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아웃' 조던필 감독이 제작하는 SF 단편소설 '싱크홀' 번역본 有
<겟아웃>의 조던 필 감독와 이사 레이가 유니버셜과 함께
레이나 크로의 단편소설 '싱크홀'의 영화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해당 소설을 인터넷에서도 무료로 볼 수 있어 읽어보았더니
아주 짧은 이야기지만 매우 흡입력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서툴게나마 번역한 것을 공유해봐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짧은 이야기이니 재미삼아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https://short-stories.co/stories/sinkhole-GrDnE17Knlb#0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더 매끄럽게 의역한 부분이 있으며, 의역은 최소한으로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혹 다른 곳으로 퍼간다면 출처는 꼭 기재 부탁드립니다.)
<싱크홀> 레이나 크로
부동산 중개인은 우리에게 웨스트 갈랜드 가에 있는 집을 보여주며 그 집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곳이라 했다.
"보세요." 그가 말했다. "벽난로, 대리석 조리대, 크라운 몰딩, 그리고 마당에 있는 커다란 싱크홀까지!"
내 남편 알렉스와 난 웃었다. 우리는 그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진심이에요." 부동산 중개인이 말했다.
우리는 그에게 싱크홀을 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건 우리 목록에 없던 아이템이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전적으로 확신하며 동의했다. 그 당시만해도 우리는 늘 전적인 확신을 갖고 동의했다.
"알아요." 부동산 중개인이 말했다. "하지만 이 집은 공짜나 다름 없어요. 당신이 원하는 가격대에서 찾을 수 있는 다른 어떤 집보다 훨씬 더 큰 집이에요."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크기의 집이었다. 계속 커가는 우리의 아이들과 반려동물을 위한 더 넓은 공간의 집. 그래서 우리는 그 집을 샀다. 그리고 아이들이 빠지지 않도록 싱크홀 주위에 울타리를 치고, 그 후 한동안은 그곳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사한지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밤, 나는 알렉스에게 싱크홀의 깊이를 아는지 물었다. 그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싱크홀을 보러 갔다. 우리는 울타리를 넘었고, 알렉스가 싱크홀 끝에 서서 아래로 몸을 숙이는 동안 난 손전등을 비추고 있었다.
"끝이 보이질 않아,"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옆에 서서 안을 들여다봤다. 마치 빛이 구멍에 빨려 들어가 산 채로 잡아먹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것이 불길하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그러다 손전등의 빛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하더니 곧 완전히 꺼져버렸다.
"고물 쓰레기." 난 말했다. 그리고 유치한 충동에 사로잡혀, 나는 그것을 구멍에 던져버렸다.
"그건 좀 낭비 아닐까?" 알렉스가 말했다. "그냥 새 건전지가 필요했던 것 뿐이라고."
아냐, 난 망가진 손전등을 던져서 기분이 좋아, 내가 말했다. 그 느낌만으로도 낭비할 가치가 있어. 그러자 알렉스는 낄낄대며 웃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는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손전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커피 테이블 끝에 놓여 있었다.
"제기랄, 이게 뭐야?" 난 속삭였다. 아이들을 깨우기 싫었다.
"제길, 진짜로 이게 뭐야?" 알렉스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난 손전등을 집어들었다. 무서워해야 할지 감동을 받아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1분 전에, 난 그것을 우리 마당의 싱크홀로 던져버렸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은 이곳, 거실의, 커피 테이블 위에 있다. 난 그것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내 손에서 뒤집어보았다. 스위치를 켜자 불이 들어왔다.
"그 싱크홀이 이걸 고쳐놨어." 나는 작게 말했다.
"잠깐만," 알렉스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잠시동안, 그가 나에게 손전등을 끄고 뒤로 물러나라고 경고할 줄 알았다. 그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대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걸로 또 해서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보자."
그는 이사 중에 부서졌던 사진 액자를 찾아냈다. 나는 그가 액자를 밖으로 가져나가는 동안 거실에 있었다. 잠시 후, 액자는 손전등이 놓여있던 커피 테이블 위로 다시 돌아왔다. 유리는 깨끗하고 단단해 보였다. 알렉스가 거실로 돌아왔고, 우리는 고쳐진 액자를 함께 살폈다. 우리는 그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그 후, 우리는 싱크홀을 자주 사용했다. 우리는 닳아빠진 운동화, 끝이 구부러진 포크, 표지가 찢어진 책들을 싱크홀에 던졌다. 그러면 모두 커피 테이블 위에 새것처럼 다시 나타났다. 곧 싱크홀은, 식기세척기나 워크인 클로젯과 같이, 그저 우리가 흡족하게 여겼던 집의 또 다른 옵션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그 싱크홀이 살아있는 무언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결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느 날 아침, 큰애 제이크가 날 깨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거북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렸다. 제이크는 버트라는 이름을 가진 거북이를 양손으로 안고 있었다. 난 그 거북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단지 나쁜 소식을 듣게 하기 위해, 아이와 거북이를 수의사에게 데려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제이크를 마당으로 데려가, 아이가 싱크홀 앞까지 가도록 울타리를 넘는 것을 도와주었다.
"버트를 그 안에 넣으면 나을 거야," 내가 말했다.
난 제이크가 반대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거북이에 대한 걱정이 아이를 순응하게 만들었다. 제이크는 버트를 구멍 안에 넣었고, 거북이가 사라지자 아이는 숨을 헐떡였다. 거실로 돌아가자, 아이는 커피 테이블 위에 있는 버트를 발견하고 그리로 달려갔다. 거북이는 훨씬 나아보였다. 하지만 제이크의 작은 얼굴에는 아직 약간의 염려가 남아 있었다.
"이제 제 거북이는 좀비인가요?" 아이가 물었다.
