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데이즈] 시도 자체가 대단하네요
작화와 기술력으로 끝장을 본다는 평을 전부터 하도 들어서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관람했는데, 정말 대단하네요.. 1.85:1의 상하로 넓은 화면비를 제대로 널찍널찍하게 활용해서 정말 놀라운 사이버펑크적 풍경들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시적인 영화를 시도하고자 하셨던 감독님의 용기있는 시도도 응원합니다.
다만.. 역시 우려했던 대로 플롯, 호흡, 그리고 가장 뼈저렸던 대사에서의 문제는 재더빙으로도 고쳐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놀라움 그 자체인 비주얼 축제 위에서의 오글거리는 대사는 너무 안타까웠네요..ㅠㅠ
그래도 전 이 영화가 좋습니다. 지금은 좀 과도하게 사용되어서 클리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황폐화된 미래 세계에서 자연 찾기" 플롯이지만, 감독님만큼은 이 플롯에 정말 진심이신 것 같아 (나무를 좋아하신다네요 ^^)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러닝타임이 좀 길어지고, 축약된 듯한 인물들의 백스토리가 다시 추가된 실사영화로 만들어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흠 잡을 데가 없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원더풀 데이즈>가 관객에게 던져주는 느낌은 묘합니다. 묘하게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프고, 우울하면서도 희망찹니다.
당시에 이런 시도가 시도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졌고, 이 작업을 마무리하신 감독님 그 자체로 존경스러웠습니다.
10년 가량 준비하신 베르베르의 <개미> 영화화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다고 하시는데, 이건 뭐 어떻게 크라우드펀딩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아쉽네요..ㅠㅠ
난생 처음으로 한국적인 비주얼들로 가득찬 사이버펑크 SF물을 보게 되어, 그것도 극장에서..!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알파벳으로 삽입되어있는 한국적 지명들/이름들 찾는 재미가 쏠쏠했네요 ^^
추천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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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배경 장면은 실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에코반의 박물관에 있던 사천왕 상이나
마르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던 길거리 등등은 모형을 만들어서 촬영했어요.
갈등을 일으키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나 주인공의 행동의 동기에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대사를 통해서 조금만 더 전달되었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
이 정도 작품을 만드신 감독님이 17년 동안 후속작을 만들지 못한 우리 애니의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