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안티고네> 리뷰
동명의 고대 그리스 희곡을 재해석한 영화라고 하여 해당 신화 요약본을 읽어본 후 관람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니 글로 읽었을 때보다 훨씬 비극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원작에서의 인물과 사건 및 설정 등을 되짚어보며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주인공 가족이 이민자라는 설정, 난민, 강압적인 공권력 등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도입함으로써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 캐나다에서 이민자가 경찰에 의해 사망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영화 속 내용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착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삽입된 동영상 클립, 사진 및 댓글 등 SNS 게시물 형태의 장면들도 현대적인 공감대를 주입하면서 현실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초반부부터 결말까지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힙하고 스타일리쉬한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지루함을 해소해주기도 했습니다.
정의와 윤리에 대해 다루고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지만, 그러한 상황의 가운데에 놓여있는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불의(不義)의 사고로 큰오빠는 죽고, 작은오빠가 구금되어 그를 구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감옥에 대신 들어가면서까지 스스로 고난에 들면서도, ‘안티고네’는 사회를 비난하지도, 결백을 주장하지도, 시민권을 요구하지도 않고, 오직 가족을 지키고 함께 살아가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집니다. 불합리하고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SNS로 뭉친 연대와 널리 퍼진 여론에 의해 상황이 나아지는 듯하다가, 수배 중인 작은오빠가 재등장함으로써, 또다시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한발 물러서서 무언가를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결말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 후련하지는 않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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