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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 우리는 B급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약 스포)

영화를본관람객 영화를본관람객
1490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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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웃음처럼 저도 환하게 웃고 싶었습니다.)

 

 

B급 영화란 무엇일까. 설명의 생략과 얼렁뚱땅 넘어가는 설정, 노골적으로 웃기려는 유머까지. 과연 감독의 자유의지만이 활개치는 이 영화를 단순히 B급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B급 영화라고 해서 이런 식의 진행이 이루어져도 되는 것일까?

 

 

B급 영화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서툰 구석이 보이는 영화, 그 이전에는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스타 배우나 거창한 세트와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은, 어색함이 묻어나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보지 않은 새내기 감독이 만들게 되는 영화를 칭하는 말이다. 현재는 어색하고 제작비가 덜 들어간, 그 서툰 것에서 나오는 매력을 뿜어내는 영화를 B급 영화라고 통틀어 말하며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을 만든 신정원 감독의 영화도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만들어왔고, 만들었기에 그의 영화를 B급 영화로 사람들이 불러왔다.

 

 

그가 만든 차우’, ‘시실리 2km’와 같은 영화에서는 B급 영화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어색함과 엉뚱함에서 나오는 유머가 있고 그것을 하나의 무기로 삼아 익살스럽게 잘 풀어낸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도 B급 감성이 잘 묻어나며 과장되고 어이없는 구석도 잘 스며드는 B급 코미디의 웃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B급 영화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로 이 영화는 B급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고, '이런 것도 영화라고 만드냐..'라는 말을 남기고 간 뒷좌석에 앉아 계시던 여성 관객분의 분함이 담겨있던 의견에 동감할 정도로 B급 영화라는 장르를 평가 절하시킨 영화로 남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소희는 남편 만길의 잦은 야근과 이상한 행동에 의심을 품게 되고 미스터리 연구소 사장 닥터 장에게 찾아가 만길의 행적을 추적해 달라고 부탁한다. 소희는 만길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는 만길을 해치울 마음을 먹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동창인 세라와 양선이 얽히게 되고 만길은 소희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도 소희를 처리하려고 한다.

 

 

영화는 매번 불친절하고 반복적이며 억지스럽다. 이것들을 포용하고 감싸줄 유머도 약하며 캐릭터들의 목적은 단순하다 못해 존재하지 않는다. 소재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와 함께 사는 남편이 외계인이고, 기름을 마시는 끔찍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가 무슨 목적으로 지구에 와서 그녀를 끈질기게 죽이려고 하는지, 주인공 소희는 왜 외계인 남편 만길을 죽여야 하는지가 부족하다. 오히려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바람핀 만길 (극 중 소희가 만길이 바람을 핀다고 의심한 것을 시작으로 영화의 사건은 진행된다)과 이혼하려고 하지 않을까?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영화는 오직 흥미와 유머라는 것으로 이것들을 묻어가려고 한다. 목적 없이 농담 따먹기를 하는 핵심 없는 영화는 영화를 빈약하게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뻔하고 시시하게 끝을 낸다. 만길을 쫓던 세계 감시국에 의미없는 출연, 액션과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반전은 영화가 단지 소재의 흥미에만 집중해 무엇하나 챙기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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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B급 영화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을 대조해볼 필요가 있다.

B급 영화라고 한다면 앞서 내가 말했던 지적들은 넘기고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흥미로운 지점들과 장면들, 그 안에서 어색하고 어이없지만 전해져오는 재미를 느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B급 영화라 해도 이렇게도 무책임하고 영화의 내용과 설정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B급 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B급 영화라고 칭하는 것은 오히려 이 영화에 대한 옹호이며 동시에 지금까지 나온 B급 영화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너무도 갭 차이가 큰 비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B급 영화의 대가라고도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을 살펴보자. B급 영화라고 해서 설명이 불충분한가? 작위적인 유머가 들어가 있던가? 불필요한 액션이 존재하던가? 영화에서 나오는 어색함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가?

 

우린 B급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를본관람객 영화를본관람..
4 Lv. 1999/2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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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B급 영화 정말 제 취향이라 좋아하는 편인데 죽밤은 너무 아니었던것 같아요. 그나마 후반부가 살짝 괜찮은 정도였지 초반부터 중반부까지 정말....
기대작이었는데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어요.
00:57
20.09.30.
profile image 2등
똑같은 생각을 했던 터라 반갑네요. 한숨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B급영화가 그냥 못만든 영화인가..헷갈렸어요
01:52
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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