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저는 애초부터 우리나라는 극장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요
2000년 이후 대형 건물을 지을 때면 키테넌트역할을 극장이 해줄거라고 믿고
동네마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극장 공간을 만들었죠
대형 극장 체인들이 열심히 입점을 했구요
이전에는 공급이 늘면 수요가 그만큼 따라 늘 것이라 예측했고
실제로 대다수의 경우는 어느정도 그 기대를 부응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제 고향 수원의 경우를 보면
그렇게 2000년대 초반 쇼핑몰에 들어섰던 극장들이
문 닫은 경우가 여럿 있습니다.
쇼핑몰 건물전체가 폭망해서 문닫기도 하고,
극장만 안되서 타 용도로 바뀌기도 하고 그랬어요
지방에도 그런 경우의 지역이 많겠죠
물론 서울도 여러가지 이유로 문닫은 곳들이 있구요
저는 전문적인 분석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그냥 일개 관객일뿐이지만
이런 확장정책은 빠른 시간 안에 한계를 맞이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동네 극장들은 평일은 매우 한가하고
어벤져스같은 대규모 상업영화가 나올때나 북적이는 모습들을 많이 보였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급 과잉이었던 것이죠
아마도 흑자가 나는 지점들로 동네 지점들의 적자를 메꾸었겠죠
하지만 세상이 변화하는데 안이하게 깃발 꽂듯이 극장을 계속 확장시키고
그 단꿀은 오너와 경영자들이 빨았으니,
시장을 잘못 전망한 책임도 당연히 오너와 경영자들이 우선적으로 짊어져야죠
그런데 열심히 일하기만 한 노동자들에게 적자의 책임을 물어
제대로된 보상없이 퇴출시키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까운 곳의 극장이 줄어드는 것이 불편한건 당연하구요.
하지만 극장 체인 전체가 무너질수 없으니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화 가격을 올려 적자를 메꾸려고 하는 것보다
적자 지점을 정리하여 적자를 줄이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cgv가 그나마 다양한 시도로 극장만의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그나마 그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다행이라고 할까요
극장에서 데이트하며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실제론 대부분의 관객들)은
앞으로 애매한 사이즈의 영화들은 넷플릭스같은 ott로 더욱 많이 소비하겠죠
앞으로의 극장은 주요 거점 지역에, 다양한 특수관을 중심으로,
대형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를 갖춘 곳들 중심으로 정리될 거라고 봅니다.
미국의 모 체인처럼 극장도 매니아들을 위한 구독경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배급사들은 한 영화에 수십가지 굿즈를 만들어서 n차 관람을 유도하고
그것으로 이윤을 남기려는 영업을 더욱 가속화 할거구요
아르떼나 아트하우스 같은 상영관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일부 남겨두긴 하겠으나
익무회원들이 사랑하는 작지만 탄탄한 영화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은
지금보다 더 확장하긴 힘들어질것같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두서없이 글을 썼네요
구조조정은 어쩔수 없는 것일지라도
이로 인해 생계문제가 생기고 눈물 흘리는 분들은
부디 최소화되었으면 합니다
추천인 18
댓글 5
댓글 쓰기

이러다 나중에 극장들이 전부 규모를 줄여서 한회사로 통합되는거 아닐까요



되면 좋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