"물론 아니란다," 난 아이에게 말했다. "좀비들은 되살아난 죽은 존재들이야. 버트는 단지 아팠던 것 뿐이란다. 그 싱크홀이 거북이를 낫게 해준 거지."
그 싱크홀이 거붓이를 낫게 해준 거지. 나는 이 말을 하자마자 전율을 느꼈다. 마치 내가 미처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아주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기분이었다.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그곳에 던져 넣는다면, 싱크홀이 나에게 어떤 걸 해줄까.
나는 버트처럼 아프지 않았다. 나는 우리집 시계 라디오처럼 고장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 역시도 현재의 내가 최상의 버전은 아니었다. 나는 서른 여덟살이었고, 내 몸은 출산으로 손상됐으며, 그 이전에는 술과 머리 염색, 그리고 너무 큰 소리로 들었던 음악들로 인해 손상되었다. 대수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내 개성도 사라져갔다. 나는 충동적이고 때때로 건망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게 큰 죄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더 나아지면 우리 가족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나도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어느날 밤 알렉스에게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싫다고 대답했다.
"지금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
나는 그가 단지 선의로 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는 항상 서로를 친절하게 대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더 나아진다면 당신도 좋지 않을까?"
"아니, 그렇게 되면 넌 더이상 네가 아닐거야.”
나는 그가 일부러 칭찬한 것 같지 않았다. 그가 나의 본질에 결점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알렉스는 내 눈을 쳐다 보았고, 난 그의 얼굴에 스치는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싱크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제발 약속해줘." 그가 말했다.
"그게 어때서?" 나는 물었다.
"이상하니까. 그건 이상한 행동이야."
난 약속했다. 하지만 난 이 대화를 통해, 왜 싱크홀에 들어가는 것이 나에게 이토록 절실히 필요한 일인지 확신하고 있었다. 내 논리에는 결함이 있었고, 내 생각은 이상했다. 대체 어떤 여자가 스스로를 싱크홀에 빠뜨리고 싶어할까? 나는 강력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그 싱크홀에 들어가 나를 낫게 만든다면, 난 나에게서 이런 섬뜩한 생각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구멍 속에 빠지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다.
알렉스는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난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날 밤 싱크홀에 들어갈 준비가 됐다고 느꼈지만,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옳은 것임을 확신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음 한 주 동안, 나는 평범하고 결점이 있는 평소의 내 모습으로 생활했다. 나는 출근을 했고, 친구들을 만났으며, 먹고, 청소하고, 아이들과 놀아줬다. 나는 언제나처럼 친절하고 상냥하고 정직했으며, 알렉스에게 재미있는 여자였다.
하지만 머릿 속에선, 난 내가 저지른 모든 실수들의 목록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더 완벽한 나였다면 피할 수 있었을 그 모든 잘못들. 태워먹은 라자냐 냄비, 잊어버린 생일, 아이를 너무 심하게 혼냈던 일 등등. 평소라면, 나는 이런 실수들에 대해 자책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라며 날 안심시켜줄 수 있도록 알렉스에게 다시 말하곤 했겠지. 하지만 나는 그러는 대신, 나의 실수들을 거의 즐거운 마음으로 비축해두고 있었다. 그것들은 증거였다. 나는 싱크홀에 빠지기 위한 나의 명분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매일 밤 자기 전, 싱크홀을 찾아가는 습관이 생겼다. 손전등을 들고 슬리퍼와 가운 차림으로 그 옆에 서서 안을 들여다 보곤 했다. 그것은 일종의 명상적인 습관이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다. 나의 결점도, 혹은 아무런 결점이 없는 내 모습까지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동굴의 어둠이 내 마음을 평온함과 희망으로 가득 채울수 있도록, 난 그저 가만히 서서 그 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언젠가 알렉스가 침실 창문에서 내가 의식을 끝마칠 때까지 기다리며, 날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남편이 매일 밤마다 아내가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나와 마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니, 대체 나는 뭐가 잘못된 걸까?
내가 너무 불안정해서? 너무 무서워서? 너무 괴상해서?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제이크가 친구집에서 자고 오기로 하였고, 내게 버트에게 먹이를 주라는 부탁을 남겼다. 어떤 채소를 얼마만큼 먹이라면서. 물론 나는 까먹었다. 아침에 되어 가보니, 거북이가 케이지 안에서 굶주림에 지친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다시는 이러지 않을 거야, 나는 생각했다.
나는 곧바로 싱크홀로 걸어갔다. 울타리를 넘으면서, 나는 그곳에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고민했다. 다이빙하듯? 캐논볼? 아냐. 그런 행동은 일종의 장난같은 느낌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이것은 일이다. 내 자신을 고치는 일. 나는 마치 도로변에 내리는 것처럼 구멍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난 어둠 속에서 한번 굴러 넘어졌고, 그러자 커피 테이블 가장 자리로 곧장 되돌아와 평온함과 완벽함을 느끼며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내가 있었다. (더이상 구부정한 자세의 내가 아니었다!) 마치 완전히 다른 누군가였던 것처럼. 그러니까, 알렉스가 옳았다, 당연하게도.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니었다. 하지만 새롭고 더 나아진 나는 그 사실을 신경 쓰지 않았다. 더 나아진 나는, 알렉스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며, 내가 변했다는 사실을 그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테이블 끝에 앉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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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가는 레이나 크로고 조던필은 영화화를 한 다는 것 같습니다.^^;;
히익 그렇군요 (댓글은 수정했습니다 ><)확실히 조던필이 좋아할만한 소재인것같아요
소설부분이 도입부고 이 뒤의 내용이 자유롭게 펼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덕분에 편히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
조던필이 환상특급같은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sf문학도 관심가지는군요 오오.. 번역 감사합니다