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후 사람들 -창극[트로이의여인들]

어둑해진 산을 걸어올라가면서 기대감으로 많이 설렜습니다
창극이다보니 관람 연령대가 보통공연보다 높은게 보이네요
공연장가면 20-30대가 주축이지만 여긴 30-40대가 많아보입니다.
2016년 초연이후 싱가폴,영국,오스트리아,네델란드등 투어에서 호평으로 받았고 기생충의 정재일 음감이 작곡,싱가포르 출신의 옹켕센이 연출하고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으로 만든 창극인데 2017년 전석 매진이여서 다음에 오면 꼭 보겠다고 제 자신에게 약속한걸 드디어 3연째에 보게됬네요. 트로이의 여인들은 트로이 함락직후에서 이삼일정도의 시간이 배경입니다.
전 창극공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여서 어떤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지 알지만 처음보신분들은 판소리공연도 아니고 서양악도 아닌것이 참 낯설겁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판소리 다섯마당은 그나마 익숙하실텐데 창가는 근대 계몽기에 서양식 악곡에 따라 가창을 전제로 창작된 시가 갈래라고 합니다.
오케스트라 위치에 거문고 아쟁 대금 이 있어서 배우가 소리를 낼때 그 역활에 맞는 악기로 사운드를 만듭니다
트로이의 마지막 왕비인 헤큐바의장엄한 목소리는 거문고, 헥토릐의 아내 안드로마케는 아쟁,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는 대금...
그리고 전쟁의 시발점된 헬레네는 피아노.
대부분의 이야기는 헤큐바가 왕족으로 위엄을 잃지않고 살아남겠다(?)는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무대는 미니멀하고 배우들의에너지가 극장을 채우네요. 전 코러스들의 피맺힌 절규를 몰입감있게 보고있다가 헬레네가 나오고 어머 !!했네요.
젠더프리로 김준수배우가 희대의 미녀 헬레네로 나오는데 (사진 왼쪽 검정색옷이 연출가인데 그 옆 회색옷)이분의 말 또한 희대의 변명입니다. '아프러디테가 날 파리스에게 주기로해서 내 의지 아니였음. 메넬레우스 니가 왜 손님 초청해놓고 어딜 갔음?'이런식으로 말하니 남편이 첨에는 죽이겠다거 찾아왔는데 얼굴 보고 넘어가서 자기배 태우고 돌아감.
여기서 헤큐바가 왕년에 짬밥이 있어서 메넬레우스에게 고년 얼굴보면 니 맘이 바뀔거야 보지말고 죽여!! 헬레네의 말도 안되는 변명에 전남편이 그런가하고 넘어갈거같으니 아니다!! 내가 도망칠수 있도록 여러번 주선 했는데 저년이 안 도망쳤다!! 꼰지르고 스파르타 왕실은 검소해서 황금으로 휘감는 트로이를 선택한거라고 폭로하고 ㅋㅋㅋ
나중에 배에 태우고 그리스로 돌아가서 죽이겠다고 일단 헤큐바를 설득하니 그럼 같은배로 가지말고 다른배로 가시오!!악악!!그래서 일단 메넬레우스 랑 헬레네는 따로 그리스로 퇴장했지만 그후는 둘이 잘......
카산드라가 아가멤논에게 갈때 불길에 휩싸이면서 저주하는씬이 가장 인상깊었고 그리스 연극에서부터 내려온 코로스가 여기서도 중요하게 극을 지배합니다. 왕비 헤큐바의 절규보다도 백성의 코러스가 더 이공연을 보게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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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ctdOrDkwKM
하이라이트지만 동일 공연이에요 ㅎ
그런데 중간에 피아노치는 사람이 음감 정재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