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두 가족에 집중을 했다면 좋았을 [종이꽃]
익무 예매권 포함해서 아버지 모시고 보고 왔습니다.
안그래도 <담보> 재미있게 봤다던 주변 분들이 <종이꽃>도 추천해줬다고
보러가자고 하시더라구요.
보고 나서 아버지께서는 안성기 설정 중에 하나만 없었으면 좋았겠다,
2년 전에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든 경험 때문인지
<업사이드>를 봤을 때처럼 나도 저렇게 될까봐 가슴이 철렁했다고 하시더군요.
티켓 아래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선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여러 익무분들이 지적하셨던 것처럼 기법이 굉장히 올드해요.
http://www.sjnews.co.kr/news_gisa/gisa_view.htm?gisa_idx=54592
(2019년 기사입니다)
이미 무연고 사망자 장례식은 지자체에서 1인당 75만원을 지급하고
장례식장이 장례식을 치뤄줍니다. 상조회사가 낄 여지가 없는데요.
이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아주 오래 전에 써뒀던 시나리오로 지금 제작한 걸까?' 였습니다.
미스 월드 대회를 추진하는 가상의 송영시라던가,
외국 사절을 챙기는 데 급급한 고리타분한 시장 등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영화가 보여주려는 모습이 와닿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가장 난감했던 건 장례를 치르고
국수집 식구들이 자기 옷을 들어올리면서 배를 보여주던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성인군자를 만든 게 아니었을까요ㅠㅠ
아무리 영화라도 이건 과합니다.
유진님이 연기한 고은숙 연기가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하신 분도 있는데
저는 국수집 사장님 관련 내용이 보기 힘들었어요.
... 아무튼 국수집의 등장 이후로 영화의 개연성은 들쭉날쭉해지기 시작합니다.
국수집 사장과 국수집 식구들은 시신을 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조연이라기엔
작중에서 비중이 너무 큽니다.
이 영화를 보러 오신 분들이
각각 다른 편부모 가정이 어떻게 좋이꽃을 피울까 기대했을 것 같은데
(스틸컷과 시놉시스만 보면 국수집 식구들이 등장할 거라 생각도 못하죠)
두 가족간 빌드업을 잘 해나가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된 느낌이 있어서 아쉽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담쟁이>의 익무 회원분 감상평 와장창보다는 나은 결말이라 나쁘진 않습니다.
'뭘 좋아할 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근데 수습이 안 되니까 어떻게든 결말은 내 볼게'
종이꽃, 담쟁이 둘 다 보면서 들던 생각이었네요.
그래도 두 가족 간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부분 만큼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 올라가게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인 5
댓글 4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물론 좀만 더 골몰했더라면 훨씬 나은 설정을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