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퀴어=장르라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 생각해요 + 운영진 분들께 건의 사항

퀴어가 장르화된 현실 자체가 문제라 생각하고, '퀴어는 장르다'라는 미명 아래에 혐오 표현 쏟아내는 사람이 요 며칠동안 꽤 보이네요.
엄밀히 따지고 들자면 이제 퀴어는 카테고리지,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아시아인을 장르로 보고, 흑인을 장르로 봅니까. "아시아인이 나오는 영화다", "흑인이 나오는 영화다"라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 아시아인 영화, 흑인 영화 정도로 '분류'할 뿐이죠. 퀴어가 SF 속 공상과학도 아니고, 호러의 귀신도 아닙니다.
퀴어가 장르이려면, 퀴어라는 사실에 기반한 영화적 문법이나 어느 정도의 정형성이 있어야죠. 예전에는 퀴어가 로맨스에 국한되고 '개인의 정체성 혼란', '억압받는 정체성', '사회와의 갈등' 이런 테마가 영화의 주축이 됐던 만큼 어느 정도 장르로서의 정체성이 있었음에 동의해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영화만 나오는거도 아니고, 당장 콜바넴만 하더라도 그런 장르성이 브로큰백과 비교하면 훨씬 약해졌잖아요? 아가씨의 경우도 '퀴어라서 억압받는' 현실을 그려냈다기보단 오히려 여성 억압에 저항하는 이야기에 가깝고요(아가씨의 퀴어 요소는 여성 간의 더 깊은 연대를 그려내기 위한 영화적 장치로 볼 수 있다 생각해요, 재난 영화에서 더 절실해지는 사랑이랑 비슷한 결이랄까요?)
당장 퀴어에 대한 의견 표출이 혐오냐 아니냐를 떠나서, 물론 아직도 어느 정도 장르색이 있지만 점점 퀴어가 탈장르화 되는 와중에도 '퀴어가 장르다'라고 말하면서 장르에 대한 호불호로 (스스로도 인지못하는) 퀴어 혐오가 정당화되는게 안타깝네요.
퀴어는 사람이에요. 갈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 피부색이 까만 사람, 새끼발까락에 며느리발톱이 있어 양말 신을 때 불편한 사람, 털이 많이 나는 사람, 봄을 좋아하는 사람,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 이성애자인 사람, 비혼주의인 사람, 동성애자인 사람, 시스젠더인 사람, 트랜스젠더인 사람.
물론 여전히 사회가 퀴어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정적인 편이고, 잘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런 호불호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부정할 수 없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퀴어인 분들이 조금은 이런 표현들에 관용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주제넘게 할때도 있고요.
'퀴어 코드 있나요?' 정도의 질문은 던져도 괜찮다 생각합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 '그런거 왜 물어보시나요?' 식으로 저의를 굳이 파헤치려 한다면 오히려 그또한 이해심 없는 폭력이 아닐까 싶고요. 이런 부분에선 어느 정도 관용과 포용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서라도요. 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처럼.
그럼에도 한 '사람'의 정체성이 걸린 문제인데, 그런 '맞지 않음'의 표현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쓰는게 좋지 않을까요. 굳이 안 맞는 퀴어 영화 찾아보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호감을 가지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런 표현의 측면에서 존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깁니다.
+
제 의견과 별개로 그냥 이 문제도
"퀴어가 불편하다"는 언급, "그게 혐오다"라는 언급 모두
여-혐/남-혐 거론 금지 규칙처럼 애초에 입을 막아버리는게
커뮤에서 분란 안 생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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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이런 주제의 글은 안봤으면 싶네요...

너무 공감하네요. 성소수자를 소재로 한 영화에는 로맨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당장 액션 스릴러 영화인 다만악도 성소수자 소재 영화이고, 퀴어 영화의 범주라고 볼 수도 있죠. 이건 장르가 아니라 소재, 분류일 뿐입니다...


장르로 구분되는것이 아닌
사랑 영화 혹은 투쟁 영화 혹은 기타 등등 인것일 뿐이죠.
"당연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마지막 세줄 동의 합니다.

