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시사] 로맨틱 코미디 : 깊이가 많이 아쉬운 다큐(스포?)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루비 스팍스' (Ruby Sparks)
'신의 나라' (God's Own Country)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미리 봐두면 좋을 듯한 영화들 (안 봐도 상관없어요.)
PC 시대의 얄팍한 비판만이 존재하는 가소로운 덕력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의 팬임은 확실합니다. 얼마나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봤는지 그리고 자신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사랑에 대해 러브레터를 쓰기보단 21세기 PC 시대에 다시 봤을 때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가 얼마나 문제가 많고 발전이 없는 장르였는지에 대해 까기 시작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란 제목이 민망하게 주로 장르를 까는 데에 러닝타임을 소모합니다.
물론 애정 어린 시선도 존재하고 후반의 노라 에프론이란 유일무이하게 걸출했던 로맨틱 코미디의 여성작가를 이야기하지만 그냥 언급에 그칩니다. 이 작품이 전반적으로 그래요. 담아내고 싶은 건 많고 러닝타임은 길게 가고 싶지 않았던 건지 다 얄팍하게 언급합니다. 이러면 그냥 1회 성 소비에 불과하게 돼요. 제가 위의 네 작품을 적어 놓긴 했지만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저 작품을 다 찾아볼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 작품엔 여러 파트로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다룰 거면 파트를 줄이고 좀 더 집중해서 장르에 대해서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았을 겁니다. 러닝타임도 78분에 불과하고 대부분 영화 클립과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작품인데 러닝타임의 압박을 그렇게 받을 일이 있었을까요.
로맨틱 코미디의 몰락
제가 동의하는 바는 하나 같습니다. 확실히 로맨틱 코미디의 황금기의 작품들은 지극히 백인 중산층 이상의 이야기고 남성 중심적이었고 지금 기준으로 신고도 가능한 일도 많았으며 지극히 마초적이었습니다. 그 원인을 할리우드의 남성 중심적 제작 환경으로 꼽았고, 이후의 몰락한 것도 내용은 거기서 거기인데 소재만 바꿔서 냈던 것이죠. 저만해도 로맨틱 코미디를 안 보기 시작한 게 이런 설정까지 참아줘야 하는 건가란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그에 대한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엄밀히 말해 전혀 장르적으로 다른 장르에요. 그런 부분부터 이 사람이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있긴 한 건가란 의심이 들기 시작했고요. 결국 연애의 판타지를 소비하는 장르인 건데 아예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들고 와서 로맨틱 코미디의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그런 장르의 작품들을 소비하는 층과 다른 층인 건데 적어도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를 이야기하는 다큐가 그런 이해도 떨어지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서부터 작품에 대한 집중도가 확 떨어졌습니다.
작품을 많이 봤다고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본인의 현재의 취향을 대안이라고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봐요. <신의 나라>를 로코의 대안으로 볼 작품은 아니잖아요. 꼭 대안이라고 소개한 건 아니지만 굳이 거기서 보여줬으니까요.
감상기
저도 오랜 로맨틱 코미디의 팬이었지만 좀 실망스러운 다큐였어요. 관점도 그렇고 내용 전개도 그렇고 결말까지 별로였어요. 런닝타임도 더 못 가져갈 분량도 아니었고 작가의 역량 부족이었다고 봐요. 로코 기획전에 끼워 넣을만한 장르의 작품이라 소개되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근래에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대안적 작품으로 가장 잘 나온 작품이 바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었다고 생각해요. 백인이 아니면서 로맨틱한 코미디이면서 사회적 문제도 다루고 있지요. 게다가 결국 판타지로 끝내기도 하고요. 사실 할리우드의 자본력이면 두 시간 동안 이런 규모의 로맨틱 코미디를 찍을 수도 있는 건데 그런 작품이 근래에 본 적이 오래된 거 같아요. 무엇보다도 로코를 남성 중심적이고 여성의 성 역할을 강요하는 장르라고 했지만 할리우드 여배우의 전성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로코였고 여배우들도 로코로 스타덤에 올라서 이후에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낸 파워 있는 배우들로 성장했음을 감안하면 그런 로코의 여왕 계보가 끊긴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기도 하네요.
사실 이런 얘기 쓰는 게 조금은 조심스러워서 감상기를 미루고 미뤘다가 이제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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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흥행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