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드] 싸게 보고 온 감상
익무 여러분 덕분에 알게 된 싸다구 티켓으로
천원에 예매하고 봤네요
그러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쯤 5천원 내고 보고 있었을 듯.
예고편만 봤을 때는 에머리히가 꾸준하게 만들어온 재난영화 같은 것일 줄 알았는데
기대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아마게돈'인줄 알았는데 '딥임팩트'였어요
재난의 스펙타클이나 액션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그런 속에서 위기를 넘기며 관계를 극복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춥니다.
'버드 박스'나 '더 임파서블' 같은 영화도 생각이 나더군요.
일단 기대를 어긋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쁠 건 없었어요
스펙타클이 없더라도 재난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군상극도 좋아하니까요
그럼에도 영화는 좀 뜨듯미지근한 느낌이었는데
이건 단지 볼거리가 부족해서인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극의 전개를 위해 주인공 가족들에게 닥치는 위기가
지나치게 예상범위 안에 있고 긴장감도 약하며
심지어 위기의 해결은 너무 싱겁습니다.
실재 위기 상황에서 있을 법한 시스템의 작동
위기 당사자의 이성적 대처와 행동에 더불어서
친절한 타인의 도움 등이 작용하는데 그 핍진성은 칭찬하지만
이렇다보니 극영화 보다는 재연극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런 와중에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주연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인데요
그가 연기한 존은 평범한 중산층 남성이거든요.
흔하게 볼 법한 인물이 흔하게 볼 법한 가정문제를 떠안고 살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아포칼립스적 재난에서 고뇌하고 고생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걸 연기한 사람이 제라드 버틀러인 겁니다.
언제라도 이 사람이 총질하고 카스턴트를 하고 결국은 자기가 직접
우주선이라도 볼고 올라가서 혜성을 주먹으로 때려부술 것 같은 이미지의 남자 말입니다.
시종일관 그가 뭔가 해내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 이 기대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런 기대를 갖게 되는 데에는 몇 년전 보았던 '지오스톰'의 기억도 한 몫 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킬러 급 혜성충돌을 다루는 영화라고 시종일관 시각적 자극으로 일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설정 속에서 오히려 작은 이야기에 천착하는 게 신선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전략을 잘 수행했느냐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영화입니다.
더군다나 각본 곳곳에 공들인 설정들이 보이고 이야기의 가능성이 보여서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결론 - 롤랜드 에머리히표 재난물 기대하는 분들은 패스하셔도 될 영화.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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