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넷프릭스] 만족스러운 리메이크, 연출과 열연이 더해져 풍성해지다.
처음에 전 이 영화를 <더 콜러> 리메이크작인지 모른 채 봤습니다. 나중에 리메이크작인걸 알고 차이점을 찾아보니 집이란 공간에서 전화로 과거와 현재의 인물이 통화한다는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이외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두 인물간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설정한 점, 사이코패스라는 인물의 점차 확장되는 살인과 광기 등 캐릭터별 변화가 그렇습니다.
- 소재와 연출, 그리고 열연
타임슬립과 퇴마, 그리고 사이코패스 빌런. 이 어울릴 듯 하면서도 오묘한 이 설정들이 이충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에 적절하게 녹아듭니다. 계속되는 시공간의 변화를 상하좌우 카메라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공간이 흐트러졌다 다시 만들어지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다만 CG는 좀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매력적인 두 배우의 공이 컸다고 생각하는데, 전종서 배우와 이엘 배우입니다. 이엘 배우는 워낙 개성있는 마스크와 연기로 익히 알고 있었는데 전종서 배우는 차가운 표정과 날카로운 목소리 마른 몸까지 사이코패스와 너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소재와 감각적인 연출 거기에 매력적인 연기가 더해져 삼박자가 골고루 조화를 이룬 영화였습니다.
- 캐릭터와 시공간의 전환
처음 친구로 동등한 관계에 있던 영숙과 서연은 중반 이후부터는 연쇄 살인 이후 마치 주종관계로 전환된 듯 어떻게 하면 이 살인을 멈출 수 있을지 분투하는 서연의 고통스러운 표정만 가득합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일방적인 소통, 그리고 살인이후 현재에서 과거를 막으려 하는 역방향으로 전환. 캐릭터의 관계성이 뒤집어 지듯이 과거와 현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다가 결국 결합되는 스토리가 재밌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이 둘의 관계를 1:1에 맞춰서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연출한 점도 좋았습니다.
- 아쉬운 점
다만 후반부까지 미스터리함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던 영화가 서연의 엄마의 모성애 (가족애)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쉬웠습니다. 물론 뒤에 더 큰 스토리를 위한 내막일 수 있지만 조금의 허무함은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뒤에 스토리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긴 했습니다.
-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봤어야!
긴장을 느끼게 하는 사운드, 엔딩으로 치닫을수록 반전에 반전을 더한 뒷통수가 얼얼한 스토리. 인물들을 따라가며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카메라 워킹과 시공간을 무너트리는 트랜디한 연출까지. 집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지만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면 이 영화를 더 온 몸 가득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넷플릭스로 개봉도 물론 축하할 일이지만 극장에서 봤다면 더 재밌고 스릴있게 봤을 거란 아쉬움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