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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스포]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간단 리뷰

수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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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경미 감독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어이없게도 JTBC '전체관람가'였다. 이 프로그램은 10명의 감독들이 모여 단편영화를 제작한다는 예능으로 장편영화에 익숙해진 10명의 중견감독들이 흥행압박과 장편의 고뇌에서 벗어나 단편에서 '제멋대로 찍은 영화'를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까지 이경미 감독은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를 만들었다. 그 전까지 나는 그의 영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했다. 더 정확히는 "대체 이 사람의 영화는 어떻게 글로 풀어써야 한단 말인가"라는 좌절(?)과 절망(!)에 빠졌다. 어떤 영화를 보고 그것을 이해해보겠다고 글로 풀어쓰다가 개소리가 나오기 쉽상이다. 이것은 평론가들도 가끔 하는 헛발질이다. 예를 들어 감독이 크게 고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제멋대로 향하다가 영화로부터 한참 멀어진 곳으로 향해버리는 식이다. 이경미 감독의 영화들은 곳곳에 지뢰가 깔려있다. 잘못 밟으면 글은 초속 2cm로 황천길로 향해버린다. 나는 실제로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에 대해 내가 아는 스릴러 장르영화의 틀 안에서 보려고 했다. 장르영화의 틀 안으로 끄집고 들어오면 '비밀은 없다'는 당연히 이상한 영화다. 

 

1-2. JTBC '전체관람가'를 보기 전까지 이경미 감독의 영화연출 철학을 들어볼 일은 없었다(나는 영화감독의 인터뷰를 잘 읽는 편이 아니다). 당시 이경미 감독은 배우 이영애를 모셔다가 층간소음을 다룬 '이상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사실: "이경미 감독은 이상한 것을 좋아한다". 그랬다. 이 사람의 영화는 밑도 끝도 없이 이상했다. 영화에 대해 'A에서 B'라는 공식이 일반적이고 관객도 그렇게 예상할 수 있다면 이 사람의 영화는 'A에서 φ'로 가버린다(어딘지 모르겠다는 얘기다). 과거 나는 씨네21 송경원 기자가 '비밀은 없다'에 대해 쓴 글을 보고 "돈 받고 글 쓰는 사람이 쓰기에는 무책임한 글이다"라며 비난한 적이 있다. (당연히 그가 내 글을 읽진 않았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그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는 이경미 감독의 이상한 세계에 대해 글로 풀어 쓸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1-3. 그렇다면 이제 이 글은 큰 문제가 생긴다. 이미 '비밀은 없다'에서 이경미 감독의 똘끼에 무릎을 꿇었는데 50분짜리 6부작으로 이뤄진 이 초대형 블록버스터 똘끼는 어떻게 글로 쓸 셈인가. 놀랍게도 '보건교사 안은영'은 이경미 감독의 모든 필모그라피 중 가장 제정신이다. 나는 그 공이 오롯이 이 세계관을 구축한 정세랑 작가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폭주하려는 이경미 감독의 똘끼를 정세랑 작가의 원작이 누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나는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다). 이 같은 주장은 혹자들에게 "말도 안된다.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드라마가 그럴리가 없다"는 반박을 살 수도 있다. 놀랍게도 '보건교사 안은영'은 히어로 영화의 서사가 분명히 있고 기승전결이 뚜렷하다(심지어 시즌2 떡밥을 던지기도 한다).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이 드라마는 풀어서 쓸 꺼리가 좀 있다. 그것은 '이경미 감독식 똘끼의 법칙'이 될 것이다. 이 글은 그가 '이상한 세계'를 어떻게 만드는지 이해하려는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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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심했던 것: 정보화 사회 이후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맞이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도태되는 것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오롯이 한 시대를 평정했거나 소수였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후자의 경우는 당대에도 무관심했고 시간이 지난 후에도 무심하게 사라진다. 그리고 누구도 다시 그것을 끄집어내지 않는다. 이경미 감독은 무심하게 사라진 것들에 주목한다. 처음부터 그것이 존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존재했었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었던 것. 예를 들어 길을 걷다 지나치게 되는 낡은 오피스텔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누군가는 그곳이 집이고 누군가는 작은 회사를 꾸리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신비한 힘을 가진 무속 사무실을 운영하고 누군가는 은밀한 거래를 한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처럼 보이는 편집 디자인의 기이한 리플렛은 누구도 주의깊게 보진 않을 것이다. 거기에 비밀이 있을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한다. 즉 '보건교사 안은영'은 아무도 관심갖지 않을 것에 일상의 이면에 비밀을 숨겨둔다. 이것은 개발을 앞둔 갈대밭에 위치한 낡은 건물, 안 쓴 지 오래된 학교 체육교보재 창고, 학교 지하실에도 해당된다. 

 

3. 앞뒤가 안 맞는 것의 조화: 나는 실제로 아이러니한 것을 좋아한다. 아주 오래전에 나는 'Saint. Dracula'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말 그대로 '드라큐라'가 '세인트'가 되는 이야기다(세월이 흘러 이 제목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에서 'Saint Dracula 3D'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드라큘라 레전드'라는 제목으로 국내 VOD 서비스하고 있다). 이경미 감독은 영화 곳곳에 이런 아이러니를 심어둔다. 우선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나온 가장 큰 아이러니는 배우 남주혁을 캐스팅하고 역할을 '한문선생'으로 줬다는 점이다. 서구적인 외모의 꽃미남 남주혁이 했던 역할 중 가장 아이러니했던 것이 '안시성'의 '사물'이다('안시성'은 아주 노골적으로 사극과 안 어울릴 외모의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홍인표'는 '안시성'의 '사물'을 뛰어넘을 정도로 남주혁과 안 어울린다.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을 교생선생님의 얼굴을 하고 한문을 가르친다. 그리고 학생들은 (늘 그렇듯) 90% 이상이 잔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곳곳에서 이런 사소한 '말도 안됨'이 등장한다. 심각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입에 김장김치가 들어온다던지, 맞는 표기에 갑자기 마라탕을 끼얹는 식(?)이다. 

