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 죽여도 죽지않는 B무비의 밤
명백히 조지 로메로의 (호러무비의 기념비적 작품, 본격 좀비물의 시조새)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을 거꾸로 뒤집은(패로딘가, 오마쥬인가? 아무렴 어때^^) 타이틀부터가 한번 제대로 놀아 보자는 신정원 감독의 결기다.(아님 그 조차도 농담일지도.)
'맨인블랙' 세계관 안의 '지구를 지켜라' 개그 버전에 프랑스 엽기코미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또는 '고잉 투 브라질'을 풍성한 토픽으로 얹은 후에 또 이런저런 영화들을 패로디(그 중에 감히 '블레이드 러너'!도 있다.)로 양념 쳐 놓았다.
그야말로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린 기상천외 막 나가는 서사에도 불구하고 이거 머 이야기가 개판이네 눈살을 찌푸리기 보다는 실실대거나 키득대며 배덕의 통쾌함을 즐기게 된다.
지난 여름 시즌 '반도'에서 한껏 무게 잡았던 이정현이 릴랙스 어깨에 힘을 빼고 얄밉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미필적 살인마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하고 있으며, 서영희와 이미도는 자신들의 기존 이미지를 아낌없이 소비시키며 이정현을 엄호 사격한다. 김성오는 언브레이커블 캐릭터 자체가 모험일 수 밖에 없음에도 적절한 균형감으로 아슬아슬 선을 넘나든다.
그리고 히든 카드 양동근! 영화 속 죽지않는 인간들 중에서도 단연코 발군이다. 중얼중얼 때로는 잘 들리지도 않게 깨알같은 애드립을 치며 완급을 조절하는 희극감이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씬스틸러는 단연코 경찰2다. 죽지않는 인간들을 상대로 한 음주 검문 장면에서 보여 준 경찰2의 유들유들 능청스런 애드립은 단숨에 류경환이라는 배우를 각인시킨다.
잰 체 하지 않는 것이 신정원 감독의 가장 큰 덕목일 것이다.(장항준의 원안은 분명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시실리2km', '차우', '점쟁이들'을 잇는 장르 교잡 B무비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신정원의 유니크한 존재감이 여전함을 증명한다.
다솜97
추천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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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연기와 묘하게 부족한 특수효과까지 좋았는데
실관람평이 생각보다 좋지않아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ㅠ
손익분기점 꼭 넘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연휴에 한 번 더 보려고요.
방금 보고 나왔는데 올해 최고로 많이 웃어본것 같아요. 웃기는건 그 상황에서 왠 베드가이 노래... ㅋㅋ
그게 앞뒤가 안맞으면 참 재미없는 영화인데 어처구니 없이 앞뒤가 맞아 들어가니 연신 웃다가 나왔네요. 객석에 관객은 별로 없었는데 다들 박장대소 하고 웃느라 정신이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