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세 자매' 아주 뒤 늦은 짧은 후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린지 벌써 3주가 지났는데
이제서야 뒤늦게 이승원 감독님의 '세 자매' 후기를 짧게 남겨봅니다
이승원 감독님의 전작인 '소통과 거짓말'은 좋게 봤었는데 몇 년 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 '해피뻐스데이'는 흥미롭고 인상 깊게는 봤지만 몇몇 장면에서 소수자에 대한 희롱과 폭력 등과 장면 묘사들이 눈살이 찌푸러지게 만들어 썩 유쾌하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있었어요
당시 GV에서 한 관객의 이런 불쾌함을 이야기했고 감독님이 눈물까지 보이며 그런 의도는 아니였다며 해명 아닌 해명을 했고 부인이신 김선영 배우도 감독님의 어린 시절이야기와 자신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일종의 자학, 자조적인 표현인데 그게 제대로 잘 드러나지 못한 것 같다는 설명까지 했고 GV가 끝나고 퇴장로에서도 감독님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하며 진심으로 설명을 하던 모습도 기억이나는데
어찌됐던 감독의 자신의 의도나 메세지를 적절히 전달하지 못했던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인지 감독님의 신작에 선뜻 손이 가지않은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배우가 주연이라는 점과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덜 과격하고 유연하다'라는 설명과 15세 관람가 등급을 보고 살짝 기대하며 예매를 했던 작품이에요
결론 부터 말하자면 프로그래머의 설명처럼 전작보다 훨씬 덜 과격하고 유연해졌지만 감독님이 하려는 메세지는 오히려 더 묵직하고 선명하게 잘 다가오더군요
각자 개성있는 세 자매의 캐릭터와 그들이 각각 처해있는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며 이야기와 감정들을 점점 하나의 지점으로 모으다가 후반부에 이 감정들이 모여 폭발하듯 터지는 씬에 영화의 힘이 느껴지더군요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설명을 못하지만 상영후 GV에서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가족이나 또는 어떤 관계에서 잘못을 했으면 제발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제발 사과하세요!'라며 단호하게 말씀 하셨는데 그 말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내내 가슴에 남았어요
이런 묵직하고 선명한 이야기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문소리 배우와 김선영 배우는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 주는 배우인데 이번 작품에서 역시 제몫의 연기를 다 보여주었어요
문소리 배우는 타인에게 보여 지는 절제된 감정, 외적인 모습, 종교적인 신념과는 상반되는 자신의 진실된 감정 사이의 괴리감이 큰 캐릭터인 '미연'역을 연기하면서 겉으로는 숨기면도 조금씩 세어나오는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했어요
김선영 배우는 조금은 답답할 정도로 내향적이고 모든 것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희옥'역을 소화했는데 이런 답답한 모습들을 얼굴 하나, 손짓 하나, 발성 하나 까지 완벽하게 연기했고 정말 몇몇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연기를 잘해서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두 배우야 원래 연기를 잘 한다고 다들 잘 알고있겠지만
장윤주 배우의 연기도 도드라지더군요
다소 거칠고 철이 없이 막 사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도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나름 고민하고 노력하려는 '미옥'역을 소화했는데
개인적으로 모델 시절부터 팬이라 항상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있었고 이후 예능이나 라디오DJ 활동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끼와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서 연기도 곧잘 할것 같다고 생각을 하더 와중 '베테랑'에서 제대로된 이름도 없는 미쓰봉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분명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있는데 너무 짧게 나오고 단순한 기능적인 캐릭터라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아쉬움없이 자신의 능력을 맘껏 보여준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배역에 자신이 없어 시나리오는 2번이나 거절했는데 문소리배우와 김선영 배우가 도와줄테니 같이 해보자고 설득 끝에 머리를 노락색으로 탈색하고 배역에 도전했다고 하네요
최근에 '시민 덕희'에도 캐스팅돼 촬영중이라는데 앞으로스크린 속의 모습들도 기대 됩니다
감독님이 하려던 중심 메세지와 각자 개성이 확실한 세명의 주연 캐릭터들과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고 인상 깊었던 작품이네요
엔딩 크레딧에 처음 흘러 나오던 이소라의 노래도 영화와 너무 잘 어울렸고 극중에서도 나오고 엔딩 크레딧에서 두번째로 나온 노래의 작사를 감독님이 직접하신 것 같던데 이 노래 가사도 재미있더군요
벌써 3주전에 본 작품이라 그냥 생각나는대로 두서 없이 폰으로 주저리 주저리써봤네요
1월 개봉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리던데 빨리 정식 개봉해서 다시 또 한번 보고 싶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봤으면 좋겠네요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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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개봉이라니... 아티스트뱃지 선정작으로 되면 좋겠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