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이 부족한 대학생이 써본 최근 영화관 이야기
자주 가던 동네 영화관이 영업 중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사실 영화를 즐겨봐서 자주 방문하던 저조차도 코로나가 두렵고 영화관에 끌리는 스크린이 걸리지 않아 올 해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는데 지역장사를 하는 영화관은 휘청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CGV에서 미소지기로 일하던 제 친구도 올해 불규칙적으로 일을 나가는 것을 보고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는 게 확실히 체감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 해 영화관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레터박스를 열어보니 개인적으로 방구석에 박혀서 본 영화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물론 익무에 계신 씨네필 분들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7월부터 지금까지 15편 정도의 영화를 봤습니다. 온전히 OTT 서비스를 이용해 시청했죠. 지난 해 합해서 30편 정도의 영화를 보러 영화관을 갔던 것을 생각하면 작년과 비슷하거나 어쩌면 작년보다 더 많은 영화를 볼 것 같습니다.
터치 몇 번으로 원하는 영화를 언제든지 즐겨볼 수 있다는 점은 영화관을 가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고 영화관까지 걸어나가는 것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며 영화관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스크린과 빵빵한 음향이 그립긴 하더라구요. 특히 '베이비 드라이버'볼 때 돌비시네마가 마려웠습니다.
얼마 전 넷플릭스 유료가입자가 330만명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보도되었습니다. 여러 명이서 한 아이디를 돌려쓰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이를 고려하면 더 많은 숫자가 넷플릭스를 이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저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 술자리 속 대화소재에 넷플릭스가 낄 정도로 젊은 층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날이 가면 커지고 있습니다. 굳이 영화관을 찾기보다 그냥 각자 넷플릭스 컨텐츠 챙겨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더 편해졌죠. 코로나 이후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올 해는 예년과 달리 영화관에 굳이 찾아 볼 영화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아는 형은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데 크랭크인이 안되어서 걱정이 좀 된다고 하소연하던데 영화관 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자체가 코로나로 인해 초토화된 것이 느껴집니다.
영화를 즐겨보지만 아직 앎이 부족한 제가 감히 영화산업의 경영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영화관은 단순히 '영화컨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아닌 '집에서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해 다수의 영화관이 파리가 날렸어도 테넷이 개봉했을 때 용아맥은 코로나가 창궐하더라도 보러가려는 씨네필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굳이, 집 앞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는 테넷을 용아맥까지 찾아가서 보는데에는 용아맥만이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코엑스의 돌비시네마도 개관 초기에 인기가 상당했다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이맥스나 돌비시네마 같은 특화관은 처음 설치비용도 많이 들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배치를 해둬야 그만큼 이윤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년 전 동네 상권을 잡기 위해 작은 규모의 영화관을 지었는데도 스크린x관이 생기는 등 CGV가 특화관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CGV가 최근 터키 경영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나머지 영화관들도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과거와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니즈가 점점 바뀌고 있음을 느끼고 이런 니즈에 맞춰 영화관의 모습이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두서 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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