장르가 아님에 공감합니다. 근데 장르라는 말이 너무 대중화되어서 퀴어코드 라는 말이 생각이 안나서 쓴 경우가 대다수라고 생각은 듭니다. 저만 해도 방금까지 퀴어쪽(?) 영화라 말해야될 지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그리고 아예 거론 금지 찬성합니다



그리고 나랑 안맞다, 취향이 아니다 식의 표현이 엄연히 따지면 폭력이란 얘기입니다. 그런 표현에 대해 지적을 좀 참거나 말을 순화해서 하자는거지 잘못이 아니라는게 아니에요. '무작정 동성애 혐오로 몰아간다'가 아니라 '동성애 혐오가 맞는데 지적을 할 때 말이 좀 쎄니까 온건히 or 그냥 적당히 참고 넘어가자' 차이입니다. 혐오의 자유도 자유라고 얘기하지 마세요.

저는 봰 분 중엔 예술에 역사 고증을 따지는 것을 싫어해서 역사 영화를 혐오수준으로 싫어하는 분 봤습니다.
마지막 문단 공감합니다.
어느 한쪽으로든 치우치는 글은 블럭하는게 맞아보입니다.
베스트 글들만 봐도 서로 저격하는건가 싶은 글들이 꽤 보이네요. 안타깝습니다..







영화 속엔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성소수자들이 주연일 때가 많지만, 현실에선 아주 힘든 일이죠. 퀴어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든다고 뭐라할 순 없지만, 그걸 표현할 땐 들을 당사자의 입장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퀴어가 싫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자신을 더 숨겨야 하고 남들의 시선에 더 불안해 할 사람들이 있어요. 장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작은 배려의 문제입니다.
+
그나저나 "혐오"란 단어가 어디서 들어와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쓰이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괜한 분란만 일으키는 것 같아 영 껄끄럽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공감을 구해야 할 판에 못된 놈 낙인 찍어 반감만 사고 있는 게 아닌지...
인터넷에 성소수자 행세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실제 성소수자도 아니고 그냥 정의감에 불타서 분탕치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퀴어는 요소이고 로맨스장르라고봐야지요
그렇게 장르를 정하기엔 너무많죠...
정치적요소들어가서 정치영화, 종교적요소들어가서 종교영화라고 장르로 정하지는 않잖아요??
마지막문단 공감하면서 갑자기 왜이렇게 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위에도 댓 남겼지만 퀴어영화=로맨스영화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퀴어요소라고 하면 로맨스에만 국한되서 말하지만 보헤미안랩소디도 퀴어영화지만 엄밀히 로맨스는 아니니까요. 뭐, 이건 그렇다치고 저도 갑자기 이런 글들이 왜 많아졌는지 의문이네요. 분란이 되는 글들 그만 보고 싶네요.


토론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커뮤니티의 감정적 논쟁과 분란이 된 게 안타깝네요
교통정리가 필요해보이긴 합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어떤 하나의 틀에 가둔다는게 이미 차별인데 장르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작품에 대한 호불호 차이를 장르화해서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해주고 포용하는척 하는걸로만 느껴져요. 사랑하는게 주요 분량이면 로맨스, 드라마적 요소가 있다면 드라마도 추가되고 뮤지컬 요소가 있으면 뮤지컬 장르에도 들어가는거겠죠. 근데 퀴어 라는게 하나의 장르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성소수자라는 지칭은 전체 인구에 대비한 '양'적의 의미지 '약자'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사이에는 그 어떠한 힘의 우위도, 사회적 상하관계도 없습니다. 또한 동성애는 하나의 문화나 현상이 아닙니다. 개인의 성향, 본성, 더 나아가 개인 그 자체입니다. 작성자님 말씀처럼 한마디로 '사람'이라는 말이에요. 그 누구도 나에게 그들의 탄생과 존재 자체를 불편해할 권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우린 모두 동등하니까요. 나와는 다름에서 오는 낯설고 생경한 감정,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표현할 자유, 분명히 있구요. 그러나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타인의 존중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라는 양날의 검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상처를 입히고, 입는지 우리는 많이 보아왔잖아요. 모두 다르지만, 또한 모두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커뮤니티니까요. 앞으로 이런 이슈 자체를 금해야 한다는 글의 취지에도 동의합니다. 심판할 자격도 없는 이들이 계속해서 그들을 법정에 세우는 행위 자체가 폭력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전혀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류작가'라는 단어와 비슷한 느낌.


이 공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더라고요...
퀴어영화라는 게 참 애매모호한 것 같아요. 그저 등장인물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왜 그렇게들 불편해하는 건지... LGBT도 그저 취향차이일 뿐인데 왜 그렇게들 혐오하고 싫어하는 것일까요. 어서 이 문제가 사라지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