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후기 및 아름다운 LP판 투명 포스터
익무에서 영업(?) 당해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를 보러 갔습니다. 처음에 영화 포스터만 보고 '가끔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클래식 연주만 찾아 듣는 라이트한 팬인데 영화관 가서 꿀잠 자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관람할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렇지만 영화 오프닝부터 감탄했습니다.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으로 포문을 여는데 관객의 집중을 확 끌어모았습니다. 관람평을 보니 아쉬워하는 분들이 꽤 계셨지만, <베토벤의 열정>이나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와 같이 대중들이 알만한 곡은 길게 연주하고 슈만이나 바흐의 잔잔한 곡들은 배경음악으로 삽입시켜 일반 관중의 지루함을 없앴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만약 비운의 천재 이야기라거나 포장한 자서전 형태였다면 몹시 실망했을 텐데, 나이 든 한 마에스트로의 심리 상태를 덤덤하게 다루며 음악을 조화롭게 많이 들려주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뇌리에 박힌 장면을 꼽아 보자면, 시계 초침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헨리 콜의 예민한 청각 상태, 무대 공포증으로 귀가 먹먹해지고 흑건이 사라지는 환상, 쇼팽 같은 곡이 연주 도중에 막히는 걱정,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그림이 흘러내리듯 움직이는 모습, 소독약 냄새가 풍기는 듯한 수영장 풍경 등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꼽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관에서 듣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화면을 메우는 콩나물 대가리 같은 음표로 가득찬 악보입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음악 평론가인 헬렌과의 관계가 그러합니다. 케이티 홈즈의 연기는 훌륭했고 사랑스러웠지만... 그냥 기자와 한 마에스트로 관계로 표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웠습니다. (피아노 전공을 단념하고 글을 쓰는 기자로 전향한 설정과 그녀의 입으로 니체의 글귀를 읊는 건 좋았습니다.) 제 느낌은 영화 내내 둘의 썸으로 아슬아슬했어요😭 그렇지만 매니저 파울과 니체 박물관 수위 펠릭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시, 따라다니는 꼬마 아이 캐릭터는 약방의 감초처럼 잔잔한 미소를 던져주었습니다.
관객들 매너도 무척 훌륭해서 유쾌한 장면에서 함께 피식 웃었고, 연주 내내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고요했으며, 약속이나 한 듯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대부분 앉아계셨습니다. (대개 굿즈 수령하려고 우르르 나가는데 신기했어요☺️) 영화관 안 사람들이 모두 같은 감정인 것 같아 오랜만에 행복하게 관람했습니다.
무한 감동받은 아름다운 투명 포스터💖💖💖 영화관 직원분이 꺼내 주시는데 우와하고 감탄사가 나왔어요. 투명 포스터가 영롱한 건 익히 들어 알았지만... LP판 디자인에 플레이리스트까지! 😭😭 집에 오자마자 방에 전시해두었습니다.
익무님들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내려가기 전 꼭 보세요... 아니 두 번 보세요. 투명 포스터도 꼭꼭 받으세요. 관람 추천합니다!
추천인 24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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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포스터라 실물이 넘 예뻐요🌝
전 옆쪽 뒷쪽으로 마스크도 안쓰고
피아노 선율에 맞춰 팝콘 아그작 씹어대는 소리ᆢ
이건 피아노 소리도 팝콘 소리도 아녀ㅠㅠ
포스터도 이미 동났다는ㅠㅠ
이 영화도 앞 좌석에 팝콘이랑 음료 드시는 분이 있긴 했는데 조용히 녹여 드시던데, 어쩜 다른 영화들은 러닝타임 내내 쉴 새 없이 와그작와그작 드시던지... 꼭 그런 분은 주변에 앉아요😭 그쵸? 디카프리오전에서 관크가 심해 마음 고생했는데 이 영화로 치유했습니당...
마스크 안쓰고 팝콘먹는 딱 셋이 제 주변에만;;; (+ 신발까지 벗고)
배경음악이 계속 피아노 선율인듯해 얼른 앞쪽 사람없는 곳으로 옮겨 쾌적하게 관람할수 있었답니다
너무 이쁘네요
CGV 공지보면 광주랑 대전은 200장 수량으로 넉넉하던데 서울은 바닥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너무 예쁜데 남으면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합니다🤔
아악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영화 <인턴> 같은 줄 알았는데... 그녀의 볼에 묻은.. 부터 시작해서 하... 둘의 관계만 아니면 음악, 편집, 풍경 모두 완벽했는데 말이죠ㅠ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앗 이레님 피아노 전공자 아니신가요😭 애호가까지 못되는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일단 관람 전에 예고 영상을 보니 연주 스타일이 바렌보임처럼 품위있고 간결하다고 느껴 마음에 들어 보러갔습니다.(러닝타임 내내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스타일이면 힘들 것 같아서요..) 베토벤 열정도 3악장을 완곡 연주하는게 아니라서 한줄평을 보면 짧아서 아쉽다는 분들이 꽤 계셨어요. 하바네라도 연탄곡이라는데 의의를... 주인공이 '무대 공포증'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연주하기 빡센 쇼팽과 베토벤의 까만 악보와 연주를 보여줘서 이해가 갔고요. 영화 내내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은 딱 들으면 슈만, 라흐마니노프구나 하는 우울하고 차가운 피아노&교향곡이었습니다. 자세한 곡들은 스포가 될까봐 말은 아낍니다ㅎㅎ 전반적으로 영국 노신사 같은 주인공+가을의 쓸쓸한 향취+가정사에서 오는 공허함을 담은 선곡들이었어요. 또한 주인공이 독일 작곡가들을 애정합니다🖤 연주 이외에도 음악 전공자들이 공감하실 법한 심리상태와 의도한 유머들이 꽤 나옵니다. 저는 반 밖에 못알아 차린 것 같아요😭😭 이레님이 보고 오셔서 런치모임에서 말한 조크들을 해석해주세요ㅠ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연주 시절 예프게니 키신 똑 닮은 아이도 나와요ㅎㅎ 백팩 맨 남성 관객만 쓱 나가고, 전공자 포스를 풍기는 코트 입은 젊은 남성분들과 클래식 애호가 느낌의 중년 여성분들은 엔딩크레딧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으니 제 착각이 아닐거라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시간이 안맞아서 계속 못보고 있는데...ㅠㅠ
부디 오래오래 걸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나저나 관객들 매너 좋으면 행복해지는 거 초공감합니다.
부디 저에게도 상영관 관람객운이 좋기를 +_+
주말&평일 활용하여 씨집 지방관과 씨네큐브 두탕 뛰었는데 모두 투명 포스터 수령했습니다! 한 장은 상영 종료 후 익무에 나눔할까 생각 중입니다. 메가박스는 빵원티켓 때문에 아마...😭
저번 주말이면 배포 기간에 포함되는데🥺🥺 혹시 들릴 일 있으시면 티켓 인증하고 꼭 수령하셔요.
굿즈 증정 관련해선 워낙 깐깐한 지점이라...
요즘 볼 것이 없어서 극장에 갈 일이 없었는데 한번 보러 가봐야겠습니다. 아마 포스터는 소진되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볼 때의 감정이니깐요😊
솔직히 연기력을 요하는 배역이 아니었..ㅎㅎ 피아노 연주할 때 실제로 안치는게 티가 많이 났긴 했지만, 착하고 사랑스러웠고 눈꼬리가 처진 눈동자가 예쁜 케이티 홈즈였습니다😊 셋져님 평가도 궁금해져요. 영업에 성공해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