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스포) '귀멸의 칼날' 극장판 장문의 리뷰 번역
일본 네토라보 사이트에 올라온 <귀멸의 칼날> 극장판 리뷰를 옮겨봤습니다.
https://nlab.itmedia.co.jp/nl/articles/2010/17/news022.html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더라고요.;;; 작품 자체보다 일본 현지 분위기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꽤 있습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전례 없는 사회현상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리뷰
본편의 매력을 스포일러 없이 소개
10월 16일부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일본에서) 공개되었다.
<귀멸의 칼날>은 이젠 일본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초대형 히트, 사회현상화 된 컨텐츠가 되었다. TV 애니메이션판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원작 만화의 발행부수는 최신작 22권 발매를 통해 누적 1억 부를 돌파했다.
이번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 <무한열차편>도 개봉 첫날 극장에 팬들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 기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리하면서, <무한열차편>의 매력을 스포일러 없이 전하고자 한다.
1. 마치 전철 시간표 같은 상영 횟수
<무한열차편>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이 상영 횟수다. 토호시네마즈 신주쿠에서는 개봉 첫날부터 하루 42회나 상영하는 스케줄을 잡았고, 그 밖의 극장에서도 당연한 듯이 하루 20~30회 상영이 이루어졌다. “마치 전철이나 버스 시간표 같다”는 비유도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날짜가 바뀌는 타이밍에 좌석 예매가 시작됐을 때, 예매 사이트로 연결이 잘 되지 않는 걸 넘어서, 대기 인원이 수십만 명을 넘었다는 보고도 이어졌다.
그렇게 많은 상영 횟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날에는 좌석이 거의 꽉 찬 회차도 많았고, 업무나 수업이 끝나고 갈 수 있는 야간 시간대에는 매진이 되는 회차도 속출. 이것은 분명코 일본영화사상 톱클래스의 상영 회수이며, 코로나 사태 와중에 새로운 흥행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관람객에게 특별이 증정되는 책자 ‘귀멸의 칼날: 렌고쿠 0권’은 선착순 450만 명에게 배포되는데 선착순으로 그렇게나 많은 양을 배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선착순이라는 말의 뜻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원작 만화의 발행 부수가 누적 1억 부를 넘겼으니 450만권이라 해도 오히려 적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팜플렛 구매를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도 있어서, 확실하게 구하려면 일찌감치 극장으로 달려가는 편이 좋다.
또한 이제껏 영화관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이 <무한열차편> 공개에 맞춰 여러 극장들에서는 16일~18일 사이에 전석을 개방하고 있다. 그럴 경우 상영관 안에서 음식은 못 먹는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음료수는 가능). 이온시네마 등 일부 극장에서는 좌석간 거리두기를 하면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2.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서 오히려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심리
<귀멸의 칼날>의 TV 애니메이션판이 (일본에서) 방송된 것은 2019년 4월부터 9월. 그 TV 애니메이션이 종료된 후 1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개봉된 이 <무한열차편>이, ‘TV 애니메이션의 최종화에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이자 또한 ‘원작 만화에서 그려진 내용’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원피스> <나루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등 소년점프 잡지에 게재된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들은 극장판용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무한열차편>은 원작 만화의 7~8권에 수록된 에피소드를 영상화했다. 즉 <귀멸의 칼날> 팬들 입장에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팬들이 첫날에 몰려드는 것은, 물론 ‘원작의 그 에피소드를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애당초 TV 애니메이션부터가 액션의 박력, 섬세한 움직임의 약동감, 그리고 실력파 이상 가는 일본 최고봉 성우진의 열연과 극장판 수준의 퀄리티였기 때문에, 영화관이라고 하는 최고의 환경에서 보고 싶다고 팬들이 염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귀멸의 칼날>은 캐릭터 각각의 인기도 대단한데, 이번에는 렌고쿠 쿄쥬로라고 하는 ‘열혈남아’ 같은 인물이 중심이 되어 활약한다. 인기 성우 히노 사토시의 연기와 더불어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있어서도 무조건 봐야만 하는 내용이 된 것이다.
물론 ‘TV 애니메이션만 봤고, 원작 만화는 읽지 않았다’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새롭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지켜본다는 기대감도 들 것이다.
3. ‘이전 시리즈를 꼭 봐야 하는’ 이야기
다만 ‘팬들이 보고 싶었던 내용’이라는 특징을 바꾸어 말하면, ‘이전 시리즈를 꼭 봐야 하는’ 이야기가 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나오는 ‘이전 줄거리 요약’이나 ‘기본적인 설명’ 등은 나오지 않으며, 이야기는 도중부터 시작돼서 ‘주(柱)’, ‘츠구코’ 등 고유명사들에 대해서도 따로 알려주지 않는다. 예비지식 없이 무작정 영화관으로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TV 애니메이션판을 처음 몇 회라도 좋으니 봐 두는 것을 추천한다.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의 처절한 과거, 그가 싸우는 이유를 알아야만 그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TV 애니메이션에서 특히 절찬을 받았던 19화 ‘히노카미’도 꼭 봤으면 좋겠다. 디테일하게 그려진 ‘카구라 춤’의 훌륭함, 그리고 엔딩의 연출 등, ‘갓 에피소드’라 해도 될 만한 내용이다. 거기에다 이번 <무한열차편>과 연결되는 요소도 있다.
