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 장기 실종아동 가족의 서로 다른 시선
오늘 영화 <증발>을 봤습니다.
혼자 대관이라 아주 편하게 관람했는데 아시겠지만 영화 내용은 전혀 편하지 않습니다.
2000년 4월 4일 6살 준원이가 실종되면서 메스컴과 기자들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사라진 소녀 이야기로 들썩였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준원이의 사진과 아동 실종 관련 영상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 <증발>은 준원이의 실종에 대한 관찰과 수사, 그리고 남겨진 가족의 슬픔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샘솟는 슬픔보단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만들어진 가족간의 틈과 균열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종된 가족을 자신의 인생을 다바쳐서라도 찾으려는 자, 한없이 기다리는 자, 포기하는 자, 그리고 점점 소외되어가는 자와 같은 가족구성원의 서로 다른 시선. 저는 이들의 서로 다른 행동과 생각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감히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선택이 이해될만한 가족 개개인의 사정과 슬픔의 깊이 때문이지요.
담담한 진행이지만 아주 깊은 슬픔이 잔뜩 묻어나는 영화여서 보는 내내 제가 가늠할 수 없는 가족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잊고 지냈던 그 시간동안, 나는 내 청춘의 삶을 살고 있던 그 순간에도 어느 한 켠에선 아직 멈춰있는 시간을 살고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함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영화였습니다.
이번 12월 2일 10시에 메가박스에서 빵원티켓 이벤트도 하던데 많은 분들이 보시고 잊혀진 이들의 모습을 다시금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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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부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영화 예고편 볼때마다 아버지가 준원이 이름 말하는것만 들어도 먹먹해서 보기 망설여졌는데 누누님 후기보니까 한번 봐보고 싶어지네요
덕분에 0원 티켓 도전해 볼까 봐요. 저는 종로를 헤매이며 로맨틱 코메디를 쫓아 다녔는데 이건 다큐멘터리인가 봅니다. 중간에 영화제목이 실종으로 바뀌어 있어요. 편안한 잠자리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