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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스포O)[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1968년에서 2020년이 보였다 (넷플릭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변호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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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는 아론 소킨의 두번째 연출작입니다. 아론 소킨은 할리우드 최고의 각본가 중 한 명으로 특히 <어 퓨 굿 맨>, <머니볼>, <소셜 네트워크> 등 실화를 다루는 데 아주 탁월하죠. 이번에 아론 소킨이 건드린 사건은 1968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와 주동자 7명의 재판을 다뤘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정말 실화일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사건의 재판이 이렇게나 무논리적이고 편향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데 보는 내내 이것이 전혀 어색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을 기시감이라고 해야할까요?

 

영화를 보면서 다른 영화 2편이 떠올랐습니다. <변호인>과 <부러진 화살>, 세 영화의 공통점은 법정을 다뤘으며 실화를 다뤘다는 점입니다.(두 영화와 다르게 <부러진 화살>은 영화와 실화에 대해서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법과 법정에 대한 부조리와 현재의 사회와 제도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다른 점은 두 영화 모두 한국 영화입니다. 미국 내의 사건을 다룬 미국 영화에서 한국 현대사를 다룬 한국 영화의 인상이 드리운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지며 두 나라의 사회와 현대사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에서 7명의 주동자들이 시위를 벌인 이유는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국민들이 희생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이고 현 사회의 부조리와 불균형을 없애기 위한 첫 걸음의 단계로 시작하였지만 하나의 목표를 가진 7명들 사이에서도 각각의 생각이 다르기도 합니다. 누구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싶었고 또 다른 누구는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위대들을 돌려 보내려고 합니다. 함께이면서도 서로를 이해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끝내 서로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왜 시위를 시작했고, 이 재판을 받고 있는지, 그 본질을 모두가 깨닫게 되면서 비록 그들은 재판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역사의 승리자로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인 1968년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으며 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먼 이국으로 가서 싸우고 희생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왜 이런 무자비한 전쟁을 해야하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국가가 부르니 하는 것이고 그런 국가는 '국가를 위한 일'이라면 청년들을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미국은 당시 소련과 냉전 상태였고 서로의 이득을 위해 부딪혔던 베트남에서 국민들을 희생시켰습니다. 이런 일들을 '애국'이라는 명분 하에 자행하였고 자유를 억압하고 반대자들을 매국노로 취급하며 국민들을 통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국기를 휘날렸고 전쟁 희생자들을 애도하였습니다. 정작 국가를 위한다는 자들은 애도하기를 거부하였고 그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과연 누가 진정한 애국자이고 국가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걸까요?

 

아론 소킨이 1968년 이야기를 5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꺼낸 것은 현재도 통용된다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공권력에 의해 누군가가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낡은 관습들은 지금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며 계속 제자리걸음 중인 세상 속에서 현재의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이런 사회를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것인지. 앞으로 기성세대가 될 우리들은 낡은 사회와 제도를 그저 순응한 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결국 중요한 것은 행동보다는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최소한 이 사회를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보다는 나을 것이라는...최소한 그런 기대를 가지고 우리는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겠죠. 여전히 잘못된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역시나 아론 소킨답게 많은 대사와 정보가 일일이 쏟아져 나오지만 명료하고 일사불란하게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시킵니다. 덕분에 사건의 전개와 과정을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아론 소킨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이겠죠. 적절한 리듬감을 가진 전개와 편집으로 꽤나 몰입되게 볼 수 있었으며 배우의 연기 또한 훌륭했습니다. 특히 마크 라이런스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깊었네요. 변호사라는 직업의 이성과 부조리함을 대응하는 감성적인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에서 결국 부조리한 사회를 이기지 못했지만 변화를 위해 한 몸 앞장 선 지식인들과 <택시운전사>와 <1987>에서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꾸기 위해 투쟁에 나선 시민들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는 이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보수와 진보라는 갈림길 아래 서로를 대립하려 하고 빨갱이와 수구 꼴통이라며 비난하지만 여전히 무논리한 판단이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영향을 끼치는 현재에서 우리는 싸워야 할 대상이 '나와 반대되는 사람'이 아니라 '무논리와 낡은 관습이 지배하는 비정상'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987년과 2016년에 우리는 이미 비정상에 대해 싸워본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니까요.

 

★★★★

추천인 11

  • in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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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dman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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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댓글을 많이 달아야 레벨업을 할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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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한솔2 2020.10.26. 00:39
뒷부분 너무 인상적이라 여러번 돌려봤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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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LinusBlanket 2020.10.26. 01:07

소킨이 정치를 다루는 작품을 만들 때는 항상 그 당시에 유효한 이야기를 잘 건져올려내는 작가입죠. 특히나 이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지금 타이밍이 대단히 적확했던 게 닉슨의 집권기에 공공연했던 인종차별, 공권력 폭력, 사법 개입 등 야만적인 반동의 양상이 트럼프 집권기와 포개지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거든요.

댓글
3등 madman56 2020.10.26. 06:13
현재 한국의 상황에도 대입 되기도 하는점이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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