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리뷰 - 피할 수 없으면 당해야지 (스포)
<보건교사 안은영> 전 회차를 모두 감상했습니다. 한 회차가 1시간이 넘지 않고 이야기도 어렵지 않아서 어제 1화를 보고 오늘 일찍 일어나 2화부터 6화까지 다 봐버렸네요, 한번에. 1화부터 심상치 않은 비주얼과 많은 떡밥이 나와서 2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면 되는 시리즈인데, 오늘 2화를 보기 전까지 얼마나 궁금했는지 모릅니다. 1화가 워낙 극적인 부분에서 끊어서.. 그럼 6화까지 전부 본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여러모로 신선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그렇고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다는 젤리도 그렇고 뭔가 군데군데 해석할 만한 부분이 많아요. 또 안은영과 젤리의 정체를 끝까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계속 궁금증을 만들기도 합니다. 한 화 한 장면씩 지나갈 때마다 이게 뭐지, 이건 뭘 의미하는 거고 이 사람은 목적이 뭘까.. 하는 생각을 자꾸 하게 만듭니다. 특히 유태오 씨가 맡은 영어 선생님 캐릭터나, 보건교사 안은영과 대립하는 사이비로 보이는 단체가 가장 궁금하더라고요. 영어 선생님 캐릭터는 단순히 젤리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캐릭터였는데 단체와 관련된 인물이 곳곳에 숨어들었다는 반전이 6화에서 밝혀질 때는 소름이 싹 돋았습니다. 몇 화에 걸쳐 쌓아온 궁금증을 막판 이야기에 잘 풀어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배우분들이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하시더라고요. 정유미님은 보건교사 안은영 그 자체. 다른 사람 눈으로 볼 땐 이상해 보이는 안은영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 주셨고요. (다른 사람이 연기했으면 이 정도로 싱크로율이 잘 맞았을까 싶습니다.) 한문 선생님이자 이사장의 손자인 한문 선생님 역할을 맡은 남주혁님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영어 선생님 역의 유태오님, 문소리님, 다른 조연분들도 비중이 적었는데도 각자의 역할에 맞춰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배우의 연기력과 관련해서 단점이 없는 시리즈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리즈가 보기 거북하지 않고, 제 취향에도 너무 잘 맞아서 개인적으로 맘에 쏙 들었습니다. 요즘 넷플릭스를 통해 어둡고 잔인하고 무서운 시리즈들을 많이 봐서 밝은 시리즈를 찾으려 9월 25일을 기다려온 건데, 예상대로 밝은 분위기에 요상한 분위기가 합쳐진 시리즈라 제 취향에 딱 맞더라고요. 게다가 젤리 비주얼도 제 예상보다 잘 나와서 요리조리 젤리를 둘러보면서, 웃으면서 봤습니다. 의외로 슬프고 무거운 장면들도 꽤 있어서 웃었다 울었다 왔다 갔다 하면서 끝까지 봤네요:) 다시 정주행할 때에는 젤리의 비주얼, 음악에 더욱 집중해서 봐야겠어요. 음악이 너무.. 귀여웠어요!!!
보건교사다--- 잽싸게 도망가자--- 죽게생겼다--- 잽싸게 도망가자---
-끝으로 달아보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해석!-
젤리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것입니다. 1화에서 남학생의 목에 난 것이 하트 모양 젤리인 것과 6화에서 한문 선생과 보건 선생이 손을 잡고 있을 때 떨어진 것도 하트 모양인 걸 보아 그리고 두 장면에서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아 이는 확실해 보입니다. 또 안은영과 대립하는 단체는 학교를 점령하고, 터를 점령하려 합니다. 학교가 세워진 터는 못 뿐만 아니라 풍수지리학적으로도 기운이 강한 곳입니다. 단체는 그 학교를 차지하고 터를 차지함으로써 세력을 더 크게 키워나가려 했을 것 같습니다. 안은영과 한문 선생님이 사이비 단체가 이곳을 차지하기 전 아예 학교를 없애버리고자 했던 것이고요. 개인적으로 사이비 단체의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는 6화의 반전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했네요.
젤리의 정체에 대해 잠깐 짚어보자면, 1화의 젤리는 괴물 젤리로 아마 인육을 먹고 살이 찐 괴물 같습니다. 그래서 그 젤리에게는 자살한 정인을 잃은 남자들의 한이 있었고, 못이 열리자 학생들이 갑자기 철조망을 올라 죽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 돌아다니는 조그만 젤리들은 그냥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작은 욕망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별개로 인간의 몸에 붙거나, 인간의 몸을 무는 젤리들은 악하죠. 예를 들자면 두 남학생과 여학생을 이어 지하실에 대한 위험한 생각을 심어주었던 줄 형태의 젤리처럼) '옴'이라는 젤리는 진짜 아이디어부터 신박했던 것 같습니다. 재수 옴 붙었다의 옴이 실제로 사람 몸에 붙어있다니. 옴잡이의 위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옴을 죽일 수 있는 다른 기관의 역할을 할 젤리 혹은 괴물이 붙어있었는데, 이 괴물이 그동안 옴을 먹어 없앨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이었던 것 같네요. 이 비주얼이 시리즈의 젤리들 중 가장 기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안은영 -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새엄마를 들인 캐릭터로써 젤리를 보고 악한 젤리를 없애는 사람. 자신이 세상을 구할 운명이라고 믿는다.
한문 선생 - 자신은 보지 못하는, 악한 젤리로부터 그를 지켜주는 보호막을 가지고 있다. 이 보호막을 사이비 단체가 노리고 있다.
영어 선생 - 사이비 단체의 일원으로써 활동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자신의 '젤리를 보고 가져가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려 한다.
이상입니다:) 시즌2가 만들어져서 더 많은 이야기가 풀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