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콜> 후기 (약스포)
원래 넷플릭스를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30일 체험을 처음으로 시작했네요 ㅋㅋ
코로나로 인해서 극장개봉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로 직행한 영화이고, 그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였습니다.
사운드나 미장센이 (다른 분들이 짚어주셨던 것처럼) 극장에서 볼수록 더 빛을 낼 영화라 분명 관객들을 극장에서 만났다면 지금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 같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탄스러웠던 건 뭐니뭐니해도 미장센이였습니다.
여러모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리시가 듬뿍 묻어나 있어서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영상의 분위기를 한껏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개봉했던 한국 스릴러들 중 영상미가 돋보였던 유일한 영화가 <디바>였는데, 이 영화가 사실상 뛰어넘었다고 봅니다.
확실히 이국적인 색감이 많이 느껴졌는데, 엔딩크레딧을 보니 색보정 작업을 해외에서 했더라고요.
그 외에도 인상적인 사운드와 음악도 영화의 긴장감을 최고치로 끌어올려줍니다.
전자음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인상적인 음악들이 넘쳐났는데 달파란 음악감독답게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봅니다.
평이 갈려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각본이나 연출도 기대 이상이였습니다.
시나리오의 소재들만 보자면 모두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익숙한 것들인데, 그런 소재들을 새롭게 배합해서 신선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특히 갈수록 살인마가 되어가는 영숙의 심리 변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였네요. (개인적으론 이 영화의 홍보 방향이 중후반부 전개를 너무 다 까발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특히 멀티엔딩인지 반전인지 모호한 결말 부분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곱씹어볼수록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연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분명히 존재하는 시나리오의 개연성 문제나 허점들을 기똥찬 연출로 다 상쇄시킨다고 느껴질 정도로 능숙했습니다.
<몸 값>때도 느꼈지만, 확실히 긴장감이 넘치거나 계속해서 뒤집히는 플롯을 연출하는 데 재능이 있는 것 같네요.
CG 사용도 너무 어색하진 않아서 괜찮은 편이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완성시키는 건 배우들의 연기라고 봅니다.
올해의 한국영화 캐릭터라고 불릴 만한 인상깊은 배역을 완벽하게 연기한 전종서와 (전반적으로 영숙에 밀려서 존재감은 떨어지지만) 서연 역을 맡은 박신혜의 불안에 휩싸이는 연기가 굉장했습니다.
많은 조연들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였지만, 영화를 다 보고 기억에 가장 남는 배우는 결국 전종서인 것 같습니다.
내년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고 다니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영화들이랑 취향이 잘 맞아서 (사냥의 시간도 꽤 좋게 봤습니다) 너무 취향저격당한 영화인데, 호불호가 갈리는 게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영화 전체의 단점이 더 크게 다가오는지,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오는지에 따라 영화의 평가가 갈릴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아마 크게 흥행했을 텐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