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신의 딸은 춤을 춘다] 감감묻 GV 장문의 리뷰입니다.
오늘 충무로 영화제 - 디렉터스 위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쌀롱 드 시네마 : 감감묻 (GV) 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본 GV는 <신의 딸은 춤을 춘다> 입니다. 이미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 감감묻 중 가장 기대되고 궁금해서 늦은 시간에 진행하는 GV였지만 신청해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댄서로 활동하는 트렌스젠더 신미가 병무청으로부터 입대를 위한 병역판정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오면서 시작합니다. 직접 병무청에 찾아가서 벌어지는 일들은 저에겐 평소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꼬집어 드러냅니다.
특히 엔딩이 저에겐 다소 충격적이어서 이번 GV에서 꼭 묻고싶었는데 GV 말미에 그 엔딩에 대한 변성빈 감독님과 해준 배우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신 모더레이터 이윤정 감독 덕분에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GV 시작 전에 찍은 사진이자 웃음꽃이 핀 현장입니다. ^^ 그리고 제가 앉은 이 자리가 갑자기 변경이 되는데 그 부분은 아쉬운 점과 함께 말미에 적었습니다.)
변성빈 감독님은 이 영화가 불편할 수 있다는 시선도 충분히 알고 계셨고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촬영하셨다고 합니다. GV 에서도 아주 천천히 하지만 자신의 생각엔 강단있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감독님의 말을 통해 왜 이 영화를 만들었고, 트렌스젠더를 주인공으로 했는지, 그리고 이 영화를 위한 진실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해준 배우님은 이 영화에서 상징적인 춤에 대한 이야기와 신미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들, 그리고 실제 신미와 같은 상황을 겪어보진 않았지만 (국방의 의무를 착실히 수행하셨다고 ㅎㅎ) 평소 겪는 고충이 극 중 신미와 비슷했다는 말씀을 진솔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생각치 못한 부분의 고충과 고민을 들어서 조금 놀라면서도 '타인의 생각과 시선에 내 성별이 좌지우지된다'는 말에 아주 큰 공감을 했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정해지는 나,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이 이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셔서 GV 에서 많이 웃었습니다 ㅎㅎ
김우겸 배우님은 이 작품에 대한 배우로서 가졌던 생각과 노력을 했는지 말하셨습니다. 다정하시면서도 배우로 연기에 참 진지하고 노력하시는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변성빈 감독님과 이미 여러번 작품을 찍으셨기에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과 한 세 작품이 모두 같은 이름이더라구요. 변성빈 유니버스가 되는거냐 하신 모더레이터 이윤정 감독님의 말이 재밌었습니다 ㅎㅎ
물론 몇 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어제 익스트림 무비에서도 봤던 의견인데, 현장 참여한 분들의 질문보다 줌에서 시청하는 분의 질문에 더 집중한다고 느꼈습니다. 줌에 계신분에게 질문을 한 번 받았는데 같은 분께 또 질문이 있으면 해달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현장 참여는 미리 질문지 작성을 해달라고 했는데 작성중에 GV가 시작됐어요. 결국 제 질문은 스태프분이 질문있으면 문자보내라고 알려주신 연락처로 전달하게 됐습니다. 다른 분들도 설문지를 내지 않은걸로 기억하는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서 작은 소음도 크게 들릴 거 같아 중간에 직원분을 부르기도 어려웠습니다;
현장에 있는 관객에게 소흘하다는 느낌을 받아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자리 이동도 아쉬웠습니다. 촬영 카메라에 관객의 뒷모습이 많이 잡히는지 현장에서 여러명의 관객이 여러번 의자를 옮겨야 했어요. 그 중에 저도 있었구요. 전 시작 5~7분 전 입장해서 앞 열 가운데에 앉았었는데, 한 번 좀 더 뒤로가달라 요청하셔서 조금 이동했습니다.그런데 GV 시작전에 갑자기 저에게 2열 사이드로 옮기라고 하시더라구요. 우선 곧 시작하니 2열 사이드에 앉았는데 이미 바로 앞에 다른 관객분이 앉아계셨기에 전 앞이 한참 가려진 상태가 됐습니다. 단차없는 객석에 무대도 단차가 거의 없어서 감독님은 거의 못보는 상태로 GV를 봤습니다 ㅠ
원래 제 자리에서 마지막 2열로 옮겨간 자리입니다. (앞에 계셨던 분은 모자이크 처리.) 덕분에 감독님 보려고 열심히 좌우로 움직여가면서 봤네요;; 물론 중간에 의자를 옮길수도 있었지만 제 왼쪽엔 이미 다른 분이 앉아계셨고, 오른쪽도 사이드 뒤쪽에 한 분 계셨어요. 그리고 위에 적었듯이 너무 조용한 상황에 의자를 움직이거나 제가 이동하면 자칫 방해가 될거 같아서 그냥 봤습니다..
퇴장하면서 직원분께 이렇게 자리 이동이 여러번 있냐 여쭤봤는데 이번 영화 <신의 딸은 춤을 춘다> 가 관객이 많아서 조금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좌석은 정말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꼭 보고싶었던 영화도 미리 보고, 관객으로 직접 현장에서 감독님과 배우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라 좋은 기억만 안고 가려합니다 ^^
내일도 같은 장소로 단편 GV를 보러가는데 즐겁게 잘 보고 올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현장 스태프분들이 참 친절하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