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리뷰 - 악습과 편견을 넘어 (스포일러)

이 영화는 제작국가는 스웨덴과 조지아이다. 감독인 레반 아킨은 스웨덴 사람이지만, 그의 부모가 조지아 출신이라 그렇다. 조지아라는 나라는 생소할 수 있는 이 나라는 한때 그루지야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지만 러시아어 발음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으로 각국 대사관에 그루지야라고 불려지고 있는 나라에게는 조지아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한 후에는 조지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영화의 배경지는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이다. 그 때문인지 조지아에서는 2019년 11년 8일부터 10일까지 트빌리시의 5개 극장과 바투미 (작중 등장인물 이라클리의 고향)의 1개 극장에서 공개되었다. 모든 티켓은 즉시 매진되었지만, 순순히 개봉된 영화는 아니라고 한다.
"동성애 영화"라는 이유로 조지아의 보수적인 단체와 친러시아 단체들은 반대를 넘어서 극장 앞에서 시위까지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성소수자 영화제도 열리고, 성소수자 관련 영화들은 큰 검열 없이 공개되는 것에 비하면 조지아라는 나라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나라라고 추측된다. 찾아보니 이 영화는 조지아 최초의 장편 성소수자 영화라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경찰은 6개의 영화관 앞에 배치되었고,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심지어 시위대들은 극장 내부까지 침입 시도까지 했으며 폭죽까지 던졌다는데, 어찌저찌 상영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성소수자 영화가 제작되고 개봉하는 것 자체가 이렇게 큰 사건인 나라인 것이다.
이 시위대 사태로 감독인 레반 아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부 보수 단체와 교회는 기본적으로 이 영화를 비난했고 사람들이 매진된 극장에 관람하러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은 용감했으며, 영화를 본다고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 폭행을 당할 위험이 있어야한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 이 영화는 사랑과 연민으로 만들었다. 조지아에 보내는 연애 편지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조지아의 문화를 되찾고 재정의하고 싶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암흑기이며 이루어지고 있는 시위행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러한 어둠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스포일러 주의 -
이러한 조지아의 사정은 영화 내에서 느낄수 있었다. 영화에서 알레코라는 무용 선생은 섬세한 무용을 구사하는 메라비에게 "남성적 춤을 춰"라고 춤을 제약한다. 이 춤은 선생님의 신념일 뿐만 아니라 조지아라는 나라의 전통이라는 악습이자 전유물이다. 조지아 무용은 작중에서 내내 조지아의 얼을 넣으라는 등, 조지아의 자랑스러운 전통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이라는 말로 무용수들의 모든 것이 발이 묶여있는 셈인 것이다. 자유롭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하지만 메라비도 이라클리를 만나면서 서서히 이러한 전통을 따르지 않게 된다.
이 전통이라는 악습의 제약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메라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너무나도 잘 담아낸다. 이라클리를 만나면서 하고 싶은 춤을 추고, 서서히 그에게도 끌리면서 메라비의 태도나 표정 또한 밝아진다. 이웃이나 가족에게 애정표현 하나 안하던 그도 이라클리를 만나고나서는 할머니에게 뽀뽀를 할정도였으니.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사랑을 나누는 메라비와 이라클리의 모습은 이러한 조지아의 억압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다. 이러한 사랑은 결국 메라비 스스로도 결국 깨닫게 된다. 이러한 악습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전통의 신념자들 앞에서 악습으로 이루어진 춤이 아닌 하고 싶은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기품이 있었고, 고상한 모습이였다. 메라비가 스스로 악습을 깨고 스스로 자유가 된 순간이였으며, 나 또한 그 순간 메라비가 되었고 느낄 수 있었기에.
포스터가 Youth, Love, Dance 세종류가 있는 것은 각각의 메시지가 전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춤을 추며 맞서 싸우는 성장한 메라비와 억압에서 벗어난다는 메시지와 젊은 날들의 이야기들. 가난과 차별. 억압. 그에 대한 것들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누구든지 이 영화를 본다면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느끼리라고 믿는다.
+ 영화 속에서 아르메니아와 러시아에 관해 정말 짧게 언급이 된다. 지나가는 대사로 러시아의 국경이 자주 바뀌더라.. 누가 아르메니아인과 사귄다던데.. 이런 식의 대사가 있다. 조지아는 구소련 국가였고, 러시아 때문에 그루지야라고 불리기도 했고, 여러가지 서로 안 좋은 감정이 있을 것 같다. 자세한 역사는 모르지만... 아마도 우크라이나의 크림 영토를 러시아에 강제 병합한 사태를 간접적이나마 비판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르메니아와는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을 두고 최근까지도 전쟁이 날 정도로 사이가 엄청나게 좋지 않다.
+ 메라비 역의 레반 겔바키아니는 1997년 12월 30일생의 실제로 무용수라고 하며, 배우로는 첫 작품이며 독특하게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이라칼리 역의 Bachi Valishvili 배우분 또한 1995년 6월 24일생의 무용수라고 하며 첫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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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자유롭게 춤추는 모습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이와 동시에 오디션에서의 그 춤으로 발목이 완전 나가서 댄서 생활 접게 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네요 ^^;)

러시아가 동성애 혐오가 엄청난가 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