들어낸게 이 영화라고 합니다. 제이슨을 오컬트 세계관에 집어넣기.
감독을 맡은 아담 마커스의 야망은 더 컸는데, 제이슨과 프레디 말고도 이블데드의 세계관까지 한데 통합해버리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뉴라인이 이블데드 판권까지 갖고있지는 않았기땜에 걍 샘 레이미한테 허락 얻어서 이블데드의 소품 몇개를 갖다 이스터 에그로 넣는데에 그쳤다고 합니다. 원래 감독의 의도로는 제이슨이 불사인 이유는 제이슨 엄마가 네크로노미콘 구독자였기 때문이었다고....
초기 각본은 13일 시리즈와 이어지는 내용이었지만 뉴라인이 가지고 온 건 제이슨 뿐이라 시리즈에 나온 다른 캐릭터들까지 사용할 수는 없어서 이야기는 새로만든 캐릭터들만 가지고 재구성되었습니다.
뭐 어쨌건... 그래서 영화가 나오고 났더니 사람들 반응은 완전 망.
그냥 영화 자체만 보자면 아주 재미없는 것 까지는 아니라고할 수도 있겠지만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면 이건 도저히 아니다...라는 거죠. 제이슨이 제이슨이 아니다. 이걸로 그냥 게임 끝난 겁니다. 발가벗긴 남자를 침대에 묶어놓고 SM 플레이를 하는 제이슨이라니 이게 대체 뭐냐고요.
그래서 현재 시리즈 전체를 줄세우면 거의 바닥에 닿아있는 영화입니다. 그나마 5편이 있어서 다행이랄까...
결국 뉴라인은 이 영화는 없었던 셈 치고는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게됩니다. 희대의 괴작인 [제이슨 X].
그리고 나서야 겨우 프레디와 제이슨의 대결이 성사되었지만 거기서도 역시나 이 [제이슨 지옥가다]는 무시하면서 흑역사로 확정...
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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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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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야심작이었네요.
프레디 손 나왔던 게 이 영화였던가...
제이슨 X는 나름 볼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