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데이즈] 익무 시사회 후기(노스포)
최초 개봉 때 보고는 그 이후로 잊고 살다가 익무의 은혜로 다시 감상하게 됐습니다.
전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우울증 비슷한 걸 겪었습니다.
21세기인데 태권V시절부터의 폐단이 보여 한국애니 업계에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제와 다시 보니 그냥 처음 보는 영화네요.
바이크 씬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오리지널 스코어가 나쁘지 않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망각이란 건 참 좋은 기능입니다.
그래도 미래소년 코난, 카우보이 비밥, 아키라, 공각기동대, 나우시카, 파이널 판타지
수 많은 재페니메이션 장면이나 게임 이미지 차용은 여전히 또렷하게 보이더군요.
생각해보면 아키라도 매드맥스나 로보캅, 블레이드러너 같은 실사영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장면들이 많습니다.
다만 애니메이터 갈아넣은 작화가 어마어마해서인지 언급을 잘 안하죠.
다시 영화관에서 보니까 원더풀데이즈 장면들은 당시 트랜드 정도로 느껴지고 그냥 무덤덤 합니다.
똑같은 느낌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요.
거대 자본 투입한 성과는 확실합니다.
2003년 국산애니메이션을 17년 지나 다시 극장에 걸었는데 배경과 미술은 좋아보입니다.
배경처리만큼은 당시 기준 세계 톱 수준이죠. 미니어처 모션캡처 등과 당시 최신 디지털 장비 그리고
김문생 감독님의 예술적 재능, CF감독 경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겠죠.
하지만 캐릭터 디자인과 동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안타깝습니다.
컷수가 많아서 부드러운 프레임은 구현하고 있지만, 작화는 통일되어 있지않고 매우 부자연스럽습니다.
바람에 투박하게 휘날리는 옷은 여전히 눈에 거슬립니다.
국내 애니메이터만 제작에 참여하지 말고 해외 작화감독도 적극 영입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정말 여전히 불호입니다.
수하, 제이, 시몬이 정확히 어떤 얼굴인지 설정화,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안에서 각각 느낌이 달라 뭐가 맞는지 이미지가 안잡힙니다.
만약 피규어 나오면 구입 할 수 있을지...
예전에는 프롤로그에 상황을 대략 설명해주는 나레이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 설명이 없이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 대해서는 제 기억이 싹 지워진 상태라 극 중반까지 무슨 줄거리인지 왜 대립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봤습니다.
재더빙을 했지만 그래도 자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우연기가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대사를 들어보면 딱딱한 번역 문어체 지문을 캐릭터들이 대충 나눠서 읽는 느낌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대화 언어가 아닙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뇌에 내용입력이 잘 안됩니다.
대사를 못따라가니까 감정이입도 안되고 그러다보니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시나리오 개연성 부족도 큰 단점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애니메이션사에 한획을 그은 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건 GV를 통해 그간 몰랐던 많은 뒷 이야기를 알게 됐다는 점입니다.
감독님께서 TB 하드 가격이 억 단위 시절이라고 하시니까 확 시대를 체감하게 되더군요.
렌더링 걸고 영상 백업하는 것만해도 얼마나 고난의 행군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어려운 제작환경과 상황 속에서 이런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놀랍네요.
만들고 싶은 영화의 제작 투자금을 얻기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을지 ...
GV 보고 나니까 이제는 한편의 긴 시나 미술작품 감상하듯 보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북미에서는 찬밥 신세라 영상화되지 못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들.
지금은 제작이 중단된 개미가 김문생 감독님의 손을 거쳐 언젠가 아름답게 영상화 되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시간과 경험이었습니다.
2003년 한줄 느낌: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예요! 10/4.5
2020년 한줄 느낌: 다시보니 선녀 같다. 10/6.5
MyLay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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