 

3-1. 이경미 감독의 이런 시도들은 의외의 결과를 불러낸다. 짝녀에게 고백을 한다며 농구부 후배들을 줘패는 주장의 모습은 이상한 부조리를 만들어내며 나중에 등장할 농구부 에피소드에 힘을 실어준다. '쿨내'도 모자라 귀차니즘과 하기싫음을 있는대로 뿜어내는 안은영은 꾸역꾸역 학생들을 걱정하고 일을 해내면서 세상에 없는 히어로가 된다. 저 소녀같은 얼굴을 하고 연신 "時發, 足家打!"을 뱉어내는 모습은 세상에 없는 히어로의 모습에 기름을 붓는다. 이경미 감독의 모든 필모를 통틀어 이런 아이러니가 가장 돋보였던 시도는 넷플릭스 '페르소나'다. 여기서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러브게임'은 아이유라는 아이콘을 두고 "신경질적인 소녀의 섹시함"을 보여준 작품이다. 아이유의 신경질적인 모습이야 '프로듀사'의 신디에서 찾는다쳐도 아이유를 두고 이 정도까지 섹스어필한 모습을 그려낸 것이 대담했다. 아이유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이경미 감독의 안목이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사실 '페르소나'의 감독 4명이 바라본 아이유는 모두 전에 없던 모습이었다). 

 

4. 오직 이경미 밖에 못하는 것: 앞서 언급한대로 이 사람은 이상한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왜 학교에 자꾸 오리가 돌아다니는지, 안은영은 왜 자꾸 눈깔을 저렇게 뜨는지, 왜 동상에서 할아버지 웃음소리가 들리는지, 왜 클라이막스를 그렇게 대충 날렸는지 묻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누군가 "왜 학교에 오리가 돌아다녀요?"라고 묻는다면 이경미 감독은 "이상해서요. 이상하잖아요"라고 답할지도 모른다(정말 물어보고 싶다). 이것은 의도와 계산을 담아서 이상한 초현실주의나 다다이즘과 다르다. 이 사람의 이상함에는 계산이나 의도가 없다. 상식선에서 가야 할 길이 있다면 일단 반대로 가는 편이다. 참 이상하게도 그것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고 그래서 더 재미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계기로 '비밀은 없다'를 다시 꺼내봐야겠다. '비밀은 없다'가 보여준 '일상의 이면에 담긴 불편한 진실과 이상한 세계'는 이경미 감독의 진정한 아이덴티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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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건교사 안은영'에는 함정이 될만한 장면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거기에 빠지면 글은 드라마와 전혀 무관한 지점으로 향해버린다. 내가 발견한 첫 번째 함정은 생리통으로 보건실에 온 백혜민(송희준)과 안은영(정유미), 친구들의 대화다. 옴잡이인 백혜민은 수백년을 지역에서 살고 죽으며 옴을 잡아왔다. 그런 옴잡이가 여자로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은영은 백혜민에게 여자로 살아보니 어떠냐고 묻고 백혜민은 대답을 한다.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대답은 페미니즘적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달가운 대답은 아니다. 백혜민은 남자로 살았던 지난 수백년의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는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대신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포용이 있다. 이 장면에 빠진다면 '페미니즘 논쟁'에 대해 주절주절 읊을 수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기호와 상징(이 될만한 것들)이 난무하는 만큼 '해석'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6. 두 번째 함정은 '세월호'다. 학교 풀샷을 보여주는 밤장면에서는 뜬금없이 고래가 날아다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마지막에 나타난 젤리는 물의 형태를 하고 학교를 통째로 삼겨버린다. 그 후 물에 젖은 아이들과 선생님, 물에 젖지 않은 부류로 나눠진다. 이 두 부류 사이에는 갈등이 생긴다. 갈등을 부른 말들은 주로 혐오적 표현에서 비롯된다. 여기에는 동성애와 장애, 빈부격차가 끼어든다. 사건의 배후에 대한 고민없이 사건에 대해 비난하고 갈등하며 혐오하는 것은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그 배후는 무려 사이비 종교단체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단서는 곳곳에 널려있고 꽤 강력하다. 나 역시 '보건교사 안은영'에 '세월호' 키워드를 두고 해석할 뻔 했다. 만약 누군가 그 작업을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 전체를 '세월호' 키워드 안에서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은 이 작품의 무한한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일이다. '세월호' 키워드 안에서만 본다면 이 작품이 지금처럼 즐겁진 않을 것 같다. 

 

7. 결론: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작품의 구체적인 흥행스코어를 알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만든 사람은 자신의 작품이 잘됐는지 안됐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넷플릭스 측에서 "다음 시즌 갑시다"라고 하면 작품은 잘된 것이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회수해야 할 떡밥이 대단히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어떻게든 시즌2가 나오는 걸 보고 싶다. 

 


추신1) 정유미, 남주혁, 이주영(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배우가 신인이다. 그래서 배우 보는 재미가 대단히 쏠쏠하다. 

 

추신2) 반복되는 말로 최면을 거는 건 참기가 힘들다.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보오건 보건교사다. 나를 아느냐~ 나는 안은영".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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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팔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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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
삭제된 댓글입니다.
20:05
20.09.27.
profile image 3등
노래 중독성 정말...ㅋㅋㅋㅋㅋㅋ 저도 귓가에서 맴도네요.
기회되신다면 원작도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재밌게 각색된 부분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13:15
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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