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추천 리뷰 이벤트 - 눈으로 시작해 귀로 완성되다

  3회차를 하고나니 돌고 돌아서 결국은 '호'가 되었네요. 여전히 원작 얘기를 안할수가 없겠지요. 이 영화를 좋게 보려면 원작을 일단 내려 놓아야 합니다. 사실 이 전제부터 말이 안된다고 생각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뮬란은 원작과 접점이 거의 없어서 말이 되더군요.... 원작을 염두에 두고 보면 화만 날뿐이에요. 원작의 특징적인 부분들은 다 삭제되어 있거든요. 그냥 뮬란설화 기반의 다른 영화구나 생각하면 의외로 볼만합니다.

이 영화를 호평하는건 크게 세가지 이유에서입니다.

1. 음악의 마법

2. 단순하고 편안한 이야기의 매력

3. 괜찮은 영상미

  진짜 음악이 기가막히게 좋아요. 동양풍에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세련된 음악이 2시간 내내 풍부하게 깔립니다. 설령 화면상에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음악이 강제로 멱살잡고 영화를 끌고 갑니다. 유역비의 뚱한 표정만 보면 뭐지? 배가 아픈 것인가? 생각이 들수 있어도 비장미 넘치는 음악이 흘러나오니 아, 뭔가 각오를 하고 있구나 생각을 강제로 하게 만듭니다. 감정선이 분명 흐트러질수 있는 씬이 나와도 음악이 그걸 붙잡아줍니다. 신기하게도 단 한순간도 음악이 비는 구간이 없는데도 과하다는 느낌이 안들었어요. 약간 오버하자면 마치 2시간동안 콘서트를 본 느낌이었네요.

  Reflection은 극중에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습니다만, 편곡한 곡들이 극중에 조금씩 등장하는데 원본이 좋다보니 이부분들도 좋아요. 특히 오케스트라 버전의 웅장함은 원곡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줬네요. 크레딧에는 Reflection이 제대로 나옵니다. 한국 수현버전, 유역비 버전 두번 나오는데 두곡도 미묘하게 편곡이 달라요. 편곡도 굉장히 잘 됐습니다. 특히 유역비의 Reflection은 최소한 원곡과 동급, 개인적으로는 원곡을 초월했다고 생각되는 OST입니다. 오케스트라 버전 링크해봅니다.

  디즈니 특유의 편안하고 친절한 이야기도 좋았네요. 좀 과하게 친절하고 과하게 단편적인 이야기가 된것은 문제지만요. 돌이켜보면 원작에 과하게 딥다크한 요소가 들어가있던거 같기도 합니다만, 그런 부분들을 다 잘라냈어요. 이야기는 아주 편안하게, 단 하나의 굴곡도 없이 일직선을 그리며 진행됩니다. 한때는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이야기 를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죠. 나이를 먹은 것인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의 매력인 것인지, 요즘은 이런 이야기가 더 좋습니다. 특히 최근 몇몇 영화는 영화 보는게 너무 피곤했어요. 조금이라도 흐름을 놓치면 따라갈수 없는 영화들의 홍수 속에서 뮬란은 너무 편안했습니다.

  영상미는 좋은 편입니다만 솔직히 좀 아쉽다고 생각되네요. 좀 더 멋지고 예쁘게 뽑아낼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특히나 스케일적인 부분에서는 대체 왜 저렇게 찍은거지 싶은 부분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들어간 자본이 있으니만큼, 최소한의 눈요기는 해줍니다. 광활한 중국 배경은 확실히 멋졌고, 화려한 복식이나 중국 특유의 화려한 색감도 좋은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액션이 메인은 아니었으니 액션씬은 역시나 좀 아쉽죠. 유역비보다는 오히려 마녀 액션씬이 제일 개성있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Loyal Brave True 크레딧 영상이 기가막히게 멋집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정말 멋있었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크레딧 장면으로 포스터나 카드를 제작해보고 싶을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이 장면들이 포스터로 나왔어야 합니다..

세상에 호평이 크레딧에 몰려있다니요. 저도 놀랍습니다. 사실 음악이 너무 좋았어요. 나머지는 거들뿐입니다. 느낌상 추석시즌에 가장 괜찮은 가족 영화가 될것 같아요. 세간의 평처럼 망작은 아니에요. 물론 수작도 아니지만요.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커진게 너무 아쉬울따름입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유역비 버전 Reflection은 꼭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 특화관 추천드립니다. 전 추석때 부모님 모시고 재관람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