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추천리뷰 (스포0)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예고편을 볼 때마다 그리스 신화 속 안티고네를 모티브로 이민자에 대해 다루는 영화인거 같아 큰 기대감으로 개봉을 기다려 보았던 영화였네요
예고편과 기본정보를 찾아보고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 혹은 불합리한 점, 그에 대해 안티고네의 저항, 그 저항에 대한 연대가 기본 스토리가 되어 진행될거라고 추측하고 기대했었는데 제 예상과는 다르게 이민자의 이야기에만 집중된 것이 아닌 다방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진행되어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보았던 점들입니다
1. 선택의 기로
가족으로서의 인간 or 시민으로서의 인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죽은 큰오빠와 경찰에 잡혀간 둘째오빠, 둘째오빠가 본국으로 추방되면 죽기 때문에 이미 가족의 상실을 여러번 겪은 안티고네는 더 이상 가족을 잃을 수 없기에 살아남아있는 가족인 오빠를 지키기위해서 자신이 감옥에 가는 선택을 합니다
여기서 가족이냐 시민이냐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제가 제3자인 시민의 입장이었다면 안티고네의 선택을 마냥 응원하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오빠는 범죄자이기때문이죠 하지만 만약 내가 안티고네와 같이 죽음으로 몰릴 오빠가 있다면, 내 가족의 일이라면, 나는 오빠를 지킬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 확신을 가진 답을 찾진 못하고 여전히 고민을 하게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한 희생 선택 or 개인의 삶 선택
안티고네는 오빠를 위해 감옥을 가면서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언니에게도 가족을 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언니는 미용사가 되어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 이야기하죠
여기서 안티고네와 언니 혹은 탈출을 시켰지만 결국엔 잡히고 만 둘째 오빠 (안티고네가 캐나다를 떠나길 원했던 것과 다르게 오빠는 캐나다에 남아 있고 싶어함) 각자의 선택과 가치가 다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위한 희생을 중요시 여긴 안티고네와 개인의 삶을 중요시 여긴 언니와 오빠, 누구의 선택이 더 좋고 나쁘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티고네의 희생이 과연 가족 모두가 원했던 희생이었을까, 오빠 당사자가 원하는 것이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희생을 다른이에게도 동참할 것을 요구해 볼 수는 있으나 그와 다른 의견을 가진이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저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언니에게 더 공감이 되었고 삶은 누군가가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것이기에 도망치지 않고 잡힌 오빠의 모습도 현실적으로 보여 좋았습니다
2.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법인가
영화에서 안티고네는 끊임없이 자신이 유죄라고 말합니다 또한 법정에서! 법을! 어길거라는 감히 하기 어려운 말을 소리 높혀 말합니다 바로 예고편에서도 유명했던 "난 언제든 법을 어길거예요" 라는 장면이었죠
이 점에 대해 정성일 평론가님의
안티고네가 판사에게 먼저 유죄 선언을 하는 것은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티고네>는 연대나 범죄를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법정 권리 투쟁'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 해석을 보고 안티고네에서 나오는 법정씬들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의 정의가 항상 맞는 것이 아니듯 법의 정의도 항상 맞는 것이 아니며 법이 이미 정해진 틀에서만 보려고 한다면 법과 사회가 보지 못한 곳의 일들에 대해 법은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법에 대한 시선의 환기와 강한 투쟁의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3. sns를 이용해 중간에 삽입된 장면
안티고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안티고네의 사건에 대해 마녀사냥하는 sns와 그와는 상반되게 안티고네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sns의 모습을 한편의 광고처럼 중간에 삽입된 모습은 sns의 양면성을 표현한 장면이기도 하면서 힙한 느낌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장면들에서 남자친구가 벽이나 포스터에 그린 안티고네의 얼굴(이미지)는 아티스트 배지로도 나왔는데 이장면 덕분에 배지가 더 의미있고 이쁘게 보였네요^^)
대게의 신화는 강인한 영웅, 숭고한 선택을 하는 영웅, 고난을 이겨내는 영웅서사가 있지만 영화속 안티고네는 강인한 영웅도 아니고 그녀의 선택은 대의를 위한 숭고하고 고결한 선택도 아니었으며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목적했던 바를 쟁취하지도 않습니다
그러기에 신화의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현대로 재해석한 영화 안티고네만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극장관람이 걱정되신다면 현재 vod로도 나왔으니 아직 안보신분이 있다면 보시는거 추천해보며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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