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소녀들]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다른 영화네요. 약스포
어제 저녁 용산 아트하우스관에서 익무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태양의 소녀들 보고 왔습니다.
관객은 저 포함 총 5명이었고 남자 2 + 여자 3명 모두 혼자 온 사람들이라 한줄에 한명씩 앉아서
모두가 조용히 영화를 감상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딱히 피곤하지도 않았구요.
오랫만에 와 본 용산 아트하우스관은 마스킹도 해 주고 스크린도 크고 선명하고 명씨네에서 주로 보다
여기와서 보니 좋긴 좋구나 싶더라구요.
그런데 묘하게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공감이 좀 안가더라구요.
영화가 말하고 있는 IS의 테러로 인한 여성들의 고통과, 그로 인해 총을 잡고 일어선 분노는 이해가 갑니다.
다만 공감이 안 간 부분은 그 표현방식이었습니다. 뭐랄까요 군대에 다녀온 남자라면 저 장면에서 저게 말이 돼?
싶은 장면들이 좀 많았습니다. 외국이야 우리처럼 강제 징병제가 없으니 군대는 안 갔다 왔더라도 이런류의
영화를 만들려면 좀 고증을 철저히 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여러 장면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몇 장면만 얘기하자면
후방이나 참호 속이면 그래도 이해를 하겠는데 언제 총알이 날라올지, 적이 침입할지 모르는 최전선 긴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모든 대원들이 다 모여 앉아 여성 연대를 외치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마치 월드워Z 이스라엘 공방전에서
좀비들 몰려드는데 노래 불러서 파탄을 불러일으킨 장면을 연상시켰고
총을 쏘며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게 아니라 적들이 침입해 숨어 있고 서로 대치중인 상황에서 갑작스레
아라라라라라라~~하면서 소리를 지으면서 여자 대원이 뛰쳐나가더군요. 뭐야? 아니 왜 저래? 심히 당황스러웠네요.
정말 누군가가 뛰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머지 대원들이 엄호 사격을 해 주고 몸을 숙여 잽싸게 뛰쳐나가야 하고
백번 양보해서 뛰쳐나간다 해도 조용히 후다닥 뛰어나가야지 무슨 나 여기 있으니 제발 날 죽여주오~라는 듯이
고함을 지르며 나 홀로 뛰쳐나가다니. 적진에 원수라도 있으면 모를까 적이 누군지 얼굴도 안 보이는 상황인데요.
정말로 바로 총 맞아 죽더군요. 그리고 주인공 분노하구요. 정규 군사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변호사 출신 여자가
건물 옥상에서 은폐 엄폐하고 쏘는 적군을 피해 1층에서 옥상으로 저격용 총도 아닌 기관총으로 앞에 모래주머니에
한발 맞추는 것도 없이 깔끔하게 맞추더군요. 오락 액션 영화라면 그냥 이해해 줄 수 있겠는데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닌데 이런 식의 연출은 아쉽더군요.
뭐랄까 여성 연대와 여성들의 용맹함 이런걸 보여주기 위해 너무 작위적인 연출을 해 놓은게 많더라구요.
게다가 태양의 소녀들이라는데 정작 영화에서 소녀들은 나오지도 않습니다.
제목만 보고 어린 소녀들이 총을 들었나 보다 했는데 애 엄마 들이에요. 모성애에 대한 묘사는 많은데
정작 9~10세의 여자아이들이 성노예로 참혹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건 묘사되지도 않아요. 말로만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영화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게 뭔지 좀 아리송해 집니다.
왜 네이버 전문가 평점이 5.75 인지, 칸 영화제 공개 당시 극명한 온도차를 부른 작품이라는지 보고 나니 알겠더군요.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이 좀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교실안의 야크처럼 강력하게 추천하지는 못하겠네요.
추천인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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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 보고 실망이 컸네요
실제 있었을만한 진실한 이야기들로 채워가며 진정성 있어야 했을텐데
뜬금포 구성으로
허구와 실제와 균열도 크고
요즘 아무리 페니미즘이 유행이라지만 너무 갔다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별로였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