4. ‘이런 걸 보고 싶었어!’라고 진심으로 여기게 만드는 본편
서론이 길었는데, 실제로 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작품에 대한 소감은... 정말이지 ‘이런 걸 보고 싶었어!’라고 크게 납득할 수밖에 없는 훌륭한 내용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극중에 그려지는 것은 원작 만화에 있던 한 에피소드인데, 그것이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그려지는 영화로서의 ‘정리’가 잘 돼있다. 주인공 팀이 악몽 속에 사로잡혀서 탈출을 시도하고, 그리고 반격에 나선다는 이해하기 쉬운 역동성과 카타르시스를 갖춘 구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야기의 대부분이 열차 안에서 전개된다는 점이 서스펜스를 높이고 있다. 과거 <오리엔트 특급 살인>, 혹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5부>의 에피소드 ‘위대한 죽음’, 혹은 좀비 영화 <부산행> 등 열차를 무대로 한 작품에서는, 한정된 공간을 통해 ‘도망칠 곳 없는 싸움’을 재미로 연결시켜 왔다. 그 점은 <무한열차편>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강조했던,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높은 퀄리티도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기본적으로 2D 애니메이션이면서, 중요한 장면에선 3D 배경을 이용해 깊이 있는 공간을 보여주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워크, 최적의 순간에 멋지게 활약하는 사랑스런 캐릭터들... 후반에는 ‘소년 만화다운 배틀을 실컷 맛보는’ 행복감으로 가득 차게 한다. 이번에 악당의 목소리를 담당한 히라카와 다이스케의 괴상하면서도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괴이한 연기도 절찬하지 않을 수 없다.
5. PG12 등급인데 애들이 봐도 괜찮나?
<귀멸의 칼날>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지만, 잔혹 묘사 장면도 많은 작품이다. 이번 <무한열차편>은 “도검에 의한 살상, 출혈 묘사가 나온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PG12 등급을 받았다(12세 미만 관람 시 보호자 동반 필수). 이에 대해 “아이를 데리고 가도 괜찮을까?” 고민하는 부모님들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런 잔혹 묘사는 악당인 도깨비가 가차 없이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 그리고 그 도깨비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등장인물들의 각오를 그린다는 의미에서도, 작품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무한열차편>에서도 분명 신체가 도검에 의해 크게 베이는 장면이 나오지만, 눈을 가리고 싶을 만큼 불편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TV 애니메이션판을 보고 문제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부모와 자식이 안심하고 보러 가도 좋을 것이다.
6. IMAX 버전도 크게 추천하는 이유
이 <무한열차편>은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드물게 IMAX 버전으로도 공개됐다. 사회현상화된 작품을 가능한 한 많은 방식으로 상영하고자 하는 흥행적인 사정도 있을 테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실제로 IMAX로 관람해 보니 본편과 찰떡궁합이라고 여기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IMAX 상영관에 맞추어 튜닝된 ‘소리’의 힘이 강력하다. 절묘한 타이밍에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는 BGM, 참격 등에서의 박력 만점 효과음, 그리고 자신의 뜻과 주장을 드높여 선언하는 캐릭터들의 대사. 이것을 IMAX라고 하는 최고의 환경에서 들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역동적이고 화려하기 짝이 없는 액션은 역시나 거대 스크린으로 볼만하다. 적어도 음향이 좋은 극장을 선택하길 바라고, ‘IMAX로 돈을 더 낼 만큼의 가치는 틀림없이 있다’고 단언한다.
7. 코로나 사태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영화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전례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에선 6월부터 영화관들이 다시 오픈한 후 차츰 관객들이 돌아오고 있으며 엄격한 기준의 환기시설이 갖춰져 있는 점,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안전한 점도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무한열차편>의 대히트는 영화관이라는 위락시설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적어도 <귀멸의 칼날>이라는 컨텐츠가 일본의 영화관을, 아니 일본 경제까지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바라건대 이 <무한열차편>을 보신 분들이 다른 영화에도 주목해서, 영화업계가 활력을 얻었으면 한다. 집중해서 볼 수가 있고, 분위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은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없는 큰 매력이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도 충분히 마련돼 있어서, 매너를 지킨다면 안전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 점을 그간 극장을 거의 찾지 않았던 분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하.. 글쓴 필자가 중국 애니메이션 <소흑이의 신비한 모험>을 같이 보라고 추천하는 내용 생략. 12월25일 <극장판 포켓 몬스터 코코>, 2021년 1월 23일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등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알리면서 끝맺음)
글쓴이: 히나타카
golgo
추천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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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상이 나올 정도의 애니는.. 우주전함 야마토, 기동전사 건담, 신세기 에반게리온 정도였죠. 드래곤볼은 아니었을 겁니다.
저도 부산행은 반갑네요.^^
2020년 상반기 만화책 판매량입니다
2위 원피스와이 차이를 보시면 일본 인기가 짐작이 가실듯^^;
애니메이션이 대히트를 쳤다는 자신감인가 보네요
같은 시기에 방영되었던 다른 TV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수준이 높았고요.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버금가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니 정말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얼마나 더 잘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컸을 겁니다.
보아하니 그러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는 모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