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너를 정리하는 법》 추천합니다
가끔 보고싶다 보고싶다 노래를 부르던 영화를 봤을 때, 그리고 그 영화가 기대에 부합했을 때만큼 짜릿한 게 없죠. 이 영화가 그랬습니다.
예전에 익무에도 쓴 글이 있어 소개는 이 글로 대신하고요
https://extmovie.com/index.php?mid=movietalk&member_srl=9638&page=6&document_srl=53433380
물건을 정리(整理)하면서 감정을 정리하는 일도 생기고 사람의 추억도 찾아주고 특히 옛 연인을 만나서 정리(定離) 하는 일도 일어납니다. 시놉만 들으면 플롯이 굉장히 단순하고 뻔한 내용일 것 같은데 감독이 정리를 잘 해서 좋은 영화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를테면 인물을 무심하게 툭 던져놓은 것 같아도 그 안에서 멋진 장면 연출을 합니다. 특히 주인공 진이 옛 연인인 아임을 만날 때의 복잡한 감정을 화면 안에 잘 담아내더군요.
GV에서 어떤 관객이 4:3 화면비 얘기도 했는데 그만큼 화면구성을 깔끔하게 해서 그 안에서 미장센을 정리정돈하려고 한 건 아니었을까 저만 생각해 봐~요
《배드 지니어스》의 추티몬 배우, 스스로 정리의 화신이 되어 흑백의 단색 옷만 입고 등장하는데요, 감정연기도 보여주지만 영화 속에서 미세하게 돋아나는 감정도 잘 캐치합니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고 그 표현들을 잘 해냅니다. 이 영화로 제14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이유가 있더라고요.
재밌는 사실은 '정리의 여왕'으로 등극한 곤도 마리에의 안티테제로 만든 영화인데 곤도가 자신의 푸티지를 쓰게 해 줬네요 ㅋㅋㅋ
정말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였습니다. 극장개봉은 없는 것 같고 넷플릭스에 올라올 예정이니 영업하고 갑니다.
* 일상 사운드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꽤 입체감있게 들리는데 돌비 서라운드를 채용했더군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