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안의 야크 후기-고요한 영혼의 울림(스포)
교실안의 야크는 제가 기억하는 한, 부탄의 영화 중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본 작품입니다.
부탄은 국왕이 통치하며 우리에게 행복의 나라로 알려져있고,
현명한 대처로 현재까지 코로나 사망자가 없는 몇 안되는 나라들 중 하나입니다.
지난 4월에는 로테이 체링 부탄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며
그때 현재 부탄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코로나19 진단키트라며 긴급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최근까지 제가 부탄에 대래서 아는 거의 전부입니다.
포스터만 봤을 때는 굉장히 조용한 영화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호주로 이민하기를 희망하지만
교사로서 5 년 동안 공무원으로 징집된 가수 유겐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수도인 팀푸에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그는 해발 4800미터에 고작 50명 남짓한 인구수를 자랑하는
북부 마을인 루나나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외딴 학교에 배정되는 처벌을 받습니다.
가는 길은 험하기만 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두 명의 마을 주민이 그를 루나나로 데려가기 위해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들이 강을 따라 산책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것은 일주일 동안의 험난한 등산과 산행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를 안내하는 미첸은 곧 평지라 얘기하며 희망고문을 합니다.
같은 길을 걸었는데도 미첸의 장화는 깨끗하고 유겐의 신발은 흙더미로 엉만진창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똑같은 인생의 길을 걸어도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우리가 얻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고 말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루나나의 모든 사람들이 먼 오지의 학교를 위해 와주신 선생님을 위해 먼 길을 마중을 나옵니다.
학교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극진히 여기고 존경하는 모습은
교권이 바닥에 떨어진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대조되는 것 같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여 학교를 가보았지만 칠판도 없고 교실안은 덩그러니 책상과 의자만 있습니다.
방에는 문풍지가 너덜거려 찬바람이 다 새어들어오고요.
화장실은 Kitchen이라 잘못 표기되어 있고 단순히 널빤지 두개가 놓여져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태양열 충전지에 의존해야 합니다.
그의 아이팟은 태양열 충전지로 전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재충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유겐은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촌장님에게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가이드는 7일 간의 다른 여행을 마주하기 전에 휴식을 취해야하며
떠날 준비가 될때까지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도 유겐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든 우리들도 하루도 못버티고 떠나려 했을 것입니다.
다음날 아침, 누군가 유겐을 깨웁니다. 그는 다름아닌 학급의 반장이었습니다.
순수하게 학구열에 불타는 총명한 아이의 눈망울은
당장 떠나기만을 생각하고 있는 유겐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결국 유겐도 마음을 정하고 전체 기간 동안 머무를 준비를 합니다
.
사실 이 부분부터 저는 예전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
독립을 한 이듬해 1월 첫째주부터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든요.
그래서 가까운 보육원(고아원)에 찾아가서 6학년 아이들을 매주 일요일마다
2시간씩 1년간 영어를 가르치기로 보육원의 실장님과 약속을 합니다.
루나나의 반장의 모습을 보면서, 첫 수업에 저에게 말을 걸었던 총명한 남자아이가 지금도 떠오릅니다.
그 아이도 반장이었는데 2시간의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저에게 깜깜한 복도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저희 계속 가르쳐 주실거죠?" 라고...
왜냐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보육원에 와서 채 2달을 버티지 못하고 떠났거든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외면해서이고 두번째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서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아이에게 약속을 합니다. 1년간 너희들이 나를 외면해도 떠나지 않겠다고...
그래서 그 달에 몸살이 났는데도 옷을 꽁꽁 싸매고 가르치러 갔습니다.
아이들은 역시나 선생님들이 금방 떠났기 때문에 정을 주지 않았습니다. 수업도 시큰둥해 했구요.
어느날 제가 아이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너희가 나를 떠나려 해도 나는 너희를 지구 끝까지 쫒아가서 가르칠 거라고...
만약 아이들이 도망친다면 지구 끝, 아니 가장 외딴 학교, 루나나일까요?
그 얘기를 한 다음주부터 아이들이 조금씩 수업을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숙제도 좀 잘해오고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괴로워서 매주 수업이 끝나면 술로 슬픔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그 알콜 중독은 9월이 되어 제가 생일이 되었을 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제 생일이라고 손편지와 후원단체에서 받은 후원 물품을 저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아이들이 마음을 열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계획했던 수업은 해마다 새학년으로 바꿔가며 4년 반을 지속했습니다.
연말에 후원행사가 많을 때는 수업은 딱 2주 쉬었지만 저는 쉬지않고 양로원에 목욕봉사를 갔습니다.
왜냐하면 1주라도 쉬면 마음이 나태해질 거 같았거든요.
그게 4년 반동안 쉬지않고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이때의 겅험으로 느낀점은 공부는 돈이 있건 없건 기회가 있건 없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심히 공부한 아이들은 보육원 시설에 살면서도 대학에 합격하고 결혼도 했거든요.
아침에 유겐을 깨우러 온 반장, 펨잠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교실을 보며 저의 모습에 많이 한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사정상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거든요.
영화를 보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저기인데, 교실인데 하며 후회가 밀려옵니다.
유겐이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점점 많은 것을 배우고 작은 희생을 하는 과정은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던, 또한 배웠던 것들이 떠오르게 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삶에서의 우선 순위를 재평가하고, 또한 무엇을 반성하기 위해
인생에서 평화로운 순간을 찾아야하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매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또한 부탄이라는 나라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합니다.
루나나의 작은 아이들은 진정한 보석, 순수한 행복의 작은 방울입니다.
언젠가 전염병이 끝나고 나면 저는 루나나를 찾아갈 생각입니다.
현지에 선생님이 계시다고 하니 국적도 없는 제가 교사로서 가르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또한 도시 삶에 익숙한지라 그곳에서 1년이든 6개월을 사는 것은 어럽겠지만,
아이들을 만나고 그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주고 작으나마 학용품을 전달해주고 올 생각입니다.
저도 또한 그 아이들을 보며 제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다짐 그리고 원동력도 얻고요.
언젠가는 저도 다시 아이들을 가르칠 기회가 오겠지요. 교실에 설 날도요.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때가 저에겐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제일 행복한가요?
에디&한나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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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루나나의 아이들이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그때 1년에 4번은 공휴일에 아이들과 영화보러 갔어요.^^
그때도 영화는 좋아했으니까요.
이때의 경험이 저에게도 참 값진 것 같습니다.
인간실격님도 소중한 경험 많이 간직하세요~
제왕님도 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뜻깊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