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페르소나 - 팬이 아니면 불친절할 수 있는 영화
방탄소년단의 다큐 시리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공개된 Burn The Stage(2018, 유튜브 유료 이용자면 볼 수 있습니다), 위버스로 공개된 Bring The Soul(2019), Break The Silence(2020)가 있습니다. 세 시리즈 모두 재편집+추가영상분을 포함해 영화로 개봉되었습니다. 콘서트실황이었던 러브유어셀프를 제외하고 세 영화는 콘서트 실황 영상이 포함된 투어 일정을 따라가며 진행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냥 궁금해서 보실 분들도 있을텐데 번더스테이지 1화는 무료 오픈돼 있으니 보시기 전에 그 영상만이라도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아래엔 영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팬심을 담았습니다 ㅎ)
윙즈 투어를 중심으로 방탄소년단이 누구인지를 보여줬던 번 더 스테이지나 러브유어셀프 투어를 중심으로 월드스타로 발돋음한 현상, 멤버들끼리, 팬들과의 관계와 의미를 다룬 브링 더 소울을 거쳐 첫 스타디움 투어인 스픽 유어셀프 투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부제인 페르소나-방탄소년단 oo과 인간 oo 사이의 간극과 괴리감을 어떻게 견뎌내는가, 어떻게 균형을 찾고 행복을 꾸려나가는지,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주고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이에게 이 행복을 어떻게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전작들보다 훨씬, 팝스타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감정과 팬이기에 알 수 있는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영화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인간 oo의 친구가 어느 순간 자기를 방탄소년단 oo으로 밖에 보고 있지 않을 때 느끼는 상실감, 역으로 친구가 방탄소년단 ㅇㅇ으로서의 자아를 부정하며 우월감을 드러낼 때 느끼는 분노
잠이 오지 않는 밤 팬들과 소통한 뒤 나온 당신에겐 좋은 밤이 있기를 바란다는 자작곡, 방탄소년단으로서 난 사랑받는데 한 개인으로서 난 사랑맏지 못하는 거 같다는 불안감을 담은 노래와 미래는 불투명하고 만날 수 없어 힘들지만 난 여전히 계속 하고 있을테니 다시 함께 하자는 노래 사이의 시간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가사가 방탄소년단과 개인 ㅇㅇ 중에 뭐가 더 나은 삶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가사로, 다시 정답이 없으면 어때 난 그냥 이게 불편하고 또 행복하고 어차피 다 나인데 라는 가사로 바뀌기까지의 서사를 팬이 아닌 대중은 알 수 없으니까요.
영화화 하면서 30분 정도의 7편의 다큐를 89분으로 압축하다보니 좀 건너뛰는 부분도 있고요. 멤버별 분량 차이도 다소 있고(리더인 RM의 분량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가장 자주 페르소나와 자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멤버이기도 하고, 그 스스로가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상징적 페르소나인 영향인 듯 함) 순서대로 나오는게 아니다보니 멤버 개개인의 성향을 알고 구분하지 못하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북미에서 부모세대에게 방탄소년단이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이유가 약, 성, 돈이 아닌 긍정적인 가치를 노래하고 팬이 된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지는 모습을 지켜봐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작 브링더소울에서 인상 싶었던 팬의 인터뷰 중 "방탄소년단을 통해 내가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존재하고 있으며 그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종종 팬들이 보내는 덕분에 변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통해 본인들 스스로가 영향을 받고 있다 말합니다.
영화는 부제처럼 일정 부분 꾸며낼 수 밖에 없는 페르소나와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준 팬들에게 답하며 봄날(원가사 "여긴 온통 겨울뿐이야"라는 가사는 이제 "저긴 온통 겨울뿐이야"라는 가사로 불려지기 때문에 팬덤 내에서는 상업적 성과 외에도 일종의 공동체 정신, 정신적 성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로 마무리됩니다.
+영화 삽입곡 중 V의 자작곡 winter bear, 정국의 자작곡 still with you, 슈가(agustD)의 자작곡 대취타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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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보컬멤버가 부르는 랩곡 '땡'도 사클에 있습니다
멤버들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좋고, 화두 자체가 "전세계에서 열광하는 가수"와 "일상적 자아"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알고 계셔도 괜찮습니다(다만 영화 자체가 짧다보니 짧막하게 넘어가는 부분들도 있어요).
저는 방탄소년단 다큐 시리즈 중 공연실황인 러브유어셀프 인 서울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